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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 월요일_ "양평 두물머리 나들이“
오늘은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로 나들이를 가는 날입니다.
아침부터 비가 왔습니다. 심지어 호우주의보라고 합니다.
출근하는 길에 나들이에 대한 걱정이 앞섰습니다. 1차 모임 때 라면을 먹으며 당사자 분들과 이야기 나누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만약 나들이 가는 날 비가 온다고 하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그럼 다른 날로 미루면 되지~”
당사자 분들이 만약 비가 오면 다른 날로 미루자고 하셨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오늘 나들이를 안 가고 다른 날 가자고 하시면 어쩌나 걱정하며 복지관으로 향했습니다.
복지관으로 가는 길에 장백철님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장백철님은 저를 보자마자 이따 복지관 앞에서 보자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여쭤보았습니다.
“장백철님 비가 오는 데 나들이 가는 것 괜찮을까요~?”
“그럼요~ 가아죠~ 이따 봬요~”
장백철님은 비와 상관 없이 가고자 하셨습니다. 장백철님의 대답을 듣고 복지관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과장님도 저희와 같은 걱정을 하고 계셨습니다. 윤동우님과 신경숙님은 오전에 사무실로 연락을 주셨다고 했습니다. 나들이 어떻게 되는거냐고 물어보셨고, 과장님은 어떻게 할까요~?라고 여쭤보셨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윤동우님과 신경숙님도 장백철님과 마찬가지로 비와 상관없이 나들이를 가고자 하셨습니다. 과장님께서 장백철님과 박영철님에게도 전화로 여쭤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장백철님에게는 아침에 오는 길에 우연히 만나게 되어 여쭤보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박영철님에게 전화를 드렸습니다.
“박영철님 오늘 나들이 가는 날인데 비가 오네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당연히 가야죠. 난 가고 싶어요. 벌써 씻고 다 준비했어요. 다른 분들은 안 가고 싶어 해요?”
“아뇨~ 다른 분들도 다 여쭤봤는데 가고자 하셨어요~
그럼 원래대로 9시 15분에 복지관 1층에서 봬요~”
박영철님의 목소리에서 혹시나 나들이가 미뤄질까 걱정하시는 마음과 나들이에 대한 설렘이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호우주의보임에도 불구하고 나들이를 가고자 하시는 당사자분들의 의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 것은 당사자분들에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비가 폭우처럼 쏟아지진 않았습니다. 다만, 나무 밑 평상에서 하기로 했던 윷놀이나 다양한 게임들을 어떻게 해야 할 지가 고민이었습니다. 그것도 당사자분들에게 여쭤보기로 했습니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나고 양평 두물머리로 출발하는 것만이 남아있었습니다.
돗자리를 2개나 가져오기로 하셨던 윤동우님이 돗자리를 집에 두고 오셨다고 했습니다.
저에게 옷을 맡기고 집으로 뛰어가셨습니다.
다 같이 복지관 주차장에서 윤동우님을 기다렸습니다. 윤동우님을 모시러 갔던 과장님이 돌아오셨습니다. 뒤이어 윤동우님이 오셨습니다. 그런데 윤동우님이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윤동우님께서는 같은 동에 사는 강옥순 어르신을 나들이에 모시고 오셨습니다.
원래 나들이 시작할 때 당사자분들에게 같이 가고 싶으신 이웃이나 친구 분 있으면 한 분씩 모시고 가는 것이 어떠냐고 여쭤보았고, 당사자분들은 좋은 생각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나들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인 분들에게 여쭤보니 평일이라 안 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결국 당사자 네 분이서만 나들이 가는 것으로 결정되었는데 윤동우님이 나들이 당일에 강옥순 어르신을 모시고 온 것입니다.
강옥순 어르신과 김미경 과장님은 예전에도 만나 뵌 적이 있던 것 같았습니다.
예상했던 출발 시간보다 너무 늦어 서둘러 탑승하고 출발했습니다. 김미경 과장님께서는 전 날 가족 분들과 함께 양평 두물머리에 사전 답사를 다녀오셨습니다. 그 전에도 두물머리에 다녀온 적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가는 길이 두 가지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당사자분들에게 여쭤보았습니다.
“양평 두물머리로 가는 길이 두 가지가 있어요~
한 가지는 빠르게 가는 대신 강이 보이지 않고, 한 가지는 좀 느리지만
한강을 보며 갈 수 있어요~ 어떤 길로 가는 게 좋으시겠어요~?”
“한강 보면서 가요~ 그게 좋겠어요.”
그랬습니다. 1차 모임 때 계획했던 일정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나들이 그 자체를 즐기고, 즐거우면 된 것입니다. 한강이 보이는 길로 가기로 결정했고, 한강을 보며 당사자분들이 그 전에 미리 골라주셨던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며 가기로 했습니다.
신경숙님의 노래 : 해변으로 가요, 조개껍질 묶어, Try To Remember
장백철님의 노래 : I.O.U, 아파트, 하얀 목련
박영철님의 노래 : 남행열차, 머나먼 고향
윤동우님의 노래 : 사랑의 배터리, 초혼, 인연
노래 한 곡 한 곡이 재생될 때마다 당사자분들은 이선희에 대해, 옛날 대학 가요제에 대해 등 추억을 나누셨습니다. 노래가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구실이 되었습니다. 옛날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80년대 대학가요제 때 유명했던 노래들도 추가로 틀었습니다. 담다디, 젊음의 노트, J에게 등 노래가 나올 때 마다 당사자분들은 신이 나서 이야기 하셨습니다.
미리 여쭤보지 못한 강옥순 어르신에게도 듣고 싶은 노래가 있는지 여쭤보았습니다.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랑 놀러가는 것만 해도 좋아. 노래는 다 좋아해~”
강옥순 어르신께서는 밝은 얼굴로 웃으며 답하셨습니다. 갑작스러운 나들이지만 설레는 마음은 다른 당사자분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노래를 들으며 가는 길에 당사자분들에게 성빈 실습생이 여쭤보았습니다.
“오늘 나들이 오시는 길에 어떠셨어요~? 어제 잠은 잘 주무셨어요~?
“맨날 11단지 내에만 있다가 강 따라 나오니 너무 좋아요~”
윤동우님께서 답하셨습니다.
당사자분들에게 오늘이 특별한 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했습니다.
가는 길에 또 한 번 여쭤보았습니다.
“원래 두물머리 야외에서 윷놀이도 하고 둘레길도 걷기로 했는데 비가 와서요.
가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놀러 간 건데 산책해야지. 우산을 쓰게 되더라도 걸어야지.
그리고 가서 비가 얼마나 오는지 보고 결정 합시다~”
“네 좋아요~ 그럼 저희 식사를 하고 산책할까요 아니면 산책을 하고 식사를 할까요~?
지금 배고프세요~?“
“혜원 선생님, 금강산도 식후경이랬어요 먹고 산책하는 거로 해요.”
“네! 그런데 식사는 원래 저희 가는 길에 김밥 사먹기로 했는데
근처에 있는 김밥천국을 들러볼까요~? 아니면 식사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도착해서 근처 식당에서 사먹는 거로 해~”
“그럼 식당을 정하려면 미리 알아봐야하는데 뭐라고 검색하면 좋을까요~?”
“그냥 가서 골라 뭘 그런 것을 미리 알아봐~”
“장백철님과 박영철님 두 분이서도 한 장 찍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안 친해 보여요. 어깨동무 같은 것도 해보세요~”
도착해서 즉흥적으로 음식점을 고르기로 했고, 노래도 듣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두물머리에 도착했습니다. 박영철님이 굉장히 배고파하셨습니다. 당사자분들끼리 어떤 것을 먹으면 좋을지 의논하셨습니다. 마침 갈비탕집이 보였고, 갈비탕으로 메뉴가 정해졌습니다.
1차 모임에서 정해진 먹거리가 김밥에서 갈비탕으로 바뀔 수 있었던 것은 교회에서 주신 지원금 덕이었습니다. 간식 비 차원으로 조금 지원해주신다고 하셨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은 지원금을 주셨습니다. 무려 10만원이라는 큰 금액이었습니다.
그리고 주일에 교회에 나가 지원금을 받아 오신 윤동우님이 자연스럽게 이번 나들이의 총무가 되었습니다. 만원씩 걷었습니다. 강옥순 어르신께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시는 모습을 봄 윤동우님이 말씀하셨습니다.
“할머니 거는 내가 내줄테니까 걱정 마”
윤동우님이 배려심이 깊고 남을 많이 생각하신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한 번 더 감동 받았습니다.
회비를 모두 걷은 후 갈비탕 집으로 향했습니다. 다 같이 즐겁게 이야기 나누며 식사를 마쳤습니다. 식사 후 본격적으로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두물 머리를 향해 둘레 길을 걸으며 사진도 찍고 두물 머리 배다리를 보며 역사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함께 걸었지만 당사자분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실무자분들과 실습생은 자리를 피해주기도 했습니다.
독사진도 찍어드리고, 단체 사진도 함께 찍었습니다. 사진을 모두 찍은 후 윷놀이를 하기 위해 평상을 찾아 또 걸었습니다. 평상에 도착해서 윷놀이 팀을 짰습니다.
윷놀이 팀을 어떻게 짜면 좋을지 여쭤보았습니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같은 것을 낸 사람끼리 팀을 짜는 게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팀을 짜고 윷놀이 말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근처에 있는 돌멩이를 색깔별로 모양별로 모아 말 대신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어두운 색 돌멩이, 밝은 색 돌멩이, 각진 돌멩이를 각 팀별로 나누어 가지고 윷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말을 잡고, 말을 업기도 하며 즐겁게 윷놀이를 했습니다. 당사자분들의 미소는 많이 보았지만 박장대소하는 모습은 처음 보았습니다.
장백철님과 신경숙님의 윷을 던지는 솜씨는 대단했습니다. 던지기만 하면 모, 윷이 나왔습니다. 장백철님은 윷을 항상 가지런히 모아 던지셨습니다. 신경숙님은 모, 윷이 나올 때 마다 양 손으로 엄지를 만들어 춤을 추시기도 했습니다.
그 중 가장 즐거웠던 일은 바로 꼬르륵이었습니다. 김유리 주임님, 강옥순 어르신, 박성빈 실습생 그리고 저 이렇게 팀이었습니다. 저희 팀은 말 하나만 나가면 장백철님 팀에 뒤이어 2등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의 마지막쯤에 그려져 있던 꼬르륵 구간에 걸렸습니다.
꼬르륵 구간에 걸리면 처음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꼬르륵에 걸리는 순간 모두가 박장대소 했습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어 아쉬웠지만 정말 즐거웠습니다. 윷놀이 판을 직접 그리시고 꼬르륵 같은 재밌는 함정도 만드신 박영철님도 진심으로 웃으며 즐거워하셨습니다.
강옥순 어르신도 윷을 던질 때마다 함박웃음을 지으셨습니다.
윷놀이의 결과로는 장백철, 박영철님 팀이 1등하시고, 강옥순 어르신이 계신 저희팀이 2등, 윤동우, 신경숙님 팀이 3등을 하셨습니다. 박영철님이 윷놀이 중간에 꼴찌가 밥을 사는 거냐며 장난식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윷놀이 도중에 벌칙을 정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아 결국 벌칙 없이 윷놀이가 진행되었습니다.
원래 나들이 가기 전에 당사자 분들과 게임 벌칙은 노래 부르기 정도로 정했었는데, 그것을 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윷놀이 한 판을 마치고 시계를 보니, 저희가 1차 모임 때 복지관으로 돌아오는 시간도 정했었는데 돌아오기로 한 그 시간, 4시 30분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늦어진 바람에 윷놀이 한 판만 겨우 마치고 다시 복지관으로 향했습니다.
복지관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남은 비용으로 2차 나들이를 가까운 곳으로 가는 것이 어떨까 하고 여쭤보았습니다. 당사자와 함께하는 평가회와 감사인사에 대해서도 설명 드리며 평가회를 야외에서 하며 2차 나들이 겸해서 가까운 곳으로 가보는 건 어떨지 여쭤보았습니다.
당사자 분들은 답하셨습니다.
“2차 나들이를 가는 것은 좋은데 너무 며칠 뒤라 별로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
그냥 오늘 냈던 회비를 각자 나눠가지는 것은 어때요?”
원래 1차 모임 때 정해진 것은 인당 1만원씩 내고 김밥과 물을 사먹고 남은 돈은 나눠가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신 사랑의 교회 박상돈 목사님께서 감사하게도 간식 비 지원을 해주셨고, 지원금 금액이 저희가 생각했던 것 보다 컸습니다. 저희가 사용한 비용은 점심 식사뿐인데 점심 식사비용이 10명이서 식사하고 10만원이 나왔기에 지원금으로 모두 해결되었습니다.
결국 인당 만원씩 낸 비용이 고스란히 남는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당사자분들은 남은 비용을 각자 다시 돌려받기를 원하셨습니다. 신경숙님은 다른 당사자분들이 다시 돌려받기를 원한다고 말씀하셔서 인지 쉽게 의견을 내지 못하셨습니다.
저희는 이것이 올바른 방식인가 하고 고민했습니다. 당사자분들에게 제안 드렸습니다.
“저희가 목사님이나 장수경로당 회장님에게 도움을 받았기에
감사인사를 드리러 가는 게 어떨까요~? 그리고 감사인사 드리러 가게 된다면
빈손으로 가는 것 보다는 작은 음료수 선물 세트라도 사가지고 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음료수 사는 것에 보탤까요~?”
“저번에 교회 가서 목사님 뵐 때 보니 냉장고에 음료수가 가득하던데,
굳이 안 드려도 될 거 같아요.
막말로 목사님이 10만원 없다고 못 사는 것도 아닌데 너무 과하지 않나요~?”
어떻게 해야 할 지 더욱 고민 되었습니다. 저희 의견과 당사자 분들의 의견이 달랐습니다.
각자 냈던 회비를 다시 나누어 가지게 되면 사실 복지관의 차량과 목사님의 지원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번 나들이의 취지와 목적을 조금 벗어나는 꼴이 되는 것은 아닐까?
당사자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이번 나들이 사업의 취지와 목적을 설명 드리며 설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당사자분들은 의견은 확고했습니다. 당사자분들은 결국 각자 냈던 회비를 나누어 가지셨습니다. 남은 돈은 실무자분들이 내신 회비뿐이었습니다.
이미 나누어 가지신 것을 어떻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갑자기 여태까지 잘 진행되어왔던 사업이 나들이 당일 날 색을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여태까지 잘 살려왔던 당사자의 주체성이 한 번에 사라진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많은 생각과 고민이 머릿속을 스쳤지만 평가회와 감사인사 일정은 정해야 했기에 복지관으로 오는 차 안에서 평가회와 감사인사 날짜를 정하고 시간약속을 잡았습니다.
8월 2일 수요일에 평가회와 감사인사를 진행하며 1차 모임 때 했던 것처럼 한 번 더 라면을 끓여 먹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즐거운 시간이었고 추억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큼 행복한 나들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고민과 생각이 많아진 나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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