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약간의 번역업에 종사하고 있는 molie입니다.
다른 지방에 놀러가거나 출장갈 때 자투리 시간이 조금 남을 때가 있습니다. 역에는 도착했지만 기차시간까지는 조금 많이 남을 경우, 그 시간이 아까울 경우가 있지요.
그래서 제가 잘 아는 지역인 부산역을 중심으로 하여, '부산역 부근에서 두 시간 보내기'부터 하여 몇 개 글을 쓰겠습니다. 제가 소개하는 곳은 대부분 돈이 별로 들지 않는 코스입니다. 시간대별 소개 글은 아마, 두 시간, 네 시간, 여섯 시간, 어쩌다 1박할 때 정도가 되겠네요. 각 시간대별로 한 편은 아니고, 어떤 경우는 두 세 개의 글을 올릴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면 오늘은 첫번째 순서로, '부산역 부근에서 두 시간 보내기(1)-버스 정류소와 333번 버스'입니다.
먼저 부산역 앞 지도를 보겠습니다.
이 시리즈를 읽으시는 분은 이 지도를 앞으로 여러번 보게 될 것입니다.
버스 정류장마다 A,B,C,D 등 순서를 붙여놨는데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부산역이 있는 장소를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부산역 일대는 부산시 동구 초량동입니다. 초량이라는 곳은 예전에, 즉 임진란 이후에 왜관이 있었던 곳입니다. 구체적으로 왜관이 부산역 앞에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이것은 다음에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어쨌든 이곳은 임진왜란을 비롯하여, 왜관, 부산개항 등의 역사가 어우러진 곳입니다. 지금 부산역이 있는 곳은 평지인데, 그것은 이곳을 매립했기 때문입니다. 부산 도심에 원래 평지였던 곳은 별로 없습니다. 평지는 대부분 부산개항 이후에 매립을 한 곳입니다.
부산역 앞의 I (아이) 정류소는 종합환승장입니다. 서면, 남구, 해운대, 동래 쪽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는 편리한 시설입니다만, 이 글을 쓰는 지금 현재는 사용되지 않습니다. 그 장소의 바로 아래에 지하도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죠. 이 공사가 끝나면 부산역에서 에스컬레이터로 내려와서 지상의 광장을 거치지 않고 지하상가-지하철 역으로 통하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 서면, 남구 방향 버스를 타는 방법은 B와 D까지 가서 버스를 타는 것입니다.
그림의 I 지점에 횡단보도가 있는데, 이곳을 건너면 여러 노선의 버스정류장이 있습니다. 그림의 C는 영도방면 버스를, 그리고 E와 F는 서구, 사하구 방면 버스를 타는 곳입니다.
제가 설명드리는 곳은 짧은 시간의 도보를 위한 코스이므로, 제가 안내하는 곳을 가기 위하여 이곳에서 버스를 탈 일은 별로 없을 겁니다. 이런 버스들은 하루 이상의 일정이 필요할 때 타면 됩니다.
그런데 오늘 설명하는 333번 버스는 다릅니다. 이것은 그야말로 두 시간 이내의 짬이 날 때 탈만한 버스입니다.
그림의 G에 보면 버스정류장이 둘 있는데, 한 개는 부산시티버스(시내관광버스), 한 개는 333번 버스 정류장입니다. 333번 버스는 부산 동구 산복도로를 한바퀴 도는 순환버스입니다. 특별하게 생긴 것도 아니고, 그냥 시내버스입니다. 요금도 시내버스 요금 내고 타면 됩니다. 그러면 이 버스는 부산역 맞은편에 보이는 산동네를 한바퀴 돌았다가 부산역으로 돌아옵니다. 운행시간은 약 30분입니다. 산동네를 돈다는 것은 그곳의 산복도로를 통과한다는 말인데, 그곳에서 내려다보면 부산항이 한눈에 보이겠지요? 거기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저그런 풍경이지만, 바다를 별로 접하지 않는 곳에서 오신 분들에게는 괜찮은 구경거리가 될 것입니다.
333번 버스를 타고 서너번째 정류장에 내려서 밥을 한그릇 해도 됩니다. 부산고등학교 정류장 앞에 내리면, 그곳은 불백집으로 유명한 초량육거리입니다. 불백은 아마 불고기 백반의 준말이겠죠? 대여섯 개 불백집들이 그곳에 줄을 서 있습니다. 한그릇 7천원.
이밖에는 333번 코스 주변에 아주 특별한 장소는 없습니다. 그냥 항구를 조망하는 의미가 있다는 정도. 그렇지만 코스에 있는 학교를 지나치면서 운동장 구경은 할 수 있겠네요. 부산고등학교는 추신수, 안철수, 조갑제 등이 졸업한 학교이지요.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컴퓨터과학고등학교의 졸업생 가운데는 탁구선수 현정화가 있습니다.
그리고 부산항을 내려다보면서, 부산 사람들은 왜 산비탈에다 집을 지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부산의 산동네는 1945년~1953년 사이에 대부분 조성되었습니다. 즉, 해방직후 일본에서 귀환한 사람들이 살기 위하여 산에 움막같은 집을 짓고 살기 시작했으며, 한국전쟁 이후에는 피난민들이 집을 지었습니다. 부산의 산동네는 동구(부산역 맞은편)뿐 아니라 서구와 영도구에도 많은데, 특히 동구와 중구(국제시장 뒷편)의 산동네는 부산항구와 관련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 이곳은 항구를 한눈에 내려바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항구에 배가 들어오면 이곳 주민들은 앞다투어 내려갔습니다. 하역 작업을 하기 위해서였죠.
자, 부산역 앞에서 두 시간 보내기 첫번째 순서는 여기까지 하고요, 며칠 있다가 두 시간 보내는 다른 방법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첫댓글 어우 좋은방법이예요 시티투어운행하는 여행사에서 잠시 의전을 담당한적이 잇는데 아주 소싯적에 번역시작하기전에요 그때부터 왜 스카이라인을 이용한 관광상품을 못개발하는가 라는 생각을 햇엇죠 부산시는요 요즘은 뭔가 올라가는 트레일같은 것도 생겻다고 하는데 333번버스에대해서는 부산토박인데도 알지못햇네요 재미난글 감사
예전에 부산역 근처에서 일을 보고 딱 한 시간 남아서 당황했던 기억이 나네요. 부산에 가면 사방이 바다인 줄 알았는데 높은 빌딩만 즐비하고.. 그냥 역사 안에서 밥만 먹고 돌아와서 좀 아까웠어요. 다음에 갈 일이 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높이 올라가셔야 ㅎㅎ보이는거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