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공동선,
오늘, 열 여섯 번째 평택 쌍용차 미사는 평택 대리구 소속 본당 신자분들의 참여로 모처럼 풍성했
습니다. 성당이 아닌 이런 길 거리 미사가 처음인 분들이 많아서 걱정과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이들의 아픈 삶을 기억하며 사회적 갈등으로 말미암은 더 이상의 죽음과 희생을
막고 쌍용 자동차 사태를 비롯한 사회 곳곳의 갈등과 분쟁을 상생과 공존, 치유와 평화라는 그리
스도의 사랑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하는 신앙인들의 간절한 기도는 저의 걱정과 우려를 말끔히
씻어주었습니다.
미사는 저항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것을 희생 제물로 봉헌하는 진솔한 기도임을 다시 한 번 확인
하는 은총의 자리였습니다. 미사 후에 조금 더 머물면서 친교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지만 무엇인가 부족한 것이 있을 때 채울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는 것이라고 믿기
에 평택역 미사 준비에 더 많은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됩니다.
열 여섯 번째 평택역 쌍용 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삶을 위한 미사는 수원교구 평택대리구 마도
성당 백승현 신부님, 사강 성당 문석훈 신부님, 서신 성당 손용창 신부님, 수원대리구 정자동 주교
좌 성당 조영준 신부님, 양기석 신부님, 안양 왕곡성당 최재철 신부님, 용인 삼가동 성당 서북원
신부님의 집전으로, 마도 성당, 사강 성당, 서신 성당, 평택 성당, 수원교구 나눔 플러스 회원들
을 비롯한 50여명의 교우들께서 함께 해 주셨습니다.
최재철 신부님은 강론을 통해 "우리가 하고 있는 길거리 미사를 보고 어느 선배 신부님께서 우리
가 말하는 이슈는 공감하는데 그래도 길거리에서 미사를 드리는 것은 미사를 도구화 시키는 것
은 아닌가 하는 문제 제기를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많은 고민과 성찰, 묵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한 번도 성당에서 미사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한 번도 유대교 회당에
서도 예루살렘 성전에서도 성찬례를 거행하지 않으셨습니다. 산에 올라가셔서 산상 설교를 하실
때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이 산에서 있었던 일 입니다.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과 함께 빵을 나누
었던 곳도 여관이었습니다. 최후의 만찬을 하셨던 곳도 그냥 집이었습니다. 성전이 아니었습니
다. 마지막으로 예수님께서 와서, 아침을 들어라 하신 곳도 호숫가 였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 필요로 한 곳, 가끔은 성지순례를 가는 것도 좋을 것입니
다. 우리를 그만큼 열심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말 예수님이 어디 계실까를 생각 해
본다면 과연 어디가 성지인지는 스스로 해답을 찾게 되실 것 같습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