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실의 비판과 대안
사회복지학전공 200220769 고은선
2006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한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에서 학교를 다닌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은 봐야할, 일생최고의 시험, 바로 수학능력시험인 것이다. 시험 날에는 온 나라가 잔뜩 긴장을 한다. 모든 공공기관과 회사들은 출근시간을 늦추고, 초중고교까지 등교시간을 늦추거나 휴교를 한다. 전 국민이 수험생들을 응원하며 경찰차, 구급차까지 동원해 수험생들을 실어 나른다. 하루 종일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5시가 넘으면 그제 서야 나라가 활기를 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성적을 비관한 학생들의 자살이 잇달아 보도된다. 대학에 합격하느냐 하는 문제가 남았다. 학생들은 다시 논술이다 면접이다 준비하느라 정신없어지고 또다시 긴장상태가 된다. 대학에 합격하지 못한 학생들은 눈물을 머금고 그 지옥 같은 시험을 다시 한번 준비해야 한다.
내가 겪은 일이며, 내 친구들도 겪은 일이고, 내 동생도 겪을 일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러한 입시대란이 계속되어야 하는 것일까?
우리나라 입시위주 교육의 문제점
그 동안의 우리나라 교육은 강제에 의한 교육이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적성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학교에 다니며 공부하는 것만이 공통된 적성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학교라는 틀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사실이다. 대학만이 그들의 인생을 보장해 준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은 그러한 사회의 시선을 피해 어쩔 수 없이 학업에 매진해야만 한다. 이로 인한 강제성을 띈 교육은 투자한 만큼의 성과를 기대하기가 힘들어 지고 그에 따른 폐해가 파생되어 나오기 시작했다. 중·고등학교 때에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대학이라는 목표를 심어준다. 그 목표가 최종목적지가 되게끔 대학만을 강조한다. 하지만 그들 학생들 모두가 학업에 맞는 적성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같은 목표가 설정되어있기에 그들은 모두 입시준비를 하게 된다.
하지만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크게 차이가 난다. 이런 차이를 가지고 각자 자신의 입시 점수에 맞추어 대학을 가게 된 이후 상위권 대학과 하위권 대학은 그들에게 다른 수준의 교육을 제공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후 그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수준차이에서 오는 벽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교육제도의 개혁인 것이다. 이러한 불신과 결코 변하지 않는 현실이기에 시급한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동안 실패했던 교육제도의 원인이라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사회와는 맞지 않는 교육제도를 유지하며 그것을 보수해왔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도입해 있는 교육제도는 미국의 그것과 거의 흡사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이 성공적이지 못한 것일까? 미국의 교육제도의 성공의 밑바탕에는 그 나라의 경제적 지원이 깔려 있는 것이다. 그만한 투자와 지원이 밑받침 된 제도이기에 우리가 비슷한 성질의 제도를 유지하면서도 실패하게 된 것이다.
독일식 교육제도의 특징
여기서 우리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교육제도를 갖고 있는 독일의 경우를 살펴볼 수 있겠다.
독일의 교육제도는 기본적으로 미국이나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는 다른 독자적인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의 근본적인 취지는 ‘우수한 인력의 조기발견’과 ‘직업교육을 통한 경제 인력의 확보’에 토대를 두고 있다.
독일에서의 교육은 각 주에서 전적인 책임을 진다. 따라서 16개 주에는 각각 상이한 교육체계와 학교 유형들이 있다. 의무교육 및 편제 그리고 수료의 인정 등의 기본구조는 주 들 간의 협정에 따라 공통적이며, 각 주들은 서로 다른 교육 정책을 조정하기 위해 ‘문교부상설회의’를 만들어서 공동 노력을 하고 있다.
독일은 주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만 6세부터 시작하여 12년간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모든 주의 학교 교육은 무료로 실시되기 때문에 12년 동안은 교육을 받는데 드는 돈은 없다.
독일 교육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들이 진로를 조기에 결정한다는 점이다. 초등교육은 대개 4년제로 만 6세부터 시작되며 졸업 후 인문계 중등학교인 “김나지움”과 실업계 학교인 “레알슐레” 레알슐레보다 성적이 더 낮은 학생들이 가는 실업계 학교 “하우프트 슐레‘로 나뉘어 진학한다.
독일에는 다양하고 폭넓은 교육기회가 있다. 일반 교육제도와 직업 교육제도의 요소들이 상호 전환이 가능할 뿐 아니라, 초등학교 이후 오리엔테이션 과정(10세에서 12세 사이, 즉 5-6학년)을 밟거나 마친 후라도 과정을 옮길 수 있으며, 일찍 취업한 젊은이들에게 학교 졸업장을 따거나 나아가 대학학위를 목표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언제나 열려있다.
독일의 대학은 모두 국립이며, 州에서 설립하고 대학의 확충, 설립 및 재정의 기본 틀은 연방과 州가 함께 정한다. 특별히 명문대학이라는 구분이 없어서 전공학과, 담당교수에 따라 대학을 선택한다.
독일 내에는 현재 모두 합해 약 300개 이상의 대학교가 있다. 이 중에서 약 90개 이상의 일반대학교(Universitaet)가 있고 공과대학(Technische Universitaet), 전문대학(Fachhochschule), 통합대학(Gesamthochschule), 예술대학(Musik- und Kunsthochschule), 교육대학(Paedagogische Hochschule)과 기타 사립대학, 대학교와 동등하게 인정되는 대학교들이 있다.
독일 대학에서는 졸업까지 8 학기 또는 12학기를 이수하여야 학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다음의 박사학위는 2년 내지는 5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독일에는 2년제 대학과 대학원이 없다. 전문대학의 경우 보통 4년제(8학기 이수)이며 간혹 3년제가 있다. 대학원은 독일 대학 교육 제도상 존재하지 않으며 학사, 석사과정이 합쳐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학부만 졸업하고 독일에서 유학하는 경우 대학교의 중간부터 시작하게 된다.
입학자격은 일반적으로 독일의 Abitur와 동등의 학력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는 대학 예비 과정(Studienkolleg, 2학기간)을 거치면 된다. 그러나 예술계(미술, 음악 등) 전공자는 상기 학력에 미치지 못한다 해도 전공분야에 대한 전공실기로써 기초지식과 재능을 인정받으면 입학이 가능하다.
직업교육은 대부분 학교에서 이론을 배우고 기업에서 실습 하는 '이중 시스템(Dual System)'으로 이루어지며 기업과 국가는 직업교육에 공동책임을 갖는다. 몇몇 다른 나라도 독일의 이중 시스템에 관심을 갖고 직업 교육을 부분적으로 기업에 위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독일 교육제도의 문제점
독일 교육제도에도 장점만 있지는 않다. 문제점은 무엇일까?
독일은 대학은 물론 박사학위까지 정부가 교육비 일체를 지원한다. 또한 교통비, 생활보조금까지도 지원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그것을 공부하기 위한 수단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다는데 그 문제가 있다. 월 1백유로(13만원 정도)에서 5백유로(67만원 정도)까지의 돈을 빌려 주지만 그 돈으로 학업에 충실하기보단 상당수가 주식투자 같은 곳에 사용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눌러 앉아만 있으면 편하게 살수 있는 대학을 그들이 졸업하고 싶어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실제로 독일대학생의 평균 졸업나이는 28세로 평균 영국, 프랑스의 졸업나이보다 6년 이상 긴 것으로 조사 되었다. 처음취지는 학생들을 시험으로부터 해방시키고 환경교육을 강화하며 무료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대학진학이 쉽도록 하는 것이었지만 결과는 학생들의 게으름과 학력 저하로 나타나게 되었다. 우선 학력 저하 문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2000년 국제학력평가(PISA)를 실시한 결과 독일은 32개국 가운데 21위에 그쳤다. 라이너 게오르크 릴링 프랑크푸르트시 교원노조 위원장조차 "창의력과 이해력 위주로 수학과 독해 능력을 테스트했는데 한국 일본 영국 미국 등에 모두 뒤졌다" 며 "교원노조 내에서도 논란이 많다" 고 말했다. 이 사건은 독일인들에게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대학 평준화가 초래한 허다한 문제들이 여기에 맞물려 있었다. 독일대학은 지역우선 선발권을 주기 때문에 전국적인 입시경쟁이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미국의 "하버드" 나 "MIT" 같은 세계적인 대학이 없게 된 것이다.
독일교육제도의 비판적 수용
우리나라는 미국의 교육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여 실패한 경험이 있다. 독일의 교육제도 역시 장점과 단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게 비판적으로 판단하고 적절히 수용한다면 독일의 이러한 교육제도는 입시위주의 교육제도로 각종 폐해를 만들어 내고 있는 우리나라의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제도개혁에 대해 매우 보수적이다. 게다가 교육제도라 하면 끊임없이 바뀌고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엉망이기 때문에 교육제도개혁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회의적이다.
이러한 대중적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사회적, 정치적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공화당은 그러한 노력의 방법중 하나가 될 것이다.
참고
http://blog.daum.net/recklesslife/3700671
http://yuhak.ied.go.kr/yuhak/germany/ger_1.asp
교육공화국. 2005. 안재오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