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17일 수요일, 맑음.
에르베 광장(Piazza delle Erbe)으로 간다. 고풍스러운 건축 양식의 카페와 건물로 둘러싸인 유서 깊은 광장이다. 광장에는 시장이 열려 노점상이 가득하다. 에르베 광장은 베로나를 대표하는 광장 가운데 하나다.
고대 로마 시대에는 포룸(Forum)이 있던 자리였다. 중세 시장이 열리던 기둥(Colonnadal Mercato)이 있다. 지금은 카페와 레스토랑, 기념품 상점 등이 모여 있어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광장을 천천히 둘러보다 보면 베로나의 오랜 역사와 활기찬 일상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먼저 한 동상을 만났다. 셰익스피어 동상인줄 알았는데, 시인 베르토 바르바라니(Berto Barbarani) 동상이다.
베로나 방언으로 시어를 사용한 유명 시인이란다. 광장에는 라 베를리나(La Berlina)라는 역사적인 석조 구조물이 남아 있다. 14세기 건축물이다.
중세 시대에는 법적인 처벌을 받은 사람을 이곳에 세워 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알리는 장소로 활용되었다. 도시 판사들이 선고를 내리는 장소였다.
당시에는 죄를 지은 사람에게 사회적 경각심을 주기 위한 공개 처벌의 성격을 지녔으며, 오늘날에는 베로나의 중세 사법 문화를 보여주는 역사 유적으로 남아 있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는 라지오네 궁전(Palazzo della Ragione)도 있다. 현대미술과 고대 미술이 전시되어있다. 이 복합 단지의 일부인 람베르티 탑은 별도의 입구가 있다.
1172년에 건립된 84m의 람베르티 탑(Torre dei Lamberti)이 광장과 시내를 굽어보고 있다. 람베르티 탑은 베로나에서 가장 잘 알려진 전망 명소 가운데 하나다.
탑 꼭대기 전망대에서는 베로나 시내와 붉은 지붕이 이어지는 구시가지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베로나의 역사적인 건축물로 중심을 잡고 있다. 하얀색 마피이 궁전(Palazzo Maffei Casa Museo)도 아담하다.
17세기에 건축된 바로크 양식의 궁전이다. 그리스신들의 조각상이 보인다. 베네치아 공화국의 상징인 사자상이 기둥 위에 있다. 이곳도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미술품과 고가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찾는다.
오래된 가구들 위에 다른 작품들을 올려놓은 경우가 많았는데 가구 그 자체가 굉장히 멋있단다. 광장에는 라 치빌타 이탈리카(La Civiltà Italica)라는 기념상도 구석에 있다. 검을 들고 있는 형상이다.
제 1차 세계대전 중 오스트리아의 공습으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조형물이란다. 광장 중앙에는 마돈나 성모 분수대(Fontana di Madonna Verona)가 자리를 잡고 있다.
베로나 성모 분수는 광장을 장식하는 가장 오래된 기념물로, 약 2천 년 전에 세워졌다. 하단부는 왕관을 쓴 네 개의 머리로 이루어져 있다.
왕관에는 고딕체로 역사 또는 전설에 따라 베로나의 주요 사건에 참여했던 인물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상징을 완성하기 위해 조각상의 머리에는 빛나는 왕관이 씌워져 있다.
두 손에는 베로나 시의 옛 표어인 "이 도시는 정의를 실현하고 칭송을 사랑하는 도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리본이 들려 있다.
이 건축물은 델라 스칼라 총독의 지시에 따라 인근 개울에서 광장으로 물을 끌어오는 수리 프로젝트의 성공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로마 시대의 유물들을 조립하여 만들어졌다.
역사적인 건축물 마잔티 하우스(Case Mazzaanti)는 500년대의 인상적이고 다채로운 프레스코화로 완전히 덮인 외관이 특징이다.
16세기와 17세기 베로나에서는 도시의 가장 저명한 가문들의 궁전 외관이 종종 전면에 프레스코화로 장식되었다. 이는 도시의 품위에 기여하고, 부와 좋은 취향을 과시하는 동시에 돌에 새겨진 장식에 비해 비용을 절약하는 방법이었다.
당시 많은 중요한 베로나 예술가들이 이 작업에 고용되었다. 프레스코화가 그려진 궁전의 수가 워낙 많아 베로나는 'urbs picta'(그림 도시)라는 별명을 얻었다.
우리는 다시 골목을 돌아 몬테키 가문의 저택 로메오(Romeo)의 집을 찾아갔다. 대문이 굳게 닫혀있다. 14세기 건축물이란다. 뒤편에 시뇨리 광장(Piazza dei Signori)을 둘러본다.
에르베 광장에서 조금만 걸으면 시뇨리 광장(Piazza dei Signori)이 나온다. 주변을 역사적인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어 베로나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광장이다.
중앙에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시인 단테(Dante Alighieri)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단테는 『신곡』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으며, 베로나와도 역사적인 인연이 있는 인물이다. 단테는 베로나에서 스칼리제리 가문의 후원을 받으며 머문 적이 있다고 한다.
단테는 <신곡>을 쓴 후 추방당하여 이곳 베네치아에 거주하였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가 처음 나온 것은 단테의 신곡의 연옥편이다. 서로 싸우는 두 가문의 카폴레티와 몬테키 이름이 있다. 이것이 이탈리아 작가 반텔로 작품의 주제가 되었다. 이 책의 영역 본을 보고 셰익스피어가 1594년 희곡으로 썼다고 한다.
이를 전후해서 이탈리아의 코르테도 16세기 말에 <베로나의 전설>이란 책을 썼단다. 코르테의 전설에 의하면 1303년경의 실화라고 한다. 스칼리제리 아치(Arche Scaligere)도 있다. 줄리엣의 집에서 조금만 걸으면 스칼리제리 아치(Arche Scaligere)를 만날 수 있다.
스칼리제로 무덤이라고도 한다. 이곳은 13~14세기 베로나를 통치했던 델라 스칼라(Della Scala) 가문의 묘역인 셈이다. 옛 법원(Cortile del Tribunale) 건물 앞에는 다양한 부조가 보인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나타내는 건물이다. 비문에는 메뚜기 떼가 너무 많아 "scurea el Sole"(태양이 어두워졌다)라고 적혀 있다.
17세기 문 옆에는 화약 밀수업자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는 "bóca del leon"(사자 입)이 있다. 당시의 중요한 사건들을 부조로 만들어 놓았다. 정치가, 혁명가들의 모습이다. 인디펜던차 광장에는 가리발디 장군의 기마상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올리브 나무가 있는 성당 앞에서 모두 모여 이제 식당을 찾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