호시탐탐 16 - 3 매니아
단 3일동안 3경기의 타이트한 일정속에 펼쳐진 결승전의 진검 승부, 에이스 한 명에 의존한 원맨팀은 결코 마지막 순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든 2014 하이트볼 챔피언십! 타이트한 결승전 경기일정을 감안하면 호시탐탐과 매니아는 오전에 더블헤더로 펼쳐진 준결승전에서 류채춘과 이재웅을 마운드에 올리지 않고도 상대를 제압하고 결승에 안착한 마운드의 높이와 백업 전력을 과시하며 결승전에서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만약 준결승전에서 양팀중 한 팀이라도 투수력을 모두 동원해야 하는 혈투가 펼쳐졌다면 전력을 모두 소진하고 한쪽으로 승부가 기울어지기 쉬웠다. 하지만 인천 호시탐탐과 인천 매니아 두 팀을 결승까지 이끈 이번 대회의 최고 어깨로 평가받은 화제의 중심에 선 양팀의 에이스가 온전한 상태로 만난 대결은 사뭇 기대가 되는 매치업이 성사된 것이다. 인천대회에서 이미 만난적이 있는 두팀의 올시즌 전적을 살펴보면 2점차이로 승리한 매니아가 조금 우세한 상황이였지만 선수구성면에서는 매니아는 중출이 빠져 전력이 약화된 반면 호시탐탐은 당시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모든면에서 팽팽한 승부가 예상되는 상황이였지만 막상 두껑을 열어보자 의외의 결과가 펼쳐진다. 천신만고끝에 준결승전의 위기를 넘긴 호시탐탐이였기에 1회부터 착실하게 공격의 활로를 열어 나간다. 이상민이 중전안타로 출루하자 사회인야구에서는 보기 힘든 희생번트를 지시하면서 선취점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안성혁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1-3루에서 더블스틸 작전이 나왔고 사전에 이를 간파한 매니아가 3루주자의 움직임을 보며 2루가 아닌 투수에게 커트플레이를 펼쳐갔다. 하지만 이 공이 투수의 글러브를 맞고 내야로 흘렀고 마음이 급한 유격수가 홈에 악송구를 뿌리는 사이에 1루주자마저 홈을 밟으며 호시탐탐이 손쉽게 2점을 뽑아냈다.
매니아가 이재웅의 투수가 아닌 야수로써 실수로 선취점을 내 준 반면 준결승전 벤치에서 뛰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화이팅으로 몸을 달군 류재춘은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내면서 경기초반 매니아가 파고들 틈을 주지 않았다. 경기초반부터 흥을 내지 못한 매니아에 비해 몸놀림이 가벼운 호시탐탐의 일방적인 페이스로 전개된 것이다.
2회에도 정영수가 상대의 포수가 평범한 내야플라이를 놓치는 실책으로 기회를 얻은 호시탐탐이 이번대회 철저하게 밀어치는 타법을 보여준 김의식의 2루땅볼로 한점을 더 달아났고 3회에는 대회 MVP에 오른 배훈의 3루타를 앞세워 3점을 더 달아나는 등 호시탐탐은 화끈한 공격력으로 매이닝 득점에 성공하면서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이재웅을 무너뜨린다.
매니아가 2회 3루실책과 몸에 맞는 공으로 만든 1,2루의 찬스에서 더블스틸로 호시탐탐의 내야를 흔든 뒤 최형준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얻었다. 그리고 계속된 공격에서 조수용과 박민권이 내야안타를 뽑아내 2사만루의 찬스를 상위타선에 연결시킨 장면은 이번 결승전의 최대 승부처였다. 하지만 매니아의 벤치에서 모두가 믿었던 톱타자 신민규가 날린 날카로운 강습타구가 3루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더이상의 추격에 실패한 장면에서 사실상 승부가 결정되었다고 봐야 할 듯 싶다.
매니아의 이재웅은 이틀전 펼쳐진 8강전에서 전력을 다한 피칭으로 팀을 결승까지 이끈 와콤전의 완투 후유증과 단 하루휴식 직후 마운드에 오르게 되는 연투에서 오는 피로감에 평소보다 강력한 속구를 뿌리지 못했고 오히려 110km/h대 후반의 패스트볼은 빠른공에 강한 호시탐탐이 공략하기 좋은 스피드가 형성되면서 기대했던 결승전의 최고의 명승부를 펼쳐내지 못했다.
호시탐탐은 평일 야간 실내연습장에 모여 구슬땀을 흘리며 팀원들의 배팅감각을 높히고 서로 눈빛만으로도 사인을 맞출 수 있을만큼 전술적인 면에서도 많은 준비를 했다고 전해진다. 카리스마 넘치는 안방마님 배훈이 지키는 홈플레이트와 이번대회 최고의 투수로 거듭난 류재춘, 결승으로 바톤을 넘긴 홍성우의 마운드와 이상민-김의식이 이끄는 내야진과 강력한 파워를 보여준 4번타자 안성혁, 그리고 필요한 순간마다 상위타선으로 찬스를 연결시켜준 김준환의 활약이 돋보였다. 특히 외야를 지킨 김재혁-김재형 쌍둥이가 연속적으로 나선 타선의 맹활약은 상대팀에게는 마치 데자뷰현상을 느끼게 하는 악몽과도 같은 존재였을 듯 싶다.
2014 하이트볼 챔피언십 결승전의 마지막 승부는 의외로 싱겁게 호시탐탐의 승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1라운드인 64강전부터 마지막 최종 결승전까지 매경기 최선을 다하면서 기억하기도 힘들 만큼 수많은 스토리와 드라마를 완성한 숨은 조연들이 있었기에 호시탐탐의 우승이 더욱 값지게 빛나는 것은 아닐까?
2014 하이트볼 챔피언십 우승! 그 4번째 주인공은 바로 인천 호시탐탐 야구단!!!
<2014. 10. 5, 고양 국가대표 야구장, 수연아빠 서준원>
첫댓글 아쉬움이 많이 남는대회였네요 호시탐탐 축하드리고~ 매니아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 즐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