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경 제3권
27. 불설심나형자경(佛說審裸形子經)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서 유행하시면서 대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국왕이 있었는데, 범지 여자와의 사이에 아들을 하나 두어 그 이름을 지성(至誠)이라고 하였다. 외도이학(外道異學)으로 심나형자(審裸形子)라고도 하였다.
그 나형자는 지혜가 총명하여 특별히 뛰어난 지혜가 있어 강설하면 많은 사람에게서 항복을 받았다. 여러 경전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었고 널리 대중을 위하였으며, 그 국왕과 함께 대중의 도리에도 통달하여 세존에게로 갔다.
그 니건(尼揵:裸形外道)에게는 네 명의 손위 누이와 동생이 있었는데 범지로 인한 태생이기 때문에 외도의 학문[異學]을 공경하고 좋아했다. 첫째의 이름은 도찬(饕餐)이며, 둘째의 이름은 흥탐(興貪)이고, 셋째의 이름은 금성(金誠)이고, 넷째의 이름은 성설(誠雪)이었다.
그때 나형자는 이들을 부처님에게 보내서 세존을 시험하려고 모두 가서 법을 받아 경의 뜻을 알아내어 나에게 와서 그 뜻을 설명하라고 하였다.
이때 손위 누이와 동생들이 각각 말했다.
‘우리가 함께 사문 구담(瞿曇)에게 가서 그 거동과 행보와 나아가고 멈추는 것을 시험하고 그 장단점을 취하자.’
그들은 곧 함께 가서 집을 버리고 모두 사문이 되어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그때 부처님 세존께서는 세간의 비유를 들어 그들의 마음을 열어 교화하시고 근본에로 이끌어 보여주시며, 여러 감각기관이 따르는 바가 모두 공덕의 근본이며 스스로를 높이려는 생각을 버리고 교만을 없애서 다 아라한이 되게 하셨다.
그때 나형자는 모든 손위 누이와 동생들에게 물었다.
“시험해 보니 어떠한가?”
그들은 즉시 여러 가지 말로 세존을 찬탄하며, 경전과 법과 계율의 미묘함은 끝이 없다고 하였다.
그때 나형자는 그녀들의 말을 수용하지 않았다.
“너희들은 집안의 일로 시험하고 도를 어지럽히러 갔음에도 오히려 세존을 위한 소견을 취하고 그에게 미혹되어 속임을 당하였구나.
비유하자면 사람이 있어서 물 속에 들어가 더러운 것을 닦아 몸을 깨끗이 하려 했는데 오히려 물에 빠져죽는 것과 같나니, 너희들이 바로 그와 같다.
부처를 시험하고 그의 도의 뜻을 깨뜨리며 그의 거동을 보아 그 장단점을 취하러 갔음에도 오히려 구담을 위하여 미혹된 소견을 가지고 미혹되어 스스로 빠져 자기 자신을 건지지 못하게 되었구나.
비유하면 사람이 지나가다가 과수를 보고 좋은 과일을 취하려 했는데 오히려 금수나 호랑이에게 먹혀서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것과 같다.
사문 구담에게 가서 그를 시험하고 그의 법과 거동과 장단점을 취하여 나에게 와서 말하라고 하였더니, 오히려 그에게 빠지고 그에게 미혹되어 버렸구나.
비유하면 독사나 나쁜 벌레나 흉악한 사람은 오히려 친근하기 쉽고 믿기 쉽고 좋아하기 쉽고 상서롭고 안온한 법을 이루기 쉬운 것과 같아서 세존 구담은 이 공덕의 안온한 법을 구하지만 결국은 얻지 못할 것이다.”
모든 여인들이 대답하였다.
“세존의 도덕은 사람에게서 독사와 같은 허물이 많고 더러운 독을 버리게 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안온하고 적연하게 하며 허공이 오히려 티끌이 있다고 할 정도입니다. 여래 세존에게는 단점이 없으며 남녀가 그를 보면 안온해지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때 우리들을 위하여 미묘한 뜻을 설하니, 탄식하며 그의 도를 칭송했습니다. 우리들은 기뻐서 머리를 조아리고서 그에게 귀의했습니다.”
그때 비구들은 모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또한 외도인 나형자를 보니 나쁜 말로 불도를 비방하였습니다.
누이들을 나무라며,
‘너희들은 어찌하여 세존에게 귀의하였는가?
그 거동을 보고 장단점을 취하여 나에게 와서 말하라고 하였는데 오히려 미혹되어 그에게 빠져서 스스로를 구하지 못하게 되었구나’라고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형자는 네 명의 여인을 보내서 부처를 시험하고 그 장단점을 취하려고 하였지만 세존에게는 허물이 없으니 없는 것을 어찌 취하겠느냐?
부처는 그들의 마음을 열어 교화했으며 그들로 하여금 득도하여 집착이 없게 하였느니라.
아주 오랜 옛날 세상에한 국왕이 있었는데 그 이름은 가린(迦隣)이었느니라.
다른 나라의 왕과 원수가 되어 그를 무너뜨리려고 네 명의 딸들을 보냈다. 그녀들은 단정하고 아름다웠으며 자태나 용모가 견줄 데가 없었다. 가서 그를 시험하고 그의 장단점을 취해서 안에 숨어 있는 도적이 되려고 아지왕(阿脂王)에게로 갔다.
그때 아지왕에게는 존귀한 태후가 있었는데 단정하고 아름다워서 존경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위신이 높고 뛰어난 덕이 무량하며 허물이 없고 부드럽고 온화하며, 거친 데가 없어서 그 이름이 멀리까지 알려졌으며, 편안하고 상서로우며 부드러웠느니라.
가린왕의 딸들은 아지왕의 공덕이 세간에서는 아주 드물고 그 명성이 팔방(八方)과 상하(上下)에 멀리까지 알려져 선양되지 않는 곳이 없다고 칭찬하였다.
그들은 가린부왕에게 말하였다.
‘저희를 보내서 시중을 들게 하고 좌우에 있으면서 받들게 하소서. 그 대왕의 덕은 뛰어나고 미묘해서 그에게 미칠 수가 없으며 허물이 없고 편안하고 상서로우며 거친 데가 없고 인욕을 잘하며 더러움이 없고 사람들과 말을 나누면 변재(辯才)가 뛰어나서 그 이름만 듣고도 즉시 그에게 항복합니다.’
그러나 부왕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아지왕의 나라는 대국으로 나라 이름은 허공(虛空)이라고 하였느니라.
왕이 머무는 처소에 대신이 한 명 있었는데, 그 이름을 세나(細那)라고 하였다. 총명하고 지혜가 성인의 경지에 이르러 그에게 미치기가 어려웠다. 갑작스러운 물음에도 즉시 대답하였으며 왕을 위하여 보좌했다.
그때에 가린왕은 딸들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나라를 떠나서 세나의 영토가 있는 곳에 무리들에 둘러싸여 같이 왔다.
아지왕은 옆의 신하에게 물었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는가? 내가 스스로 문을 열고 가버리면 이들이 다른 문으로 들어오지 않겠는가?’
곁에 있던 신하가 대답하였다.
‘두려워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천왕께서는 안심하십시오. 사자가 숲 속에 있으면서 수목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지금 여기에 머무시는 것도 그와 같습니다. 성곽은 안전합니다. 보호되어 걱정하실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스스로 그 문을 열면
오히려 그들이 이 나라의 경계에 들어오리니
고요한 곳에 있는 대사는
숲 속의 사자와 같도다.
안전하게 보호되니
자연히 두려워 할 것이 없네.
그 뛸 듯이 기뻐하는 나라의 왕이
어찌 안온하지 않으리.
사람은 그 말을 물 흐르듯 잘 논하였느니라.
아지왕은 가린왕이 재물에 대한 이득으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는 것을 듣고 나아가야 할 바를 생각하다가 곧 게송으로 탄식하였다.
이 일의 훌륭함은
미묘하며 측량할 수 없네.
이름난 덕이 널리 퍼져
여러 가지 악을 없애니
능히 법을 감당해 머물면
장차 여기에 대하여
속임을 당할 일 없으리.
그리고는 그 선인에게 물었다.
‘하늘의 제석신이시여, 가린국의 경계를 유행하는데 그 위신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그도 저의 덕에 대한 것을 들었을 것입니다. 저를 이기게 해주십시오.’
‘저 가린왕은 패배해 스스로 항복하게 될 것이다.’
그때에 아지왕은 그 여러 선인들은 끝내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여러 선인들이 말했다.
‘우리가 마땅히 이기게 하리라. 공덕의 무량함이 말한 바와 같도다.’
여러 신하들이 대답했다.
‘그러하옵니다. 대왕이시여, 선인들은 지성으로 하면 끝내 거짓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했다.
가린이 여러 번 이겼어도
이로 인해 항복하리.
아지왕이 계략을 잃었어도
선인의 말 이와 같도다.
훌륭하구나. 그 말의 올곧음이여
구하는 바에 실수가 없으리.
그러므로 이 말을 하니
자연에서 나오는 소리라네.
천왕은 마땅히 알 것이니
말을 정성껏 함이 이에 이르고
그 행하는 바에 방일함이 없으면
마땅히 이길 것이네.
또 아지왕이 말하였네.
마땅히 다시금 승리할 것이네.
이 지성(至誠)이란 무엇을 말함인가.
나를 위해 해설하라.
대신이 대답하였다.
‘일찍이 듣지 못했던 일입니다. 선인의 성스러움이 없이는 강한 자를 교화하기가 어렵습니다. 날카로운 칼을 손에 잡고 그 모습도 두렵습니다.
장부인 남자는그 백성으로 인해 그 덕의 근본을 이어가고 또한 그를 항복시켜도 자기에게 돌아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아지왕은 대장부로서 방편을 씀이 이와 같았다. 그 권속도 화순하며 가르침을 이어받아 다른 마음을 갖지 않았으며 뜻을 잃지 않고 하는 것도 더할 나위가 없으며 위덕이 높고 높았다.
만일 아지왕이 승리하지 못한다면 천왕은 이제 스스로 그를 돌보아 그 왕의 용맹과 계책과 방편에 미칠 이가 없게 하여 마침내는 패배하지 않게 할 것이다.
설령 믿지 않더라도 또한 스스로 자기 눈으로 보게 될 것이니, 게송으로 말하였다.
방책과 존귀한 계획은
때를 알아서 더욱 정진하고
용맹하고 방편에 능하니
이를 살핀즉 승리할 것을 아노라.
아지왕은 덕과 인내로 이름났고
여러 가지 성내는 마음을 열어 교화한다.
아지왕이 참고 견디니
가린왕을 정녕 이길 것이네.
그때 왕은 말을 듣지 않고 군사를 일으켜서 아지국으로 갔다.
그 뛸 듯이 기뻐하는 병사와 대신은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용맹하게 정진하니, 위없는 마음으로써 화합하여 서로 분열되지 않았다.
또 아지왕은 용맹하고 그 힘이 막강하여 때에 맞추어 가린왕을 이겼다.
가린왕이 항복하고 스스로 와서 배알하여 생포되었으나, 곧 그를 놓아주었다.
이때 천제석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현성은 인욕을 찬탄하고
여러 가지 성냄을 교화하여
가린왕을 항복시키고
아지왕이 이겼노라.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가린왕이 누구인지 알고 싶으냐? 심나형자가 바로 그이니라.
아지왕은 나였느니라. 뛸 듯이 기뻐한 대신은 사리불이었으며, 제석은 아난이었느니라.
그때 서로 따르고 서로 한 무리가 되어 의리로 서로 교화하고 상하가 서로이어 받은 것이 지금도 이와 같으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