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고' 최민식 선생 작. 편집 : 장한기)
“휴먼 사진인생 56년 "최민식의 사진사상 "
최민식! 그는 누구인가? 2013년 2월 12일 세계사진계는 또 한사람의 인간가족의 거장 ‘최민식’을 보내야 했다. 그는 1955년 당시 28세의 나이로 ‘에드워드 스타이캔’의 인간가족 사진전에서 감화를 받아 그의 사진인생 50년을 단 한순간도 외도하지 않고 오직 이 땅에서 소외받고 굶주리는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 하며, 어둡고 고단한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그들의 삶과 인생에 대한 대 서사시를 써 내려갔다. 그러나 그는 어느 한 순간도 그들의 삶에서 인간의 진실을 캐낼 수 있다는 것을 회의적으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고 술회하였다.
『사진이란? 인간 최민식에게는 종교 그 이상이었다. 사진이 곧 그의 삶이고, 그의 삶이 곧 사진이었다. 그가 일생동안 찍어온 사진은 바로 그의 삶의 감각을 정직하게 전하려 한 역사이다. 그의 눈은 언제나 낮은 데로 향해있었다. 그의 흑백사진속에는 희로애락이 공존한다. 그의 사진 속 인물들의 태반은 가난한 사람들로 채워져 있으며, 그는 그들의 삶 속에서 인간의 참된 진실을 발견하려 하였다. 진정한 리얼리즘 사진가로서 그는 어떤 것에 대해서도 눈을 감을 수 없었다. 오직 진실한 창작을 위해 자기 자신의 외침과 몸부림이 있었을 뿐이며, 후미진 외진 곳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즉 인간이 머무는 곳이 그의 사진영역이고, 그곳은 꾸민 것, 느껴지지 않는 것, 가식적인 것을 부정한다.
그는 평생 동안 “인간” 1집(1957)에서 14집(2010)까지 사진집을 발간하였다. 그 사진집 속에는 인간 군상의 가슴 저미는 향기가 묻어있다. 그는 후세에 그가 살아온 시대의 사회구조가 그러했다는 역사적인 증언으로 기록을 남기리라 마음먹었다. 자신이 살던 시대를 한 단계 높여 역사적 영원성 속에서 투시해 보고자 했다. 사진속의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이 그의 생명력으로 이어진 것이다. 인간적 관심과 삶의 진실에 대한 추구는 그의 사진작업을 통틀어 일관되게 한 것이다. 그는 사진을 통하여 좀 더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휴머니즘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 보려는 신념으로 사진을 해왔다. 그의 영원한 테마 “인간”은 그 자체가 부분이기도 하지만 종합된 하나의 세계이며, 시대이고, 사회이자, 인간사 이다.
그는 어떻게 자신의 의무를 다하면서 그들을 위해 사진을 계속해 나갈 수 있을까? 그가 택한 길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인간의 진실한 삶의 참 모습이었다. 그것은 사회의 화려한 성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그대로의 삶, 삶을 이끌어 가는 가장 현실적인 매개인 고통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래서 그는 그의 사진 속에서 한 마디의 절규를 듣는다. 가난과 싸우면서 생의 고난에 정면으로 부딪힐 때마다 그에게 새로운생명을 일깨워 준 것은 바로 사진이었다. 그는 사진가이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대상의 이미지를 새롭게 발견하는 것이다. 우리는 일상으로 만나는 대상들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의 이면에는 수많은 진실이 숨겨져 있다.
그래서 인간의 고통을 사진으로 담아내어, 보는 이로 하여금 그것을 직면하게 하고자 했다. 그 고통은 동정심이 아니라 인간이 누려야 할 삶의 존엄성을 일깨워 주는 아픔이었다. 사진은 역사적 기록물로서의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를 늘 새롭게 바라보도록 하는데 의의가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아직도 가난한 이들에 대한 편견이 만연하다. 그래서 그의 카메라는 늘 가난한 이들을 향하고 있었다. 그는 그렇게 50평생을 카메라와 함께 걸었다. 그가 가는 길에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는 그들을 찍었다. 특히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찍었다. 그는 없는 길을 간 것도 아니고, 이 땅에 없는 사람들을 찍은 것도 아니지만, 많은 오해도 받았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이면 또다시 일어나 카메라를 들고 길을 걸었다.』 (최민식의 낮은 데로 임한사진 중에서)
첫댓글 저도 그분의 사진집을 통해 접해봤습니다
휴먼스토리를 주제로 가장 인간다운 면을 담아오신 작가의 작품에서. 인내와 표현력이 대단하시다는 걸 감동 받았습니다
사진계의 큰별이 가심에 삼가 고개숙여 조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