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이름이 뭐니? 우리 악수할까?”
아이들은 부끄럽기도 하면서 영상통화로 악수하는 게 재밌나 봅니다.
“해민아 해민이는 웃음이 참 귀하구나.”
“어진이? 어진이는 이름이 참 좋네.”
김동찬 선생님께서 한명 한명 짧게라도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해주시는 모습이 아이들을 존중해주는 듯 보였습니다. ‘차분하시지만, 무겁지 않으신 분.’ 김동찬 선생님의 첫인상이었습니다.
다인이 해리포터 선생님께 저녁에 게임을 하고 놀려 하는데 놀아도 되는지 여쭤봤습니다. 놀아도 되지만 9시 이후에는 앞집 옆집 뒷집 할머니 할아버지가 주무시는 조용히 놀아야 한다고 답해주셨습니다. 갑작스러운 부탁임에도 흔쾌히 응해주신 김동찬 선생님 감사합니다.
여행 갈 때 필요한 준비물과 저녁 재료를 정했습니다. 친구 집에 놀러와서 그런지 복지관에서 회의할 때보다 집중을 잘하지 못했습니다. 놀고 싶어 했습니다. 빨리 회의를 끝내고 게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능숙하게 준비물을 이야기합니다.
준비물:사람, 수건, 교통카드, 칫솔, 치약, 여벌 옷, 잠옷, 장갑, 목도리, 속옷, 핸드폰, 충전기, 샤워용품, 보드게임, 양말, 핫팩, 구급상자, 로션, 드라이기, 기차에서 먹을 점심
저녁 재료: 김치, 쌀, 달걀, 식용유, 소금, 케첩, 김, 햄, 떡, 고춧가루, 어묵, 다진 마늘, 단무지, 우엉, 단근, 오이, 참기름, 김밥 말이, 깨, 설탕
각자 가지고 올 준비물을 정하고 게임을 하고 놀았습니다.
다인의 집에서 나와 롯데마트로 장 보러 갔습니다. 장보기 담당이 사랑과 민준이었지만 아이들이 모두 가고 싶어 해서 다 같이 가기로 했습니다. 다인의 부탁으로 다인 어머니께서도 동행해주셨습니다. 떡볶이 떡, 어묵, 햄, 오이, 단무지, 간식을 샀습니다.
“600g에 2040원 400g에 1800원 어떤 게 더 싸지?”
다인 어머니가 애들에게 저렴하게 사는 방법을 전수해주십니다.
“음, 600g이 더 싸네. 우리 이거 사자.”
다인과 윤이 민준이 대답합니다. 다인의 집에 놀러 가고 어머니가 과일을 내주시고 같이 장까지 보니 아이들의 둘레 사람이 늘어날 듯합니다. 제가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하지 않아도 함께 장을 보니 자연스레 가까워집니다.
“우엉이 어디 있지?”
해민이 김밥에 넣을 우엉을 찾았습니다. 아이들이 두리번거리며 찾습니다.
“선생님 우엉 어디 있는지 물어보고 올게요.”
해민이 마트 직원에게 우엉이 어딨는지 물어보러 갔습니다. 아쉽게도 마트에 우엉을 팔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부탁하지 않았는데 먼저 마트 직원에게 물어보러 가는 해민. 해민이 점점 성장해감을 느껴 기분이 좋습니다.
장을 보고 복지관으로 갔습니다. 짐이 무거운데도 곧 여행 갈 생각을 하니 즐거운가 봅니다. 무거운 짐을 씽씽카에 매달고 복지관까지 달립니다. 아이들 표정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여행 가서도 웃을 일만 있길 바랍니다.
모든 아이와 헤어졌습니다. 어진과 둘만 남았습니다. 어진이 회계 담당이기 때문입니다.
“희재야 어진이 회계 담당이지? 회계 역할을 어디까지 할지 생각해봐. 계산할 때 돈을 내는 정도로만 할건지 전체적인 수입과 지출까지 관리할 건지. 어진이 저번 여행에서는 계산 정도만 했어.”
아침에 아이들과 만나기 전 사업 구상을 할 때 권대익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권대익 선생님께선 어진이 두 번째 회계 담당이니 좀 더 깊이 있게 역할을 맡길 바라신 듯합니다. 제 생각도 같았습니다. 돈을 가지고 있다가 계산만 하는 일도 의미 있지만, 두 번째 회계이니 전체적인 예산을 관리하는 일을 맡기면 더 좋을 듯했습니다.
저번 여행에서 핸드폰에 꼼꼼히 입장료를 적어둔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정리와 기록을 잘하는 어진, 제가 옆에서 조금만 도와주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듯해 어진에게 회계장부를 적도록 부탁했습니다.
“어진아 우리 회비가 얼마였지?, 바자회에서 얼마 벌었지?, 오늘 장 보면서 얼마를 썼을까?, 입장료는 얼마인지 찾아볼까?”
저는 옆에서 물어보기만 했습니다. 영수증까지 챙기며 종이에 회계장부를 씁니다. 집에 돌아가서 수첩에 옮겨 적어오겠다고 했습니다. 한 층 더 업그레이드된 어진의 회계 담당. 이번 여행에서 얼마나 빛을 발할지 기대됩니다.
첫댓글 수료식 잘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내가 준비하고 떠난 여행!
아이들이 내가 했다고 발표하는 자리.
기대됩니다.
다인이 집에서 회의하기!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세 번의 방학 동안 진행한 어린이 여행 과업에서 처음 아이 집에서 회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집에서 회의하면 여러가지로 유익합니다.
1. (복지요결 92쪽) 당사자의 곳에서, 당사자가 사는 곳에서, 실제 생활 속에서, 복지를 이루게 합니다. 아이들이 일상을 보내는 집에서 회의하니 당사자 실천에 더욱 가깝습니다. 집에서 아이들의 일상 모습도 더 자연스럽게 드러날 겁니다. 서로 집에 왕래하니 좋습니다. 저도 어릴 적 친구 집에 놀러간 기억이 많습니다. 그렇게 좋은 이웃이 되면 좋겠습니다.
2. 아이들과 부모님의 관계도 이어집니다. 집을 내어주신 부모님께 인사 잘 드리면 좋겠습니다. 간식 내어주신 다인 어머니께 고맙습니다. 함께 옹기종기 모여 회의하는 모습이 따뜻합니다.
다인 어머니께서 시장도 함께 봐주셨군요!
바자회도 도와주셨는데 감사할 게 많습니다.
장을 보고 씽씽카 타고 달려오는 사랑과 윤이 표정이 좋습니다.
여행 전 날 얼마나 설렐까.
사랑이는 여행 날에 새벽 5시에 일어났대요.
평소 정오가 다되도록 늦잠이 자는 아이인데 사랑 엄마가 깜짝 놀랐대요.
내가 준비한 여행이니 신났을 겁니다.
회계 정리 잘 해주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