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잔치국수 명가
경상도 사람들은 왜 그렇게 국수를 좋아할까? 대구·경북지역이 1인당 건면(乾麵)소비량 전국 최고라는 건 알려진 사실. 그런데 국수 선호가 그리 오래된 전통은 아니다. '천년한식견문록'을 쓴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안동국수는 있었지만 경상도 지역에 국수 전통은 없었다"고 했다. 정 교수는 조금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았다. "1945년 광복 후, 주로 1950년대 미국은 차관으로 잉여농산물을 제공했습니다. 싼 밀가루가 다량으로 공급되면서 면식(麵食)문화가 퍼진 겁니다. 전라도는 예부터 음식이 발달했지요. 면식문화가 파고들 틈이 없었지요. 경상도는 음식문화가 확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국수를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서울·수도권에서 파와 유부, 김 따위 생(生)고명을 올린다면, 경상도에서는 데친 부추·숙주나물·달걀 지단·볶은 깻가루 등 익힌 고명을 올리는 곳이 많다. 국수와 고명, 비빔장, 육수를 따로 주고 원하는 대로 먹도록 하는 점도 특징이다.
-
- ▲ 국수도, 반찬도, 팥죽도, 밥도 마음대로 양껏 먹을 수 있는'뷔페식 잔치국수집' 부산 '대저할매국수'. / 조선영상미디어 김승완 기자 wanfoto@chosun.com
부산
>> 구포촌국수_ 잔치국수 딱 하나만 내는 집. 국수사리 추가 주문이 안 되니 처음 주문할 때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 뜨거운 멸치육수를 작은 양은주전자에 따로 내고 손님이 원하는 대로 부어 먹게 한다. 단 남기면 안 된다. 벌금을 내야 한다. 왜 국수사리 추가가 안 되는지, 국수를 받아보면 안다. 삶는 솜씨와 타이밍이 절묘하다. 중면에 단무지채ㆍ데친 부추ㆍ양념장ㆍ깻가루 따위를 올려 낸다. 남해산 멸치로만 우려낸다는 육수가 언뜻 탁해 보이나 맑고 구수하고 깊다. 겨울철(12~2월)에는 오후 7시 문 닫는다. 국수 3000원(곱빼기 3500원, 왕 4000원) 부산 금정구 남산동 989-13(051)515-1751
-
- ▲ 부산 '구포촌국수'. / 조선영상미디어 김승완 기자
>>대저할매국수_ 맛집은 고사하고 식당이 있을 법하지 않은 공장지대에 있다. 한가운데 큼직한 테이블이 있고, 여기에 반찬 20여 가지가 놓였다. 밥도 있고 팥죽도 있다. 국수와 멸치육수, 각종 고명이 한쪽에 있다. 1인당 4000원만 내면 마음껏, 무제한 먹을 수 있다. 이른바 뷔페식 국숫집. 처음에는 국수를 국물에 말아 냈다. 그러다 주인 손순연씨가 국수 삶는물에 팔을 데었다. 궁여지책, 삶은 소면과 국물을 상에 놓고 손님들에게 마음대로 먹게 했다. 이게 대박을 쳤다. 갓 삶아낸 쫄깃한 소면을 즐기긴 어렵지만 장작불로 은근히 끓인 육수와 잔칫집처럼 푸짐한 반찬, 독특한 분위기
를 즐길 수 있다. 부산 강서구 대저1동 332-18 (051)973-0837
대구
>>할매칼국수_ 칼국수 명가가 많은 것으로 유명한 대구에서도 알아주는 칼국수집이지만, ‘세면국수’이라 불리는 잔치국수 맛도 최고로 꼽힌다. 대구식 맑은 멸치국수장국은 비린 맛 없이 얌전하고 개운한 맛이라 냉국수로 낼 정도다. 고명이 특이하다. 쇠고기ㆍ버섯 볶음, 감자채 따위가 볶은 호박ㆍ김가루ㆍ깻가루와 함께 올라간다. 남은 국물에 딸려 나오는 보리밥을 말아 먹어야 제대로 된 마무리다. 대구 남구 대명2동 1805-5 (053)651-7969
-
- ▲ 대구 '할매칼국수'. / 조선영상미디어 김승완 기자
>> 국수마을_ 한눈에도 예사롭지 않다. 누런 양푼에 찰랑찰랑 넘칠 듯 담아준다. 국물이 빨갛다. 여기에 면을 말고 데친 부추만 올려 낸다. 멸치 맛이 진하고 매콤한 국물과 쫄깃한 면, 부추의 씹히는 맛이 여느 잔치국수집과 다른 개성이 있다. 반찬으로 나오는 청양고추는 벽에 ‘위경련을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하라’ 는 경고를 붙여둘 정도로 맵다. 일요일 쉰다. 잔치국수 3000원. 대구 북구 노원동 노원1가 503번지 (053)355-4724
김해
>> 대동할매국수_ 경상도 지방 잔치국수의 대표적인 형태로 자리 잡은 '대동국수' 타입을 처음 유행시킨 집. 단무지채·데친 부추·양념장·김가루·깻가루에 땡초를 곁들인 중면에 양은주전자에 담긴 멸치육수를 부어 먹는다. 50년 전통이 느껴지는 깊고 묵직한 맛의 멸치육수와 잘 삶은 면발이 조화롭다.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으로 그만일 듯. '땡초'라 불리는 매운고추를 듬뿍 올려 칼칼하게 먹어야 제맛이다. 국수 3000원(곱빼기 3500원, 왕 4000원). 일요일은 쉰다. 경남 김해시 대동면 초정리 13 (055)335-6439 친척이 운영하는 부산 분점(051-335-7230)도 유명하다. 아지매국수(김해시 대동면 초정리 47·055-335-1277)는 대동할매국수에서 오래 일했던 '아지매'가 차렸다. 장터국수(김해시 대동면 초정리 13-470·055-335-8430)도 대동 국수골목에서 빠지지 않는 집이다. 가격은 세 집 모두 국수 3000원, 곱빼기 3500원, 왕 4000원으로 같다.
첫댓글 우와..맛있겠당... 미소야 국수좋아하는건 거짓말 좀 보태가지고 우리동네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는거 아닙니까...
국수 삶는거..그것또한 미소야가 끝내준다는거 아닙니까.. 사람들 수에 따라서 딱 맞게 삶는 기술도 있구요.
사람 50명이면 몇단. 100명이면 몇단까증 알고 있지요. 100명 국수 사람들 셋이면 1시간안에 입에 들어가게 만들지요.ㅎㅎ
우와 .. 진짜로 맛있게다.. 잘먹고 갑니다.. 사실은 침만 흘리고 가유...ㅋㅋ
잔치국수를 연이어일(아홉끼)동안 .
그것도 곱빼기로…….
그러고도 물리지 않았다면 믿으실래요.
믿거나 말거나요.
그러나 다 사실이랍니다.
그런 사람 있으면 나와보세요.
(검지 손가락 세우고) "요기요기 붙어라."
언제 한번 잔치국수 먹으러 갈까요..
기분좋은 시간 되세요
대구의 할매칼국시맛이 유명하긴 한모양 입니다~~~
둘이먹다 한 사람 죽어도 모를만큼 정구지 씹히는 맛이 좋아요~~~
평소 국수를기는 편이 아닌데
사진으로 보니 먹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드네요
남산동 에 함 가서 시식 한번
해 봐야 겠읍니다
카페지기님 저 보고 하는 말씀 같네요내내 주어도
박하향 누님도 국수를 좋아 하시는
모양인디 저는 한
좋읍니다 잔치국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