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토론토 남수단 후원회의 정윤모 헤르베르토입니다.
금년 1월 2일부터 14일까지 남수단 톤즈 방문과 케레피 공동체를 방문하고,
그토록 간절히 바라고, 희망해 온 이태석 신부님의 사목지 톤즈를 방문한 후,
케레피 선교지 공동체를 방문한 소감을 남수단 후원회 카페에 올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아마도 이인석 비오 '미주 아프리카 희망 후원회 이사장 님'께선, 톤즈와 케레피 공동체 방문 후의
그 후속 조치를 위한 사업 준비로 매우 바쁘신 것 같아서) 제가 대신 게시합니다.
이인석 비오 <미주 아프리카 희망 후원회 이사장님>, 감사합니다.
<전문>
남수단 케레피 공동체에서 희망을 보다.
남수단 수도 주바에서 동남쪽에 위치한 케레피 마을을 자동차로 1시간 30분 거리를 4시간에 걸쳐서 당도해 보니 빨갓고 파란 지붕들이 간간이 보이는데, Bush를 뚫고 20여분을 더 들어가 보니, 번듯한 건물들이 여러채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 아닌가. 남수단은 도시에서 도시로 가는 길이 딱 한길밖에는 없다. 그리고 도로가 많이 망가져 있어서 속도를 내고 싶어도 낼수가 없는 상태의 도로들이 대부분이다. 라고 생각하면 된다.
2010년 이태석신부님께서 선종하신 후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님들께서 그 뒤를 이어 남수단으로 들어가 선교의 삶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2013년부터 책임자 수녀님이신 류 치프리아나 수녀님과 인연이 되어 Angel Village 라는 비영리 단체를 통해 10년동안 꾸준히 작은 정성들이 송금이 되고 있다. 2017년에는 내전으로 인하여 케레피 공동체가 주민들을 데리고 피신을 해야하는 일도 있었다. 우간다 국경에서 UN 이 준비해 놓은 천막에서 피난민 생활을 하며 다시 공동체를 꾸려 나가야 했고, 2020년경에는 사회가 진정이 되어 다시 피난민을 이끌로 고향격인 케레피 공동체로 다시 정착을 하기 시작했다. 수녀님들께서는 그야말로 무에서 유의 삶을 사시고 계신것이었다. 지금은 한국 수녀님 4분, 필리핀 수녀님 1분 그리고 지역 교구의 남수단 신부님과 함께 공동체를 이끌어 가고 있다. 모든 수녀님들께서는 영국식 발음의 영어를 문제 없이 구사하고 계시고 있으며, 선교생활의 베테랑급 수녀님들이시기도 하시다. 여기까지 이끌어 오시느라 10여년이상을 얼마나 많은 헌신과 고생으로 선교의 삶을 사셨는지 이번 케레피 방문을 통해서 뼈져리게 느끼고 말았다. 그만 나는 수녀님들앞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얼마나 챙피한지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지난 2022년 미주지역에서 익명의 후원자께서 평생모은 돈 전액을 기부하여 케레피 공동체에 클리닉 건물을 반듯하게 세워진 이후로 약 한번 못쓰고 죽어가는 사람이 이제는 없을 정도로 생명을 살리는 보건소로서의 역활을 충분히 감당하고 있다는 소식을 다녀와서 전하니 , 익명의 후원자 눈가에 눈물이 흐르는 것이 아닌가?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 이제는 죽는 일이 없다고 하니 가슴이 복받쳐서 참았던 눈물이 터진것일거라는 생각에 내 마음도 메어지고 말았다. 한 생명이라도 살리는 일에 함께 동참하고 있다는 생각에 많은 위로가 되었던 모양이다. 이것이 주님이 원하시는 가난한 이웃을 외면하지 않는 사랑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이번에 갈때 약품을 도네이션 받아 수녀님들께 드렸지만 아직도 많은 약품들이 부족하다는 현실직면과 약품을 보관하는 냉장고도 작고 미약함을 보고 이 문제부터 해결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발걸음을 돌릴수 밖에 없었다.
케레피 공동체에 또 다른 큰 일은 아이들 교육이다.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를 Primary School 이라 하는데 Boarding School 즉 기숙학교를 겸하고 있어 아이들의 70%는 학교내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학기가 시작되면 400여명의 학생들로 북적거리며, 입소문이 나기시작하면서 멀리 주바에서까지도 온다고 한다. 3분의 수녀님과 선생님들 그리고 학부모들의 도움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도움의 손길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로 수녀님들께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였다. 아이들의 급식은 거의 매일 같은 장작불에 데워서 만든 옥수수가루에 콩을 빗은 점심이 고작이니 아이들의 배고품이 일상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그래도 담당 수녀님께서 학생들 장학금 얘기를 꺼내신걸 보면 그 중에도 키우고 싶은 똑똑하고 성실한 학생들이 꽤 있는듯 해 보였다. 매년 늘어나는 학생들로 번듯한 교실건물 하나 더 짓고 싶어하는 수녀님의 마음을 읽고, 이루어 드리고 싶은 희망과 함께 다음에 다시 이곳에 오게 되면 그때는 봉사팀을 구성해서 와야 겠다는 생각을 다짐하게 되었다.
떠나는 마지막날 넌지시 수녀님께 여쭤봤다. 제가 입을려고 가지고 온 옷들을 주면 이웃 주민들이 혹시 입을수 있는지요? 하고 여쭸더니 없어서 그렇지 옷을 너무 좋아한다고 하시길래, 옷 한벌 남겨놓고 모두 주고와 버렸다. 빈 가방을 갖고 주바로 올라가는 덜컹거리는 차안에서 내 마음이 웬지 가벼워 짐을 느낄수 있었다. 수녀님들의 마음도 이러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건 풍족하진 않지만 지금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육체적으로는 힘들순 있어도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는 영혼이 맑기 때문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해뜨면 일어나고 해지면 잠자는. 시간을 모르고 사는 그곳 주민들에게서 삶의 불평은 있을수 없으며, 그들의 삶속에서 행복감을 느끼며 살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들었다. 하느님과 항상 연결되어 살려고 애쓰는 케레피 공동체 사람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미사를 시작으로 하루의 삶을 시작하며, 감사하는 마음들을 미사시간내내 훔쳐 볼수 있었다. 떡 반쪽이라도 같이 나누며 사는 우리네 인생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또 한번 뼈저리게 체험하는 순간이어서 주바로 다시 향하는 4시간 동안의 덜컹거리는 시간들이 결코 지루하게 느끼지 않았다.
하느님 !! 항상 당신과 함께 동행하는 삶을 체험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멘.
첫댓글 이인석 비오 <미주 아프리카 희망 후원회 이사장님> 께 감사드립니다. 이사장님 하시는 선교 지원 사업에 주님께서 함께 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선교 현장에 다녀 가심을 축하드립니다. 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