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여 년 전 중국 전국시대에는 권력가들이 이른바 식객이라 하여 천하의 유능한 인재들을 자기 밑에 거느리는 풍조가 유행했다. 이 권력가들 가운데서 조나라의 평원군, 초나라의 춘신군, 위나라의 신릉군, 제나라의 맹상군이 '4공자'로 가장 이름을 날렸다. 이들은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의 식객을 거느리며 세력과 명성을 떨쳤다.
이 이야기는 4공자 중 조나라의 왕족이자 실세이던 평원군과 관련된다. 조나라에 조사(趙奢)라는 세금징수관이 있었다. 어느 해 권력가 평원군의 집에서 세금을 내지 않자 조사는 평원군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 9명을 법대로 처형해버렸다. 이에 화가 난 평원군이 조사를 죽이려 하자 그는 평원군에게 말했다.
"당신은 조나라의 귀공자이십니다. 그런데 나라에 세금을 바치지 않은 당신의 집을 그대로 두면 법이 손상됩니다. 법이 손상되면 나라가 약해지고 나라가 약해지면 제후들이 군대를 일으켜 쳐들어올 것이며, 제후들이 군대를 일으켜 쳐들어오면 조나라는 없어질지 모릅니다. 그런 뒤에 당신이 이런 부를 누릴 수 있겠습니까?"
하며 이르기를..
"귀하신 몸인 당신께서 공적인 일을 법처럼 받들면 위 아래 모두가 평안해지고, 위아래가 평안해지면 나라가 강해지고, 나라가 강해지면 조나라는 튼튼해집니다. 봉공여법 즉상하평(奉公如法 則上下平) 상하평즉국강(上下平則國彊) 국강즉조고(國彊則趙固]). 게다가 당신께서는 왕족이십니다. 그러니 천하에 누가 공자를 가벼이 여기겠습니까?"
이에 평원군은 조사가 유능하다고 판단하여 왕에게 그를 추천했고, 조사는 나라의 세금을 관리하는 책임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