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동 벌에 울려 퍼진 대학 대표 뮤지컬
차순례 총지휘․ 고창옥 지도의『코러스 라인』
차순례 교수(동서대학교 공연예술학부장)는 우리나라에서 뮤지컬 학과를 처음으로 만든 성악가이다. 클래식(성악)을 전공했으면서도 과감한 변신으로 시대 흐름을 선행하는 그녀가 조직한 뮤지컬 전공 대학생들의 신명나는 축제 한마당, 제3회 ‘2007 즐겨라 뮤지컬 페스티벌’이 서울 열린극장 창동(창동 텐트극장)에서 6월 12일부터 7월 8일까지 열리고 있다.
6월 16일(토),17일(일) 양일간 공연을 분담한 오리라 연출의 풋풋한『코러스 라인』은 기성 뮤지컬 공연에서 볼 수 없는 패기와 청순함 가능성을 보인 값진 무대였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기성 뮤지컬 단의 뮤지컬, 대학생 뮤지컬에 걸친 스펙트럼은 작은 영화가 세월이라는 자양분을 섭취해 확실한 기성영화로 변태하는 것과 같은 편차를 갖는다.
1975년 뉴욕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토니상을 휩쓸고 퓰리처상까지 거머쥐었다. 작가 제임스 컬크우드와 니콜라스 단테는 단돈 일 달러씩으로 브로드웨이 배우들의 애환의 에피소드를 샀다고 한다. 이제 돈방석에 오른 『코러스 라인』은 배우의 기본 요건인 노래, 춤, 연기로 무장해야하는 대학생들의 매력 있는 고난도 코스이며 미답 봉을 종식하는 레퍼토리이다.
작품 속에서 자신들을 모습을 발견해 나아가는 과정은 뮤지컬 전공생들의 실전장이다. 『코러스 라인』은 코러스 지망생들의 오디션 장에서 출발한다. 경쾌한 리듬에 맞춰 연습 춤이 시작되고 섹션과 인원에 따라, 또 여러 변수로 조화를 찾다 보면 가슴 깊은 편에 숨어있던 가족사와 개인의 체험들이 눈덩이처럼 부풀어 오르고 엉클어진 마음들이 용해된다.
극중 연출자 쟈크(박경동)는 개인의 아픔과 기쁨, 출신과 욕망 등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자신을 은밀하게 감추는 막을 과감하게 걷어 내고자 한다. 그리고 캐시(윤유경)와의 아픈 사랑의 상처가 드러난다. 특히 다이아나 역(이하나)의 영기(靈技)는 관객을 압도한다.
하이 키로 잡힌 화려한 조명아래, 원색의 연기자들이 수놓은 창동의 잊을 수 없는 뮤지컬 페스티벌은 자발적 관객들의 폭발적 호응 하에 파이가 커지고 있다. 이 작품의 묘미 중의 하나는 누구나 연기력과 몸매, 개인의 장단점을 바로 집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자주 빛 우아함과 풀잎 서정으로 촘촘히 짜내려간 다양한 메쏘드와 매너들, 스타일과 타입은 타 ‘코러스 라인’과 차별화 된다. 현대성을 견지한 타악, 드럼은 시종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흐름의 완급을 조절해낸다. 특히 적색 의상의 캐시의 독무는 무대를 화끈하게 달군다.
이 작품은 한국적 고민을 섞은 각색도 바람직한 것 같다. 한국적 고민, 청소년기의 호기심,성의 정체성, 첫경험, 훔쳐보기, 나이트 클럽으로의 욕망 등은 공동의 화제이자 모든 계층의 호기심을 불러오는 테제들이다. 그 명제들을 넘어 해풍에 실어 온 부산 동서대 뮤지컬 팀들의 멤버들은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오디션과 훈련을 거쳐 금빛으로 치장하고 서로 앙상블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깊은 감동을 준다. 인간승리를 보여준 이 뮤지컬은 사연이 많았던 2002년 월드컵의 모습과 흡사하다.
뮤지컬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멤버들의 스토리가 그러하다.
한국대학뮤지컬협의회가 주최한 페스티벌에서 동서대, 동아방송대, 명지대, 목원대, 서울예대, 송원대, 여주대, 청강문화산업대의 뮤지컬 전공 학생들의 연기 중 단연 두각을 나타낸 동서대 팀에게 작은 박수를 보낸다. 그들의 활약상이 기다려진다.
장석용(문화비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