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 동생>
신 현 득
“모습만 사람인 게 싫어.”
똑똑한 인형이 생각했지.
“삐노끼오처럼 완전한 사람이 되고 싶어.”
그러자면, 심장이 있어야 한다지.
숨쉴 줄도 알아야 된다지.
>
피노키오 찾아가서
동생이 되겠다며, 가르쳐 달래야지.
배워서 숨쉬는 인형이 되는 거야.
>
어린이로 살아가는 방법을
다 가르쳐 줄 걸.
소리 내어 웃고, 과자도 먹고….
뛰고 달리고, 공도 차고, 헤엄도 치고.
>
이름은,
피노키오 동생! ….
>
<감자의 자랑>
신 현 득
감자, 나는
아기들 영양소야.
투정부리지 않고 잘 노는
예쁜 아길 만났음, 좋겠어.
>
불에 구우면
“야, 나는 팍신하게 구운 감자다!”
삶으면
“야, 나는 뜨끈하게 삶은 감자다!”.
>
밥에 놓으면
감자밥.
국을 끓이면
감자국.
>
가루를 내면
“나는 감자 수제비다.”
“나는 감자 국수야.
”나는 감자떡!“
>
자랑이 많은 감자.
변신이 많은 감자.
어느 거나
”냠냠,“ 맛나지.
>
>
>
<나와 옷>
신 현 득
내가 입은 옷이 수작을 걸어 왔지.
“우리 둘이 몸을 바꿔볼래?”
>
”뭐 내가, 내 옷이 되란 말이냐?“
”그래, 아무도 모르게 살짝.“
그러자는 말을 했지.
>
나는 몇 개로 몸을 나눠 겉옷 속옷이 됐다.
윗도리 , 아랫도리가 되었어.
허리끈을 걸쳤지.
>
나는 옷이 할 일을 챙겼지.
”옷은 단정해야 한다.“
”옷은 깨끗해야 한다.“
>
그래도 옷에는 땀이 배고, 때가 묻는 걸.
”저건 빨래방망이 아닌가?
저놈이 나를 돌 위에 놓고 두둘길 거지?
>
아니었지. 빠래방망이는 집안의 유물일 뿐.
세탁기가 나를 휘둘리고 짓이기며, 때를 빼는군.
- 툴툴툴툴 ….
>
기절을 할 뻔했지.
얼마 뒤 세탁기에서 나와
빨랫줄에 걸려 몸을 말렸지.
>
그러다가 나는 사람의 몸으로 돌아와 옷에게 한 말.
“옷이 내 몸을 지켜주기 위해 고생하는 걸 알았다.
고마운 게 옷이야.”
>
사람이 돼본 옷이 하는 말.
“사람의 생활이 아주아주 힘들던 걸.”
밥먹기, 잠자기, 학교 가기, 공부하기
집에 와서 숙제하기….”
지내기 쉬운 옷이 된 게
천만 다행이란다.<끝>
>
>
<신현득> 약력/3
경북 의성 출생(1933년), 문학박사
소년한국일보 취재부장 역임.
1959,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부 입선
지은 동시집 『고구려의 아이』(1964) 등 다수.
새종 아동문학상 받음(1971)
서울시 문화상 받음(2011)
보관문화훈장 받음(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