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 상식 ㅣ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주일마다 미사를 꼭 봉헌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
질문에 대한 답과 상관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작하는 질문으로 ‘한 주간을 시작하는 첫 번째 날이 무슨 요일’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한 주간을 ‘월화수목금토일’로 줄여 부르는 우리네 습관에 미루어보면 어색하겠지만,
정답은 월요일이 아니라 일요일입니다.
‘일월화수목금토’인 셈입니다.
예수님께서 인간으로 태어나시기 이전인 구약시대 때부터,
하느님을 믿던 사람들은 매주 토요일에 쉬면서 이 날을 하느님을 기리는 날로 보냈습니다.
‘안식일’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지요.
창세기의 말씀에 따라,
하느님께서 6일 동안 창조 사업을 하시고 일곱 번째 날에 쉬셨음(탈출 20,11 참조)을
기념하는 것이기도 하고, 선조들이 이집트에서 해방되었던 사건(신명 5,15 참조)을
기리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이 시대의 사람들이 안식일을 잘 보내는 방법은
이날을 ‘거룩하게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십계명에도 세 번째 계명으로 ‘안식일(주일)을 거룩히 지내라.’는 계명이 있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안식일을 거룩히 보낼 수 있을까요?
이것이 중요한 문제일 텐데, 유다인들은 일을 전혀 하지 않고,(탈출 20,10 참조)
두 번씩 제사를 드렸습니다.(민수 28,9-10 참조)
안식일에 유다인들이 절대로 일을 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에피소드는 수없이 많습니다.
신약성경에도 이들이 안식일에 병자를 치유하는 것도 금기시하는 모습이 등장하지요.
이제 초대교회에 이르러, 그리스도인들은 안식일과 같은 의미를 기억하고 기념하되,
기념하는 날을 일요일로 옮기게 됩니다.
무엇보다 예수님께서 일요일에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는 그분의 부활이 우리의 새로운 삶에 결정적인 희망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한 것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그리스도인들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불멸의 태양이라고 여기며,
원래 태양을 숭배하던 날이라는 의미에서 일요일이라고 부르던 이날의 명칭을,
‘주님의 날’이라는 의미에서 ‘주일’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같은 질문이 제기됩니다.
‘주일을 어떻게 해야 거룩하게 보내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교회가 오랜 전통으로 실천해온 방법이 바로 미사 봉헌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과 공로를 기억하는 성체성사야말로
주일을 거룩히 보내는 가장 탁월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주일마다 출석 도장 찍듯이 성당에 들러 미사를 봉헌한다는 식의
의무적인 차원으로만 주일 미사를 바라보는 시선을 뛰어넘을 필요가 있습니다.
온통 분심에 가득 차 미사를 봉헌하고
다시 근심 걱정에 파묻히러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그것이 주일을 거룩하게 보내는 것일까요?
(물론, 주일 미사를 빠지지 않고 봉헌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하느님과 온전히 함께하며 주일을 거룩하게 보낼 수 있는
나 자신만의 방법과 시간을 마련해 보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주교회의 2014년 춘계 정기총회의 결과를 함께 소개합니다.
직업상, 신체적, 환경적인 이유로 주일 미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부득이한 경우’라면 다음의 셋 중 하나를 선택하여
주일 미사 봉헌의 의무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① 묵주기도 5단
② 해당 주일 미사의 독서, 복음의 봉독
③ 희생과 봉사활동.
(‘부득이한 경우’란, 예를 들어 직장에 출근하는 경우,
본인이 병원에 입원했거나 중한 병으로 집에서 나오기 어려운 경우와
그런 가족을 간호하는 경우,
직장에서나 가족·친지들과 함께하는 야외 행사나 여행,
경조사에 참석하는 경우, 업무상 해외로 출장을 가는 경우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