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그 이상의 행복한 경험
6박 8일간의 캄보디아 의료봉사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재활의학과 김현동 교수
지난 7월 5일부터 12일까지 6박 8일의 일정으로 캄보디아 프놈펜시에 해외 의료 봉사 활동을 다녀왔다.
이번 봉사 활동을 준비하는 것이 한결 쉬웠다. 작년에 한번 물품 준비한 경험도 있고 수술팀이 없어 포장하고 이송할 물품이 준데다 사회사업실 민현순 실장님이 처음부터 많이 도와 주셨기 때문이다. 민선생님은 올해부터 공공보건의료 사업 지원단 수석 간사로 활동하고 계신다.
출발 아침 출국장에는 오상훈 병원장님이 사모님과 함께
배웅을 나오셨다. 의과대 동창회장을 지내신 장구락 동문님도 얼굴을 보였다. 의료팀으로 떠나는 인원은 총 20명 이었다.
작년 32명에 비해 많이 줄어든 숫자이다. 하지만 의욕들은 플러스 200점임이 상기된 얼굴에서 다들 읽어졌다.
약 5시간의 비행(경유지 대기 시간 포함 8시간)을 마치고 드디어 캄보디아 입국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프놈펜 시에서 많이 배려해 준 덕분에 비자 발급부터 세관 통관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아주 수울하게 입국 수속을 마칠 수 있었다. 작년에는 우리가 봉사 활동을 하는 기간이 캄보디아에서 총리를 뽑는 선거를 준비하느라 한창 분주한 시기와 겹치다 보니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었는데 아주 좋은 쪽으로 변화되었고 좋은 징조라 여겨졌다.
도착 다음 날 은 일요일이었다. 오전에 잠시 틈을 내어 일행들 친목을 도모할 겸 시내 관람을 했다. 다른 나라 사람에 대한 이해를 하려면 언어를 배우는 것이 순서일 수도 있지만 먼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왕궁과 캄보디아하면 머리에 먼저 떠오르는 킬링 필드의 유적지중 한 곳인 도심 내
형무소인 뚜어 슬랭 이란 곳을 방문하였다. 일제시대와 동족상잔의 6.25를 겪은 우리처럼 아픈 기억을 담고 있는 캄보디아 국민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지 싶다.
관람을 마치고 오후부터 이틀간 진료 활동을 펼친 곳은 '미래로 학교' 였다. 우리나라 NGO단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정식 학교 허가가 나지 않은 방과 후 학교다. 도심 개발을 하면서 외곽으로 강제 이주된 주민 약 1,000여 가구가 있는 곳으로 기본 예방 접종을 받지 못한 학생들과 현재 질병을 앓고 있는 학생들을 검진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봉사 지역으로 선택한 곳이다. 학생 검진을 시작하면서 오후 반나절 동안 120여명에 가까운 환자들도 함께 진료했는데 일요일이라 주민들이 출근을 하지 않아 집에 있는 사람이 많았던 때문이다.
관광의 여운을 느낄 새 없이 현지에 완전히 적응하였다.
화요일부터 사흘 동안은 작년에 방문했던 쩡아엑 지역 보건 지소에서 진료 활동을 하였다. 작년에 비해 훨씬 깨끗해 져 있었다. 뒤 공터의 무성한 잡초가 보이지 않고 화장실, 비만 오면 질척거리던 앞마당 등이 보수되어 져 있었다. 이제 9월이면 보수 공사가 끝나고 상시 환자를 보는 곳으로 거듭나게 된다고 한다. 작년 방문 후 그 쪽 지역사회로부터 계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하던 곳이며 프놈펜시 도시 빈곤지역등 중에서 건강 자립을 이루는 마을로 개발시켜보려는 우리 측의 기대가 부산시의 관심과 맞물려 변화를 불러일으킨 의미있는 지역으로 남게 되었다. 앞으로 지역 의료진 교육과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아침부터 모여든 환자를 보는 순간 감동도 그만. 모두들 환자를 보느라 정신없이 뛰어 다니다 보니 약속한 3일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사흘동안 본 환자 수는 800여명 그리고 학생 검진 350여명이었다. 봉사 활동이 끝날 때쯤에는 모두 녹초가 될 지경이었지만 준비해간 약품이 모자라 안타까운 마음으로 조마조마하게 보낸 시간들이 끝나서 아쉽지만 개운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5일 동안의 의료 봉사 활동을 마치고 캄보디아 최고의 명소인 앙코르와트와 동양 최대의 호수인 폰네샵을 관광하였다. 겨우 8시간 만에. 한 국가의 부침의 역사를 보았고 남들 눈에는 수상 가옥으로 인해 희귀한 관광지로 보이지만 정작 주민 자신들에게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 감동으로 와 닿았지만 가슴 한켠 먹먹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함께 해준 항상 근무만 하는 마취통증학과 이근무교수, 이태석 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이면서 모든 일정을 진두지휘한 양종필 동문님, 장구락 동문님의 부인이시며 매년 봉사활동 참석해주시는 민명희 원장님, 새로 합류한 인제의대 후배 안소정 소아과 선생님. 현지 헤브론 병원 내과에서 고귀한 뜻을 펼치는 강재명 후배님, 의과대학 최혜원, 정원종, 김지환, 강지영, 권서영, 최노아 학생, 약학대 오다현, 하혜민 학생, 그리고 울산대 진검 임석군 선생님, 황주영 중구노인보지관 간호사, 백성미 북구 보건소 물리치료사, 자원해서 수고해준 오동재, 김영희 학생, 중학생 장연경, 김상원 학생. 모두들 수고 많으셨고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처음 출발할 때 일행 중 대부분이 우리는 가진 능력이 별로 없어 그 곳 주민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을 거라 걱정들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을 엿들었었다. 하지만 끝나고 돌아왔을 때는 뭐라 표현하기 힘들지만 나름 뿌듯하게 느껴지는 많은 무언가를 담고 온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단순히 약품, 의술, 재능을 그들에게 주고만 온 것이 아님을 고생한 일행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진정성을 가진 따뜻한 마음, 그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부드러운 격려의 말, 호의의 눈길, 몸으로 때우면서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착한 마음을 주었던 것이었다. 아울러 그들에게서도 우리가 준 이상의 마음의 선물을 받아왔기에 행복한 경험을 준 그들이 도리어 고맙게 느껴지고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한 것이 나만의 생각은 아니지 싶다.
끝으로 이번 의료팀들이 무사히 봉사 활동을 마치고 돌아 올 수 있게끔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고 응원해 주신 부산시 및 부산사람 이태석 기념 사업회 관계자 여러분들, 오상훈원장님, 이병두학장님. 그리고 많은 백병원 인제대학교 가족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첫댓글 후기 잘 읽고 갑니다.이제는 아름다운 인생의 추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