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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그렇게도 춥더니 그리곤 봄이 오는가 했더니 느껴보지도 못한 채 더위가 오고, 그리곤 장마철이 되었네요.
어차피 계절은 순서에 의해 변화하는것... 기왕 오는 장마 기다리는 마음으로 맞아야겠네요. 모처럼 안부삼아 글 한편 써서 전합니다.
덥고 습한 계절에 건강 유념하시고 평안한 나날되시길 기원드립니다.
혜원까치건축/한국건설감리협회장 김 연태사룀
장마
올해의 장마가 시작되어 지역에 따라 호우주의보 까지 내려졌다. 호우주의보란 강우량이 1시간에 30밀리미터 이상이거나, 12시간 동안 80밀리미터 이상, 또는 1년에 내리는 량의 10% 이상을 하루에 내리는 것으로 예상될 때에 기상청이 미리 알리어 주의를 주는 것이다.
장마란 '긴(오랜) 비'를 뜻하며 아열대지방에선 몬순이라 부르며, 중국이나 일본에선 메이유와 바이우로 불리지만 한자로 梅雨라 하여 '매실이 열릴 무렵에 오는 비' 라는 같은 뜻이다. 통상 우리나라의 계절을 4계절로 나누고 있지만 엄밀히는 봄과 여름 사이에 장마철을 넣어 5계절로 나뉜다.
차마 느껴보지도 못할 정도로 비록 짧기만 한 봄이 지나며 시작된 무더운 날씨에 답답하던 마음이, 장마가 시작되며 사정없이 쏟아대는 굵은 빗줄기에 한편 마음이 시원하고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물론 장마가 오래 지속되면 그 지리함은 또한 답답함으로 바뀌게 되겠지만....
올해는 예년(지난 30년간의 평균)에 비해 1주일 쯤 먼저 장마가 시작되었는데 통상 6월 25일 쯤을 시점으로 시작되는 우리나라의 장마는 보통 한 달여 간 계속되어 7월 20일 경에 끝이 난다. 이 장마철에 우리나라의 연간 강우량 약 1,400 여 밀리미터 중 약 70 % 이상 집중되는데 다행스러운 것은 대체적으로 장마철과 태풍 철이 맛 물리지 않는 점이다.
물론 장마철 내내 꼭 비가 많이 오는 것만은 아니다. 마른장마라 하여 비의 양이 적은 경우도 많으며 오히려 장마가 끝난 뒤에 집중호우가 오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보니 기상청에서는 혼돈을 방지한다는 의미로 몇 년 전부터 장마가 끝났다는 공식발표는 하지 않고 있다.
유심히 보면 계절의 변화는, 우리나라 주변에 형성되는 기단의 영향을 받아 언제나 일정한 규칙에 의해 변하게 되는데 시계방향의 반대방향으로 봄은 서쪽(좌측)인 중국의 황하기단의 영향을 받게 되고, 여름은 남쪽인 남태평양기단의 영향을, 그리고 가을은 동쪽 동해 북쪽에 위치한 오호츠크 지역 기단의 영향을 받게 되며 겨울은 북쪽에 있는 차가운 고기압의 시베리아기단에 영향을 받는다.
여름이 시작되면서 남쪽인 북태평양에서 더운 공기가 북쪽으로 올라와 북쪽의 차가운 공기와 서로 세력을 다투며 부딪치는 부위에 동서로 200~300킬로미터의 장마전선이 생성되는데, 당연히 두 세력은 남쪽에서 만나 시작되지만 올해는 특이하게도 몇 십 년 만에 중국에서 생성된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으로 파고 들면서 시작되어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단다.
두 세력의 세기에 따라 장마전선이 남쪽과 북쪽으로 이동되며, 더운 날 유리컵에 찬물을 따라 놓으면 물방울이 맺히듯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만나는 곳에 비구름이 형성되어 마치 엄청나게 큰 저수지가 하늘에 매달려 있는 형국에서 비가 오게 되고 이 두 세력이 밀고 밀리며 세력싸움을 할 때가 장마철이다.
장마전선의 형태는 마치 우리의 휴전선처럼 들쭉날쭉하게 전개된다. 휴전선의 모양을 보면 서부전선지역은 미군이 맡다 보니 적극적이지 못해 남쪽으로 처져 있고, 동부전선 지역은 한국군이 맡다 보니 한 뼘이라도 더 땅을 차지하고져 악착같이 북진하다 보니 동부 쪽은 북쪽으로 올라가 그림으로도 그리기 힘들 정도로 꾸불꾸불한데, 남쪽의 더운 공기와 북쪽의 찬 공기가 밀고 밀리며 세력다툼 과정에서 형성되는 장마전선의 모양도 마치 휴전선의 모양처럼 불규칙하다.
그러나 불규칙하게 보이는 장마전선, 이들의 밀고 밀리는 세력도 곧 승부가 나게 된다. 사람이나 동물들 간의 싸움처럼 승자가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늘 승자가 미리 결정되어 있다. 언제나 북태평양의 더운 공기가 북쪽의 찬 공기를 저 멀리 북쪽 만주지방까지 밀어내면서 장마철은 끝이 난다. 그리고는 폭염의 한 여름이 시작되는 것이다.
유엔에서는 우리나라를 물 부족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연간 강우량은 우리가 사용할 용수로는 충분한 양이라지만, 계절별로 골고루 오지 않고 장마철에 집중되는데다 우리나라의 지형이 산악형태이다 보니 내린 비가 빠른 속도로 바다로 빠져나가 보관이 잘되지 않고, 저수지나 다목적 댐, 논밭이나 산에 고이는 물, 그리고 나무가(그 중에서도 떡갈나무가 가장 많이) 머금고 있다가 배출하는 물 정도가 용수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 각 나라에서의 경우처럼 우리나라도 빗물저장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비 피해와 빗물의 활용을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이다. 장마가 막 시작되어 걱정스럽지만 기왕에 시작된 거 반기는 마음으로 장마철을 맞이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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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