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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파 김상용의 시중에 "남으로 창을 내겠소"라는 시가 있다,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을라요. 갱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농자 천하 지 대본'이란 말이 있고
이것은 농사를 짖는 일이 천하에 가장 근본이 되는 일이라 하여 농사 짖는 일을 우리 조상들은 중요시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젊은이 들이 꿈을 잃고 3포(연애,결혼,출산)에서, 5포(취업,내집마련추가)로, 5포에서
7포(인간관계,미래희망추가)로 가며, 희망을 잃어 가고 꿈마져 잃고 헬 조선을 외치면서 농사 짖기를 싫어 한다.
TV프로에
나오는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에 나오는 사람들을 볼 때 마다 신선 처럼 사는 모습이 부러울 때도 있지만 그들도 저녁에 모닥불
옆에서 늘어 놓은 사연을 보면 모두가 구차하고, 인생에서 실패하고 산에 와 도사 처럼 사는 사람들일 뿐,
귀농이나 귀촌을
좋아한 청년은 드물다. 우리가 어렸을 적 "소동"이라 하여 동내 청년들이 20 여명씩 모여 단체로 무더운 여름에 토비를 작만하기
위해 산에 가서 풀을 한 지게씩 뜯어온다.
북과 꽹과리를 치며 일렬로 풀을 베러 산에 오른다. 제일 앞에 선 사람이
동네에서 제일 독똑하고 야무진 총각이 '농자 천하 지 대본'이라는 팻말을 지게에 꽂고 가는 것을 기억한다.
이렇게 해서
약 한 달 간 돌아가면서 품 아시를 하며 더운 여름에 즐거운 마음으로 농사일에 일조 했던 것이다. 당시 청년들은 긍지와 자부심으로
농사일을 했었다.
월파 김상용의 시에 "강냉이가 익거들랑 함께와 자셔도 좋소!"라는 문구가 갑자기 생각나서 월파의 시를 읊어
보았다.
친구중에 농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가 있다. 마음에 근심과 고통이 몰려 올 때 뙤약볕에서 밀집 모자를
쓰고 밭에 앉아 김을 메노라면 흐르는 땀과 함께 모든 근심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경기도 양지에서 이 가믐에 옥수수를
재배하여 손수레에 80키로 정도를 싣고 친구들을 주기 위해 뻐스와 지하철을 갈아 타고 모임 장소인 시내 식당까지 왔다는
것이다.
특이한 것은 우리보다 나이 많이 먹은 노인들이 옥수수 나르는 서투른 광경을 보고 크게 꾸짖으면서 요령을 가르쳐
주더라는 것이다.
그 노인들이 볼때는 최고 학부를 나오고, 대기업에 사장을 했던 들 ,농사일과 물건나르는 일에는 그를
서투른 어린얘로 보았을 것이다.
진짜 자연인은 모두가 다 계급이 없고 자연에 오래 동안 순응하고 따르는 자가
선배요, 달인이고, 선생일 것이다.
송담의 친구 사랑은 옥수수를 선물 받은 친구들의 마음을 사로 잡기에 충분하다.
돈으로 쉽게 사준 물건은 그냥 잊혀져 버린다.
그러나 이렇게 힘들게 베푸는 배려는 기억에 오래 간다. 돈내고
노래방이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보다는 월파의 시처럼 새소리를 공짜로 들으니 이또한 한가지 즐거움이지....
이조 때
남효온이라는 사람은 당파사움에 밀려 모든 관직을 버리고 유람하면서 세월을 보냈다 한다. 특히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 넓은 세상과 온갖
지혜로운 학설을 떠 올리며, "이 모든 것이 산 아래에 있는 것 만 같아 허망하지 않은가!"고 시를 읊었다고 한다.
모든
것을 잊고 밭에 나가 땀흘리며 열심히 가꾼 옥수수를 친구들에게 선물한 송담의 생활인다운 삶이야 말로 신선이나 다름없고, 이는 바로
진짜 농자요,진짜 자연인이 아닌가!
다시 한 번 옥수수 고맙네. 친구들 산이나 들에 나가 땀 한번 흘려
보세나. 시원한 당구장도 좋지만 농사 짖는 재미도, 신선에 도달 할 수 있다네...
친구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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