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씨의 직장생활
201호에 사는 영미 씨는 환청이 들린다. 종종 거실을 빙빙 돌며 혼잣말하거나 소리 지른다.
일상생활 가운데 일이 버거우면 눈이 올라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며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어려움이 있으면서도 5개월째 직장생활 잘하신다. 영미 씨가 일하는 곳은 어묵 만드는 곳이다.
처음에는 직장에서도 일하다 말고 눈이 올라간다며 업무 중간에 조퇴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직장 동료들의 이해 덕에 별 어려움이 없이 잘 지낸다.
지금도 눈이 올라간다고 할 때면 직장 동료들이 이해해 준다. 팀장님도 눈이 올라간다며 가만히 서 있는 영미 씨에게 쉬었다가 오라며 배려해준다.
그런 좋은 사람들 덕에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잘하고 있다.
환청이 들리고 눈이 올라가는 어려움에도 동료 도움 받아가며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영미 씨가 무척 대견하다. 영미 씨처럼 어려움이 있는 이도 둘레 사람의 이해와 도움만 있으면 잘 지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영미 씨가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5개월, 지금은 일도 많이 능숙해졌다. 경력자들만 할 수 있는 어묵 선별 작업을 한다고 했다.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라며 쑥스러운 듯 이야기 한다.
“요번에는 바쁘게 일을 하다가 기계에 손가락이 낄 뻔했는데, 바로 기계가 멈춰서 아무 일도 없었어요.”
이런 깜짝 놀랄 사건을 아무러치 않게 얘기한다. 그러면서 공장장님이 어묵공장에 일하고 싶은 친구가 있으면 소개하라고 했다는 말을 전했다.
둘레 입주인에게 어묵공장을 소개하며 일해보라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았다.
영미 씨가 열심히 생활하는 모습으로 인해 어묵 공장에서도, 우리 무지개마을에서도 좋은 영향을 준다. 어묵 공장에서는 낯선 정신장애인을 자신과 다르게 보는 편견을 줄이는 계기가 되었다.
무지개마을 직원들이 직장생활을 권할 때 “할 수 없어요.”, “힘들어서 못 해요.” 하며 어떤 관심도 보이지 않았던 이들이 영미 씨가 재미나게 직장생활 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일해볼까?” 하며 먼저 문의하는 일이 종종 생긴다.
‘백 마디 말보다 한 사람의 행동으로 인해 미치는 영향력은 클 수 있구나’ 하는 만고의 진리를 영미 씨 덕에 다시 상기하였다.
영미 씨를 만나며 나 또한 내 행동 하나에도 주의하고, 나 역시 남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미 씨에게 배우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