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내일의 내가 오늘의 나로 건재하면서 더 나아질까”하는 의문이 반복되는 세상 같다. 엄청난 정보 홍수 속 변화 속도는 가파라서 그 많은 정보와 변화 따라잡기에 현기증이 날 정도다. 그래서인지 개인은 물론 사회 모두 불안과 공포, 걱정과 기대가 수시로 교차하고, 실제로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더욱 이런 현상이 질병으로 나타나고 증가하는 시대상은 우울하기까지 하다.
건강은 인터넷, TV, 신문 등 매체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주제 가운데 하나다. 건강은 누구나 원하는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고 싶은 욕구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평균 10년 이상 질병 속에서 살다가 간다는 건강수명과 기대수명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는 현실이다. 늘어나는 수명이 돈과 질병의 고통 또는 미래 불안으로 연결되는 사회 현실에서 100세 시대는 축복이 아닌 재앙일 것이다.
자신이 심각한 질병에 걸렸다는 믿음이나 걸릴 수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혀 건강에 대해 지나치게 염려하고 집착하는 신체형 질병 ‘건강염려증’이 늘어나고 있다. 병에 집착하여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면서 불필요하거나 중복 검사를 요구하고, 의사가 검사결과 이상이 없다고 해도 건강 이상에 대한 염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질병이다.
2013년 건강보험 진료자료에 따르면, 환자수는 4,144명이고 40대~60대 환자가 대부분이다. 대구·경북의 경우 500여 명으로 시도당 인구에 비례해 타 시도 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지만, 조금 더 관찰 해보고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지역에서 실시하는 건강사회조사 사업에 반영하면 좋을 듯 하다.
누구나 한 번 이상은 비타민, 건강보조식품을 먹거나 자신의 건강에 대한 걱정과 염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운동과 금주금연을 생각하고 있지만 개개인의 주관적인 건강 만족 수준이 떨어지는 것 역시 현실이다. 뿐만아니라 우리나라 국민이 OECD 국가 국민들보다 평균 진료횟수가 2배 이상 많고 진료비 증가 속도가 가장 높은 것 역시 연관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수술 권하고 환자 늘리는 사회, 건강정보화 시대에서 너무 알면 병이 된다, 갑상선암에 대한 검진 열풍, 건강 양극화 사회, 병을 권하는 스트레스와 안전 불감증 사회 구조 등등으로 표현되는 지금의 현상이 불안의 시대와 건강염려증의 증표는 아닌가 한다.
돈 없는데 아프면, 걱정이 병이 되는 현실, 신경이 예민해졌다, 어지러움을 느끼다, 침착하지 못하고 흥분된 느낌을 받는다, 편안하게 쉴 수가 없고 매우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낀다로 나타나는 ‘불안장애’(대한불안의학회의 ‘불안장애 대표 증상’)가 나이들수록 늘어나고 있다. 2013년 건강보험 진료자료에 의하면 인구 10만 명당 환자수는 20대 이하 289명, 30대 709명, 40대 1,016명, 50대 1,490명, 60대 2,147명, 70대 이상 3,051명에 달한다.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와 고령화, 삶의 질이나 행복도 저하 등 팍팍하고 고단한 우리 사회의 또다른 모습은 아닌가.
건강염려나 불안, 건강맹신이나 자만도 아닌 중용의 지혜와 생활이 불안과 이를 해소하기 위해 쫓아가는 정보의 늪에서 벗어 날 수 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건강 원칙과 기본은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간단하고 단순함에 있다는 것이 진리이다.
예컨대 좋은 식습관이나 운동, 정기검진 받기, 제대로 된 국가ㆍ공공기관의 건강정보서비스 이용하기 등이 건강염려증과 불안장애를 극복하고 건강하기의 답이라는 의미이다.
작고 사소하지만 평범하고 꾸준한 규칙적인 가치와 행동을 가볍게 보고 무시하는 우리사회 전반의 풍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 개개인의 ‘건강하기 위한 행동’ 역시 이렇게 단순하지만 소박한 기본 원칙과 방법에 충실하면 쉽게 실천할 수 있다.
국민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주어진 역할에 맞게 기본과 일상 가치를 중시하고 실행하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자 안전한 사회, 행복 국가의 바탕이다. 국가와 지방 정부, 사회공동체 모두가 그런 환경을 조성하고 책임 있게 실천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