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씨! 함께라서 다행입니다〉
아들이 사업자금으로 1억 원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복잡했던 정호.
하지만 아들이 가져온 사업계획서를 아내 정숙과 함께 차근차근 살펴보면서 생각이 달라집니다.
아들이 준비한 것은 허황된 사업이 아니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몇 달 동안 친구의 손세차장에서 직접 일을 배우고 있었고, 필요한 사업자금도 부부가 절반이나 마련해 두었습니다.
무엇보다 정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아들의 한마디였습니다.
“아버지, 나중에 자리 잡고 사람이 더 필요해지면 아버지도 같이 해요.”
퇴직 후 집에서 세 끼 밥이나 챙겨 먹는 ‘삼식이’가 된 줄 알았던 정호에게 그 말은 뜻밖의 위로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일을 계기로 정호와 정숙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평생 함께 살면서도 서로에게 묻지 않았던 두 사람.
이제야 아주 쉬운 한마디를 배우게 됩니다.
“당신 생각은 어때?”
냄비가 날아가고, 발가락 사이에 두부와 묵은지까지 끼었던 요란한 부부싸움은 그렇게 두 사람을 조금 더 가까이 데려다 놓았습니다.
오늘은 정숙이가 만두를 만든답니다.
요즘 부쩍 살가워진 마누라를 바라보던 정호에게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 머지않아 마누라 가방 하나 사줘야 할까 보다.’
물론 자기가 골랐다가는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며느리에게 슬쩍 물어볼 생각입니다.^^
그렇게 정호와 정숙의 ‘삼식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납니다.
거창하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그래도 남은 인생, 서로에게 한 번 더 묻고 한 번 더 바라보며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함께라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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