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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편제 수궁가 가사전문>
< 아니리>
갑신년 중하월에 남해 광리왕이 영덕전 새로 짓고 대연을 배설헐제 삼해 용왕을 청하여 군신 빈객을 좌우로 늘여 안처 수삼일을 즐기더니 과음 하신탓이온지 용왕이 우연히 득병하여 백약이 무효라 홀로 앉아 탄식을 하시는디
< 진양>
탑상을 탕탕 두드리며 탄식하여 울음을 운다. 용왕의 기구로되 괴이한 병을 얻어 수정궁의 높은 집에 벗없이 누었은들 화타 편작이 없었으니 어느 누구가 날 살릴거나 웅장헌 용성으로 신세자탄 울음을 운다.
<엇모리>
뜻밖에 현운 흑운이 궁정을 뒤덮고 폴풍세우가 사면으로 둘루더니 선의 도사가 학창의를 떨쳐 입고 궁전을 내려와 재배 인사이진왈
" 약수 삼천리에 해당하 구경가 백운 요지연의 천년벽도를 얻으려고 가옵다가 과약풍편에 듣사오니 대왕의 병세가 만만 위중타기로 뵈옵고저 왔나이다.
<아니리>
용왕이 반기하사
"원컨데 도사는나의 맥을 보아 황횡이 나의 병세에 특효약을 자세히 일러 주시옵소서"
<자진모리>
왕이 팔을 내어 주니 도사 앉어 맥을 볼제 심소장은 화요 간담은 목이요 폐대장은 금이요 신방광은 수요 비위난 토라 간맥이 태과하여 목극토 하였으니 비위가 상하옵고 담성이 심허니 신경이 미약하고 펮대장이 왕성허니 간담경자진이라 방서에 일렀으되 비내 일신지 조종이요 담은 내일신지 표본이라 심정 즉 만병이 식허고 심동 즉만병이 생하오며 신경 곧 상하오니 무슨병이 아니날 가
오로칠상이 급하오니 보중탕을 잡수시오. 숙지황 주호 닷돈이요 산사육 천문동 세신을 거토 육종용택사 앵속화 각 한돈 감초 칠푼 수일승 전반연용 이십여첩을 ㅆ되효무동정이라 설사가 급항니 가감백출탕을 잡수싱,
백출을 초구하여 서돈이요 사인을 초구하야 두돈이요 백봉령 사향 오미자 해황 당귀 천궁 강활 독활 각한돈 감초 칠푼 수일승전반 영욘 사십여첩을 쓰되 효무동정이라 신룡씨 백초약을 갖가지로다쓰랴다는 지려 먼져 죽을 테니 약을 한데 모일적에 인삼은 미감허니 대보원기허고 지갈 생진허면 조영양위로다. 창출감온허니 건비 강위허고 제사 재습허고 겸비난비라 감초는 감온허니 구즉 온중허고 즉사로다. 침구다 다스릴제 천지지상경이며 갑인갑술시 담경유수로 주고 을일유시에대장경 사약을 주고 영구로 주어보자 일심맥 이조해삼외관 사임에 육공손 칠후계 팔내관구혈기 삼기(생기다)부치 풀물탕 자맥을 풀어주되 효험이 없으니 십이경주어보자 심장영천 천돌구이 거골 상언 중원하원 신관 단전 골육을 주고 족태음 비경 삼음교 음능천 을 주어보되 아무리 약과 침파를 허되 병세점점 위중토다
<단중모리>
도사 다시 맥을 볼제
' 맥이경동맥이라 비위맥이 상하오면 복중으로 난병이요 복중이절여 아프기는 화병으로 난병인데 음황풍병이라 여섯가지 기운이 동허여 손기 산기난 정음이요 진경에 미난 정양이라 의무화동 황달을 겸하였사오니 진세 산간으로 토끼간을 얻으면 차효가 있으려니와 만일 그렇지 못하오면 염라대왕이 동성 삼촌이요, 동방삭이가 조상이 도어도 누루황 새암천 돌아갈 귀 허였소
<아니리>
용왕이 왈
" 신롱씨 백초약은 어찌약이 아니되옵고 조그만한 진세 토끼간이 약이라 하나이까? 도사왈
용왕은 진이요 토끼는 묘라 묘을손은 음목이요 간진술은 양토라 하였으니 어찌 약이 아니되오리까 수궁에는 토끼가 없는지라 용왕이 탄식을 하시는디
< 진양.>
왕왈 연하다 수연이나 창망한 진세간으로 벽해만경밖으로 백운이 구만리요 여산ㅅ송백 울울 창창 삼척고분황제기라 토끼라하는 짐생은 해외일월의 밝은 세상 백운천산 무정처로 시비없이다니는 짐생을 내가 어찌 구하리까 죽기는 쉽사오나 토끼는 구하지 못허겠으니 약명을 달리 일러주오
< 아니리>
도사 여짜오되 용왕의 성덕으로 어찌 성공자신이 없사오리까
말을 마친 후 인혹불견 간곳이 없지 그제야 도승인줄 짐작하고 공중을 향하여 무수히 사레후에 만조 백관을 일시에 모이라 허니 이세상 같고보면 일품 제상님네들이들어오시련마는 수국이라 물고기 등물들이 각각 벼슬 이름을 맡어가지고 들어오는디 가관이었다.
< 자진모리>
승상은 거북,승지는 도미 판서 민어 주서 오징어 한림박대 대사성 도루묵 방첨사 조개 해운군 방개 병사 청어 군수 해구 현감 홍어 조부장 조기 부별 낙지 장대승대 청다리 가오리 좌우나졸 근근모조리 상어 솔치눈치준치 멸치 삼치 가재 개구리까지 명을 듣고 어전에 입시허여 대왕에게 절을 꾸벅꾸벅
<아니리>
병든 용왕이 가만히 보시더니
" 내가 용왕이아니라 오뉴월 생선전 도물주가되었ㄱ나 허나 경들중에 어느 신하가 세상에 나가 토끼를 구하여다가 짐의 병을 구할 소냐?
죄우면면 상고 묵묵부답이었다.
< 중모리>
왕이다시 탄식한다. 남이 나라는 충신이 있어서 할고사군 개자추와 광초망신 기신이는 죽을 인군을 살렸건마는 어느누가 날 살리리오
정언 잉어가 여짜오되 "승상 거북이는 어떠허뇨'
승상 거북이는 지략이 넓사옵고 복판이 모두다 대몬고로 세상에 나가오면 인간들이 잡아다가 복판 띠어 대모장도 미리개 살착 탕건 모독이 죌 쌈지 끈까지 대모가 아니면 헐줄을 모르니 못허리다.
< 자진중모리 >
그러면 방첨사 조개가 어떠하뇨?
방첨사 조개는 철갑이 꿋꿋방신지도난 좋사와도 엣글에 이르기를 관장휼지세 허고 좌수어인지공이라 휼조라는 새가 있어서 수루루 펄펄 날어들어 휼조는 조개를 물고 조개는 휼조를 물어 서로 놓지를 못헐적에 어부에게 모두다 잡히어 속절없이 죽을 것이니 보내지는 못허리다.
<아니리> 그러면 수분장 미어기가 어떠헐꼬?
<자진모리> 정언이 여짜오되 미어기난 장수구대 허여호풍신허거니와 아가리가 너무커서 식량이 너른고로 세상을 올라가면 오기감을 얻으려고 조고마한 산천수 이리저리 다니다 사립 쓴 어옹들이 사풍세우 물속에다입꼬사꿰어 물에 풍덩 탐식으로 덜컥생켜 담불여대 죽게되면 인간의 이질 복질 설사 배앓이 허는디 약으로 먹사오니 보내지는 못허리다.
< 아니리>
해운군 방개란놈이 열발을 짝벌리고 살금살금 기어들어와 공손히 여짜오되
<중중모리>
신의 고향 세상이요 신의 고향 세상이라 청림벽계 산천수 가만히 장신하여 천봉만학을 바라보니 산중퇴 월중퇴안면이 있사오니 소신의 엄지발로 토끼놈의 허리를 바드득 찝어다가 대왕전에 바치리다."
<아니리> 공론이 분분 헐제
<진양>
영덕전뒤로 한 신하가 들어온다. 은목단족 이요 장경오훼로다. 홍배등에다 방패를 지고 앙금앙금 기어들어와 국궁재배를 하는구나
<아니리>
왕에게 상소를 올리거늘 왕이 받아보시고 칭찬허시되
" 니충심은 지극하나 니가 세상을 나가면 인간의 진미가 된다는데 너를 보내고 내어찌 안심 할소냐?
별주부 여짜오되
" 소신이 비록 재주는 없사오나 강상에 높이떠서 망보기를 잘하오니 무슨 봉패가 있사오리까마는 수국의 소생이라 토끼 얼굴을 모르오니 화상이나 한장 그려주옵소서
"ㄱ글랑은 그리하라 여봐라 화공을 불러 들여라
<중중모리>
화공을 불러라 화공을 불러들여 토끼 화상을 그린다.
동정유리 청홍연 금수추파 거북연적 오징어로 먹갈어 양두화필을 덤뻑풀어 단청ㅐ색을 두루묻히어서 이리저리 그린다.
천하명산 승지강산경개보던눈 그리고 봉래방장 운무중에내잘맡던 코그리고 난초지초 왼갖 향초 꽃따먹던 입그리고 두견앵무 지지울제 소리듣던 귀그리고 만화방창 화림중에 펄펄 뛰던 발그리고 대한엄동 설한풍에방풍허던 털그리고 두귀는 쫑끗눈은 도리도리 허리는 늘신 꽁뎅이는 ㅁ똑 좌편청산이요우편은 녹수인디 녹수청산에 애굽은 장송 휘늘어진 양류속 들랑날랑 오락 가락 앙그주춤 긴나 토끼 화중퇴 얼풋 그리어 아미산월의 반월퇴이어서 더할 소냐 아나 였다 별주부야 니가 가지고 나가거라
<아니리>
별주부가 화상을 받아들고 어데다 넣어야 물이 한점 안 묻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ㅎ다 한꾀를 얼른내여 목을 길게 빼고 목덜미에다 화상을 턱붙여 놓고 목을 움츠리며 자아 이만하면 수로 만리를 다녀와도 물한점 묻을 길이 없겠구나 용왕께 하직하고 저희 집으로 돌아오니 별주부 모친이 주부 세상간다는 말을 듣고 못가게만류를 하시는데
<진양>
여봐라 주부야 여봐라 주부야 니가 세상을 간닿니 무엇하러 가랴느냐 삼대독자 니아니냐 장탄식병이 든들뉘알뜰히 구환하며 네 몸이 죽어져서 오면으 밥이된들 뉘라서 손뼉을 두다리며 휘여처 날려줄 이가 뉘 있드란 말이냐 가지마라가지마라 주부야 가지를 마라면 가지마라 세상이라하는디는 수중인갑이 얼른 허면 잡기로만위주로 한다. 옛날에 너의 부친도 세상 구경을 가시더니 십리사장 모래속에 속절없이 죽었단다. 못가느니라 못가느니라 나를 죽여 이자리에다 묻고 가면 니가 세상을 가지마는 살려두고는 못가느니라 주부야 위방불입이니 가지를 마라
<아니리>
별주부 여짜오되 나라에 환후가 계옵셔 약을 구하려 가는데 무슨 풍폐 있사오리까 별주부 모친이 하시는 말이
내자식 충심이 그러한줄은 내 이미 알았지마는 니가 세상을 간다하기로 니 지기를 보기위하여 잠깐 만류를 하였고나 니 충심이 그러할 진데 수도만리를 무사히 다녀 오도록 하여라
별주부 모친께 하직하고 침실로 돌아와 부인의 손을 잡고 당상의 백발 모친 기체 평안 하시기는 부인에게 매였소
<창조.
별주부 마누라가 울며 불며 아장거리고 나오더니
< 중중모리>
여보 나리 여보 나리 세상간다는 말이 웬말이요 위수파랑 깊은 물에 양주 마주떠 맛좋은 흥미 보던 일을 이제는 다버리고 만리청산 가신다니 인제가면 언제와요
가기는 가되 못잊고 가는 것이 있네
무엇을 그리 못 잊어요 당상 학발 늙은 모친 조석공대를 못잊어요 군신유의 장한 충성 조정사직을 못잊어요 규중의 젊은 아내 절행지사 못 잊어요
< 아니리>
그 말은 방불허나 뒤진털밭 남생이가 흠일세
< 자진 중모리>
고고 천변 일륜홍 부상의높이떠 양곡의 잦은 안개 월봉으로 돌고돌아
에 장촌 개짖고 회안봉 구름이 떴구나 노화난다 눈되고
부평은 물에둥싱 어룡은 잠자고 잘새는 훨훨 날아든다.
동정여천에파시추 근ㅁ색 추파가 여기라
앞발로 벽파를 찍어당겨 뒷발로 총랑을 탕탕 요리조리 저리요리 앙금둥실 떠 사면을 바라보니 지광은 칠백리
파광은 천일색인디 천외무산십이봉은 구름밖으로 가 멀고 해외소상은 일천리 눈앞의 경이라 오초난 어이허여 동남으로 버려 있고 건곤은 어이허여 일야에 둥실떠 남훈전 달밝은데 오현금도 끊어지고
낙포로 둥둥 가는 저배 조각달무관속의 초희왕의 원혼이요
모래속의가 잠신하여 천봉 만학을 바라보니 만경대 구름속 학선이 울어 있고 칠보산 비로봉은 허공에 솟아
계산 파무울차
아산은 칭칭칭 높고 경수 무풍 아자파 물을 풍풍 깊고 만산은 우루루 루루루 국화는 점점 낙화는 둥둥 장송은 낙낙
늘어진 잡목 펑퍼진 떡갈 다래뭉등 칡넝쿨 머루다래 어름넝쿨 능수버들 벗낭기 오미자 치자 감대추 갖은 과목 얼크러지고 뒤틀어저서 구부칭칭 감겼다
어선은 돌아들고 백구는 분비 갈매기 해오리 목파리 원앙새 강상두루미 수많은 떼꿩이 소천자 기관허던 만수문전의 봉황새
양양창파 점점 사랑헌다고 원앙새
칠월칠석 은하수 다리 놓던 오작이 목파리 해오리 너새 중경새 아옥따옥 요리조리 날아들제
또한 경개를 바라보니 칭다보니 만학천봉이요 굽어보니 백사지라에 구부러진 눍은 장송은 광풍을 못이기여 우쭐우쭐 춤을 출제
시내유수난 청산으로 돌고 이골물이 쭈루루루룩 저골물이 콸콸 열애 열두골물이 한데로 합수쳐 천방져 지방져 월특져 구부져 방울이 벅큼져 건녀병풍석에다 마주 꽁꽝 마주 때려 대하 수중으로 내려가느라고
벅큼이 북쩍 물농월이 뒤틀어져 어루루루 꿜꿜 뒤둥구러져 산이 울렁거려 떠나간다.
어디매로 가잔말 아마도 네로 구나 요런 경치가 또 있나 아마도 네로구나요런 경치가 또 있나.
총총히 작별후에 수정문 밖 썩 나서서 세상 경계를 살피고 나오는디 경치가 장히 좋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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