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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소행찬 제5권
27. 탄열반품(歎涅槃品)
그때 어떤 천자가
천백 개의 흰 고니궁전[白鵠宮]을 타고
하늘 위 허공에서
부처님 반열반하심을 보고
널리 모든 하늘신을 위하여
무상게(無常偈)를 노래하였네.
“일체의 성질은 무상한 것이어서
속히 생기고 속히 멸하네.
태어남은 곧 괴로움을 동반하니니
오직 적멸(寂滅)만이 즐거움이라네.
행업(行業)의 섶나무 더미를
지혜의 불로 태워 없앴고
명예의 연기 하늘을 찌를 때
때맞추어 비내려 그것을 멸하였는데
마치 겁화(劫火) 일어나도
수재(水災)가 소멸시키는 것 같다네.”
그때 다시 범선천(梵仙天) 있어
마치 제일가는 진리의 선인(仙人)처럼
하늘의 뛰어나고 묘한 즐거움을 받으면서도
그 하늘 과보에 물들지 않았네.
그는 여래의 적멸을 한탄하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나서 말하였네.
“삼세(三世)의 법을 관찰해 보면
끝내 무너지지 않는 것 없구나.
제일가는 묘한 진리 밝게 통달해
세상에는 그분과 짝할 이 없고
지혜로 알고 또 보던 사람
두루 이 세간을 구호하던 이
모두 다 덧없어 무너졌으니
어느 누군들 영원히 존재할 수 있으랴.
슬프다, 이 온 세상 중생들
모두 삿된 길에 떨어졌구나.”
그 때의 아나율타(阿那律陀)는
세상에 있어서는 불률타(不律陀)요
이미 멸하여서도 불률타이며
나고 죽음에는 니율타(尼律陀)였던 그가
여래의 적멸을 한탄하였네.
“중생들 모두 장님이 되었구나.
모든 행(行)의 무더기는 덧없는 것이어서
마치 떠다니는 뜬구름처럼
금방 생겨났다가도 어느새 멸하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 유지하려 하지 않네.
무상(無常)이란 금강저(金剛杵)가
모니산왕(牟尼山王)을 부수었으니
더러워라, 세상은 가볍고 성급하여
파괴되고 견고하지 않구나.
무상이란 사나운 사자는
용상(龍像)의 큰 선인 해쳤네.
저 여래의 금강 깃대도
오히려 무상함에 부서지는데
하물며 탐욕을 여의지 못한 이들
어찌 두려운 마음 내지 않으리.
여섯 가지 종자에 하나의 싹
한 방울의 물을 받음으로써
네 가지 인도하는 깊은 뿌리와
두 큰 박[觚]과 다섯 가지 과일로서
삼제(三際)에 걸쳐 동일한 몸인
모든 번뇌의 큰 나무를
모니(牟尼) 대상(大象)은 그것을 뽑아냈건만
그런 그도 무상함은 면치 못했네.
그것은 마치 저 식기조(飾棄鳥)가
물을 즐겨 독사까지 삼켰다가
갑자기 큰 가뭄을 만나
물을 잃고 그 몸도 잃은 것 같네.
저 뛰어난 말은 용감하게 싸우다가
싸움 마치면 기죽어 돌아오고
불은 나무를 의지해 타다가
나무 다 타면 절로 꺼지는 것처럼
여래께서도 또한 그와 같아서
일을 마치고 열반으로 돌아가셨네.
비유하면 마치 밝은 달빛이
널리 세상을 위해 어둠 없애는데
중생들 모두 그 빛을 받다가
달이 다시 수미산에 숨은 것처럼
여래께서도 또한 그와 같아서
지혜의 광명 어둠을 비추어
중생을 위해 어둠 없애주시다가
열반산에 숨어 버렸네.
큰 이름과 훌륭한 광명
이 세간을 두루 비추고
일체 어둠을 멸해 없애되
멈추지 않음이 빠른 물결과 같았네.
잘 조련된 일곱 마리 준마가
군사와 천자를 따라 놀 때
마치 저 빛나는 일천자(日天子)가
암자산(崦嵫山)으로 드는 것 같네.
또 해와 달에는 다섯 가지 장애 있어
중생이 그 광명 잃는 것 같나니
불 받들어 하늘에 제사지내 마치면
오직 검은 연기만 남아 있듯
여래께서 이미 빛을 감추자
세상이 빛을 잃음 또한 그러하였네.
인간적 은혜와 애정의 희망을 끊고
중생의 소망에 두루 응하시다
중생의 소망 이미 가득 채우고
일이 끝나자 희망을 끊어버렸네.
번뇌 몸의 결박을 떠나
진실한 그 도를 얻자
군중들의 시끄럽고 어지러움 떠나
고요한 곳으로 들어가셨네.
신통으로 허공에 올라 노니셨지만
괴로움의 그릇이기에 버리셨다네.
어리석음의 밤 중첩된 어둠은
지혜의 광명으로 비추어 없애고
모든 번뇌의 티끌과 먼지는
지혜 물로 씻어서 깨끗하게 하셨네.
다시는 빈번히 돌아옴 없는
영원히 고요한 곳으로 가셨나니
일체의 나고 죽음을 멸해
모두가 다 높이고 공경했네.
일체로 하여금 법을 즐기게 하고
은혜로써 일체를 가득 채우며
일체를 두루 편안하게 하셨고
일체의 덕 널리 흘러 퍼졌네.
그 이름은 일체에 두루하고
겹겹이 비추던 광명 오늘날 그쳤으니
그와 덕을 다투던 자들도
슬퍼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 생겼네.
네 가지 이익도 기뻐하지 않고
네 가지 손해도 슬퍼하지 않았나니
모든 정(情)을 잘 거두어 잡아
모든 감관[根] 밝게 통했네.
맑은 마음으로 평등하게 관(觀)하여
여섯 가지 경계에 물들지 않고
일찍이 없었던 것을 얻었으니
남이 얻지 못한 것 얻었다네.
모든 번뇌 벗어나는 물로써
허기짐과 목마름을 한껏 풀어주셨고
남이 주지 못한 것을 주셨지만
또한 그 과보 바라지 않으셨네.
지극히 고요하고 묘한 상(相) 가진 몸은
일체 중생의 생각을 알고
좋고 나쁨에 흔들리지 않으며
그 힘은 모든 원수 이겼으며
일체의 병에 좋은 약 되었건만
무상함에 무너져 버렸네.
저 일체 중생 무리들
좋아하는 법이 제각기 다르지만
그가 구하는 바에 두루 응하여
그 소원을 모두 채워 주셨네.
거룩한 지혜의 큰 시주(施主)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음이
마치 세간의 사나운 불길이
섶나무 다하면 더 이상 타지 않듯 하네.
여덟 가지 법에도 물들지 않고
다루기 어려운 다섯 가지를 항복받아
3으로써 3을 보고
3을 떠나 3을 이루며
1을 간직하여 1을 얻었고
7을 뛰어넘어 길이 잠드셨으니
최후의 경지인 적멸(寂滅)의 도(道)는
모든 성현(聖賢)들이 떠받드는 바이네.
이미 번뇌의 장애를 끊고
받들던 사람들 다 제도하셨으며
굶주리고 목마른 가난한 이에게는
감로(甘露)를 마시게 하셨네.
욕됨을 참는 겹 갑옷 입고
모든 성냄을 항복받아
훌륭한 법과 미묘한 이치로
여러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셨네.
세상에 착함을 닦는 이에게는
거룩한 종자를 심게 하고
바른 것 익히건 바르지 않음을 익히건
차별 없이 거두어 버리지 않으셨네.
위없는 법륜(法輪)을 굴리실 때에
온 세상 기쁨을 받았나니
일찍이 법을 좋아하는 인(因)을 심었기에
이들은 모두 해탈을 얻었다네.
인간 세상에 노니시면서
아직 제도하지 못한 이 제도하고
진실을 보지 못한 사람들
모두 진실을 보게 하셨다네.
외도(外道)를 배우는 모든 이에게는
심오한 법으로써 가르쳐 주시고
나고 죽음의 무상함을 말씀하시고
주인도 즐거운 존재도 없음을 설하셨다네.
큰 이름의 깃대를 세워
마군(魔軍)의 무리들을 쳐부수었고
나아가고 물러남에 기쁨과 슬픔 없이
생(生)을 업신여기고 적멸(寂滅)을 찬탄하셨네.
건너지 못한 이 건너게 하고
벗어나지 못한 이 벗어나게 하였으며
고요하지 못한 이 고요하게 하고
깨닫지 못한 이 깨닫게 하셨네.
모니(牟尼)께서는 적정(寂靜)한 도로써
중생을 거두어 주셨으나
중생은 거룩한 도를 어겨
모든 바르지 못한 업 익힌다.
마치 큰 겁(劫)이 다한 것처럼
법을 가진 어른은 길이 잠이 드셨네.
두터운 구름은 벼락을 울려
수풀을 꺾고 감로를 내릴 때
젊은 코끼리들 가시 숲을 꺾었고
마음 수양하는 이들을 이익되게 하였네.
그러나 구름은 흩어지고 코끼리는 늙었나니
이는 다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네.
한 견해 부수고 한 견해 이루고
세상에서 건질 건 이미 건졌네.
모든 삿된 주장 무너뜨려
자재로운 도(道)를 이미 얻으시고서
이제 크게 고요함에 한 번 드시니
세간을 구호해 줄 사람 없구나.
마왕(魔王)의 그 많은 군사들
무기를 휘둘러 천지를 흔들면서
모니란 높은 분을 해치려 하였으나
끄덕도 못하게 하였거늘
어떻게 갑자기 하루아침에
무상이란 악마에게 넘어졌는가.
하늘 사람은 널리 구름처럼 모여들어
허공을 가득 메우고
다함 없는 나고 죽음 두려워해
마음으로 크게 근심하였네.
이 세간의 멀고 가까움 없이
천안(天眼)으로 모두 비추어
그 업보(業報)를 자세히 살펴보기
거울 속의 모양을 보시듯 했고
또 천이(天耳)는 가장 밝게 트여
어떤 먼 곳의 소리도 못 듣는 것 없으셨네.
허공에 올라 모든 하늘신을 교화하고
인간 세계에 노니시며 사람을 교화하실 때
몸을 나누었다가 몸을 합하고
물을 건너도 젖지 않으셨네.
과거의 생(生)을 모두 기억해
몇 겁(劫)이 지나도 잊지 않았고
모든 감관[根]을 경계에 놀려
많은 사람의 각기 다른 생각을
남의 마음을 아는 신통의 지혜로써
일체 모두에 대해 다 아셨네.
신통의 깨끗하고 묘한 지혜는
평등하게 일체를 관찰했고
일체의 누(漏)를 두루 다하여
그 모든 일을 이미 마치셨거늘
그 지혜는 유여계(有餘界)를 버려 두고
지혜는 쉬어 길이 잠드셨구나.
중생의 굳세고 강한 마음도
그를 보면 부드럽고 연하게 되며
근기가 둔한 모든 중생들
그를 보면 지혜가 밝아지고 날카로워지네.
한량없는 나쁜 업의 허물도
그를 보면 제각기 통하는 길 얻었으니
하루아침에 갑자기 길이 잠드심이여
그 누가 다시 그런 덕 나타내리.
이 세간은 구호할 사람이 없어
희망이 끊어지고 숨길이 막혔으니
그 누가 맑고 시원한 물을
그들에게 뿌려 다시 살아나게 하리라.
할 일은 스스로 일해 마치고
대비(大悲)한 마음 이미 영원히 쉬었으니
이 세간 어리석음의 그물
누가 장차 그것을 다시 찢으며
나고 죽음의 빠른 흐름을 향해
누가 장차 말하여 그것을 돌리리.
중생의 어리석고 미혹한 마음에
누가 있어 고요한 도(道)를 말하며
누가 있어 안온한 곳을 보이고
누가 있어 진실한 이치를 나타내며
중생들은 큰 고통 받고 있는데
누가 자비스런 아비되어 구제하리.
비유하면 많이 외우는 이 도리어 뜻을 잊고
말[馬]은 주인이 바뀌어 위엄 잃으며
임금이 나라 잃고 망한 것처럼
세상에 부처님 없음도 또한 그러하구나.
많이 알아도 말솜씨 없고
의사(醫師)가 되어도 지혜 없으며
임금이 광영의 모습을 잃은 듯
부처 멸하자 세상은 빛을 잃었네.
좋은 말[馬]은 훌륭한 말 조련사 잃고
배를 탔는데 뱃사공 잃었으며
삼군(三軍)은 훌륭한 장군을 잃고
장사꾼은 그 길잡이 잃었다네.
병든 이는 좋은 의사를 잃고
성왕(聖王)은 일곱 가지 보배를 잃었으며
뭇 별은 밝은 달 잃고
목숨을 아끼는 이는 목숨 잃은 것처럼
세간도 또한 그와 같아서
부처 멸하자 큰 밝음을 잃었네.”
이와 같이 저 아라한은
해야 할 일을 이미 다해 마치고
모든 누(漏)가 이미 다하였으나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기 위해
슬퍼하고 아쉬워하며 되풀이해 말하고
부처님 덕 찬탄하고 세상 고통 늘어놓았네.
아직 탐욕을 떠나지 못한 이는
슬피 울면서 스스로 견뎌내지 못하고
모든 번뇌[漏]가 다한 사람은
오직 나고 죽는 괴로움을 한탄하였네.
그때 저 모든 역사(力士) 대중들
부처님 이미 열반하셨단 말 듣고
어지러운 소리로 슬피 통곡할 때
마치 고니떼가 소리개 만난 것 같았네.
모두 몰려 와서 사라쌍수로 갔는데
여래께서 영원히 잠드시어
다시 깨어날 기색 없는 것 보고
가슴을 치며 하늘에 울부짖음이
마치 사자(師子)가 송아지를 잡을 때
뭇 소들 어지럽게 울부짖는 것 같았네.
그 중에 한 역사 있었는데
마음으로 이미 바른 법 즐겼나니
거룩한 법왕(法王) 이미 대열반에
드신 모습 분명히 보고 말하였네.
“중생들 모두 잠들었을 때
부처님께서는 깨우쳐 일어나게 하시더니
이제 도리어 대열반에 들어
결국엔 영원히 잠드셨네.
중생들 위해 법의 깃대 세웠다가
이제 하루아침에 무너졌구나.
여래는 지혜의 태양으로서
큰 깨달음으로 밝게 비추셨으니
정진(精進)은 뜨거운 불꽃이 되고
지혜는 일천 광명 빛내어
그 모든 어둠을 멸하였건만
어찌 다시 영원히 어둡게 되었는가.
한 분의 지혜로 삼세(三世)를 비추어
두루 중생의 눈이 되었건만
이제 갑자기 눈이 멀어
온 세상 나아갈 길 알지 못하네.
나고 죽음은 큰 강물이요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은 큰 물 흐르는데
법의 다리 하루아침에 끊어졌으니
중생들은 영원히 빠져 헤매리라.”
그때 그 모든 역사들
슬피 울어 부르짖으며
혹은 소리 없이 남몰래 탄식하고
혹은 몸을 던져 땅에 뒹굴며
혹은 잠자코 깊은 생각에 들고
혹은 번민하여 길게 신음하였네.
금ㆍ은 보배로 꾸민 상여에
향과 꽃 장식하여 장엄 갖추어
여래의 몸을 편안히 모시고
보배 장막으로 그 위를 덮었네.
당(幢)과 번(幡)과 꽃 일산 갖추고
갖가지 풍류잡이와
모든 역사(力士)의 사내와 아낙들
앞뒤로 따르며 공양에 힘썼네.
모든 하늘은 향기로운 꽃 뿌리고
공중에서는 하늘 음악 연주하니
사람과 하늘 하나같이 슬퍼하고 탄식하며
소리를 합해 다 같이 서러워했네.
성 안으로 들어가 마주친 사내와 여자
어른과 아이들의 공양 받아 마치고
용상문(龍象門)을 나와
희련(凞連)강을 건너서
과거의 모든 부처 멸도하셨던
지제(支提)에 이르렀네.
지제(支提): 범어로는 caitya라고 함. 묘(廟)ㆍ영탑(靈塔)의 의미. 불교가 흥기하기 이전에는 신령이 머문다고 믿어졌던 커다란 신령스런 나무를 의미했음. 종종 탑(塔:stūpa)과 혼용되기도 함
우두전단향(牛頭栴檀香)과
또 갖가지 이름 있는 향나무를
부처님의 몸 위에 올려놓고
또 갖가지 향유(香油)를 붓고
그 밑에다 불을 지폈는데
세 번을 지폈으나 타지 않았다네.
그때 저 대가섭(大迦葉)이
먼저 왕사성(王舍城)에 머물다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려 한다는 말 듣고
그 권속을 데리고 거기서 올 때
깨끗한 마음으로 묘한 서원(誓願)을 세워
세존의 몸 뵙기 원하였나니
그 간절한 소원 있었기 때문에
불은 자꾸 꺼지고 붙지 않았다네.
가섭과 그 권속 이르러
슬피 탄식하면서 존안을 우러르고
두 발에 공경하여 예배하자
그제서야 비로소 불이 붙었네.
마음에 번뇌 불 끊어졌으니
바깥 불은 그것을 태우지 못하고
한낱 바깥 가죽과 살을 태우더라도
금강(金剛) 같은 참된 유골은 남아 있었네.
향유가 이미 다 타고 난 뒤에
금병에 그 유골을 주워 담았는데
법계(法界)가 다하지 않는 것처럼
유골이 다하지 않음 또한 그러하였네.
금강과 같은 지혜의 열매는
수미산처럼 움직이기 어려워
저 힘센 금시조(金翅鳥)도
능히 움직여 옮기지 못했는데.
이젠 보배 병 속에 담겨져
세상을 따라 흘러 퍼지게 되었으니
이상하여라, 세간의 힘이여
적멸(寂滅)의 법을 능히 굴릴 적엔
그 덕의 칭송 널리 흘러 퍼져
시방(十方)에 두루 가득 찼었건만
세상 이치를 따라 영원히 적멸하시자
오직 유골만 남아 있구나.
큰 광명이 천하를 비추어
중생들 모두 그 광명 입었건만
하루아침에 빛을 감추고
그 유골만 병 속에 담겼구나.
금강 같은 예리한 지혜는
번뇌의 괴로운 산을 부수어
온갖 괴로움이 그 몸에 쌓였어도
금강과 같은 뜻은 능히 편안케 하시어
큰 고통을 받는 모든 중생들
모두 그 고통 멸하게 하시더니
그러한 금강 같으신 몸도
이제는 불에 타고 말았구나.
저 모든 역사 무리들
용맹하고 건장하기 세상에 짝할 이 없어
원수들이 주는 고통 꺾어 항복받아서
괴로운 이 구제해 귀의하게 하였고
친한 사람 고난을 겪을 때에도
뜻이 굳세 근심이 없었는데
이제 여래의 멸도하심 보고는
모두 근심하고 슬퍼하며 눈물 흘렸다네.
건장한 몸에 기운은 왕성하고
그 교만은 천운[天步]을 업신여길 정도거늘
이제 근심과 괴로움 그 마음 핍박하여
성으로 들어갔을 때 마치 빈 못 같았네.
사리(舍利)를 가지고 성 안으로 들어갈 때
거리마다 사람들 모두 공양하였고
높은 누각에 그것을 모셔 두자
하늘 사람들 모두 받들어 섬겼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