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인제 아침가리골 트레킹
해마다 여름철을 맞으면 꼭 가 보고 싶은 계곡이 있다. 강원도 인제군 첩첩산중 오지에 있는 아침가리골도 그 중 한 곳.
한 차례 다녀와봤다 해도 다음 해가 되면 또 찾게 되는 매력 넘치는 곳이다. 혼자서도 즐기기 좋지만 여럿이 함께 하면
즐거움이 배가되는 곳이다.
백두대간 오대산권 갈전곡봉에서 서쪽으로 갈래 친 방태지맥은 남쪽 홍천군과 북쪽 인제군을 경계하며 가칠봉, 응복산,
방태산 구룡덕봉으로 이어진다. 모두가 천의 준봉. 이 산들에 올라서서 주위를 살피면 산들은 다시 여러 작은 산줄기들
을 뻗어 첩첩산중, 천학(千壑)을 이룬다. 북쪽을 바라보면 설악권 점봉산 줄기가, 남쪽을 바라보면 오대산과 한강기맥이
하늘을 받친다. 이곳 방태지맥 협곡들에 예로부터 전화(戰禍)와 기아(飢餓)를 모르고 살 수 있다는 십승지(十勝地), 삼둔
사가리가 있다. 사람이 살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할 첩첩산중이지만, 사람들은 이곳을 찾아들어 개울가 작은 둔치에 땅을
일구며 세상을 등지고도 그렇게 한 세상을 살았었다. 아침가리골은 바로 이곳에 있다. 방태산 자락의 사가리(적가리, 아
침가리, 연가리, 명지가리) 중 한 곳이다. '가리' 란 경작지가 좁아 아침나절 잠깐이면 밭을 다 갈 수 있다 하여 유래된 말
이라 전한다.
아침가리골은 갈전곡봉, 가칠봉, 응복산의 북사면을 내린 물이 북쪽으로 흘러 모여 이룬 계곡이라 골이 길고 또 수량(水
量)도 많다.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조경교에서부터 진동계곡 방태천에 합류하는 하류 6km 구간이다. 이곳의 넉넉
한 수량은 협곡을 수 없이 굽돌며 곳곳에 크고 작은 소담(沼潭)과 작은 여울을 만들어 쉼 없이 눈길을 끌어간다. 강기슭
은 가팔라 벼룻길도 낼 수 없는 곳이 많아서 트레커는 하반신을 흐르는 물속에 담그고 걷는다. 거니는 중 엉덩이가 마를
새 없다 보니 더위는 썩 물러간다.
아침가리골 트레킹은 두 코스가 있다. 방태천에 합류하는 어귀에서 계곡을 거슬러 올라갔다가 되돌아오는 코스와 기린
면 방동리, 방동약수 들머리에서 방동리고개를 넘어가는 6km 임도를 걸어가서 조경교(朝耕橋)에서부터 물길 따라 하류
로 걸어가는 코스다. 즐겨 산을 찾는 사람들은 흔히 등산과 트레킹을 겸할 수 있는 후자를 택한다. 지난 주말, 5년 여 만
에 다시 아침가리골을 다녀왔다. 방동리고개로 넘어가는 길은 뜨거운 염천 열기에 숨이 턱밑까지 차고, 땀에 젖은 옷은
소낙비를 맞은 듯했다. 더러는 택시를 이용해 재를 오르기도 하지만 결코 바람직 하게 보이지 않았다. 땀 흘린 후에 계
곡에서 맛볼 시원함을 생각하면 더욱. 산골짝 시원하고 청정한 냇물에 땀에 젖은 몸 식혀보는 즐거움은 등산자 만이 느
끼는 쾌감이리. 해발 840여 m의 방동리 고개에 부는 바람은 백두대간과 방동지맥 여러 산자락을 넘나들며 오는 바람이
라 여전히 시원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아침가리 심산유곡 길, 6km의 등산길과 6km의 물길이 땀에 젖은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가셔 주었다. 가는 길가에서 대하는 여름 야생화들과 노란 곰취꽃은 덤으로 맛보는 기쁨.
촬영, 2021, 07, 24.
▼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 방동약수 방동리고개 가는 길
▼아침가리골 지도
▼ 방동약수 입구
▼ 방동고개 가는 길에서 본 방동리 풍경
▼해발 840m, 방동리고개
▼ 방태산 북쪽 능선에 위치한 방동리고개
▼방동리고개에서 본 산아래 쪽 아침가리골
▼ 인제 기린면 방동리, 아침가리골(조경동)
▼아침가리 다리(조경교)
▼ 조경동 아침가리골 트레킹 들머리
▼ 아침가리계곡 트레킹 지도
▼ 조경교 아래 아침가리골 계곡 입구
▼뚝발소 일원
▼ 뚝발소
▼아침가리골 하류
▼ 진동계곡 방태천에 합류하는 아침가리골
▼ 진동리, 아침가리골 어귀
▼인제 기린면 진동리 앞 방태천
▼진동1리 마을
▼진동교
▼ 진동계곡 방태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