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4 총결산, k팝스타4 최종 우승자는 케이티김과 양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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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4에서 최종 우승한 케이티김과 거대기획사 YG의 양현석 사장
k팝스타4가 케이티김의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총결산에 들어가기 전에, 케이티김의 우승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최상의 결과이다. 이건 편파적인 발언이지만 '애잔하지만 흥겨운' 형용모순의 곡조에 유달리 끌려 들어가는, 그래서 흑인음악을 남달리 좋아하는 내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그렇다. 물론 정승환의 감성발라드 또한 마이너 정조가 뛰어나서 충분히 끌리지만 흥이 부족해서인지 몰입이 부분부분에 머물게 되더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아쉽다.
k팝스타4는 청소년들에게 특히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3무세대(무책임·무감동·무기력에 빠진 청년세대)라고 하는 요즘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감성과 동기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음악이 과연 자신의 길인가 고민하고, 공부 또는 일과 음악 사이에서 갈등하고, 도전과 성취 또는 좌절하는 장면 등을 통해 청소년들로 하여금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했다.
나는 그동안 이 프로그램을 그룹 홈스쿨링을 함께 하는 청소년들과 함께 시청했다. 우리 아이들도 노래를 무의식적인 예능소비 대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감성표현 수단으로 활용할 줄 알게 됐고, '도전이 아름다운 것이구나' 하는 점을 인식한 듯 싶다. 탈락자들이 좌절하는 모습에서 느낀 점도 많았을 것이다. k팝스타4는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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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4를 함께 시청 중인 그룹 홈스쿨러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k팝스타4가 끝나서 아쉽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마 생방송을 시작한 이후 탈락자가 늘어나고 출연자가 줄어들수록 점점 더 그랬던 것 같다. 서툴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은 것인데 출연자가 줄어들수록 점점 당초의 감동은 희미해졌기 때문이다. 탑6 정도로 좁혀졌을 때 두세 번의 경연 합산 방식으로 끝내는 게 어떨까 싶다.
또한 k팝스타4 프로그램의 결산이라고 할 수 있는 최종 결승전에서 프로그램 포맷이 안고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k팝스타 최종회는 'k팝스타'의 실질적인 주연은 '대형기획사 YG의 양현석'이라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면서 끝이 났다. 장면을 돌려보자.
먼저 지정곡. 강점 장르가 확연히 다른 두 사람에게 서로 상대방의 대표곡을 부르게 한다. 아주 좋은 기획이다. 케이티김이 먼저 정승환의 대표곡 <사랑에 빠지고 싶다>를 '놀랍게 잘' 불렀다. 세 심사위원의 칭찬이 이어졌고, 마이크 잡은 순서(늘 그랬듯이 심사 순서에 중요한 의미가 담길 때가 많다)대로 박진영이 98점, 유희열이 98점, 양현석이 99점을 주었다. 이어서 정승환은 케이티김이 불렀던 곡 <니가 있어야 할 곳>을 역시 '아주 잘' 불렀고, 맨 먼저 박진영이 칭찬과 함께 99점을 주었다. 이어 양현석이 '애매모호한' 심사평에 이어 "다만, 가수가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모션 또는 그루브, 약간의 손동작이 아쉽다. 좋아하기 때문에(!) 지적하는 것"이라면서 95점을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유희열이 98점을 주었다.
다음 자유곡. 케이티김은 <너뿐이야>를 '아주 잘' 불렀다. 역시 박진영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고 99점을 주었다. 이어 유희열이 칭찬과 함께 "A파트, 처음 시작 부분이 (임팩트가 약해서) 아쉽다"고 지적하면서 97점을 주었다. 맨 마지막에 양현석이 99점을 주었다. 이어 정승환이 <너에게 말야>를 '역시 잘 불렀지만 뭔가 허전하게' 불렀다. 이번엔 유희열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고 (감동적이면 대개 박진영이 먼저다!) "원곡이 단순한 구조를 띤 곡인데 결승전에 어울리는 선곡일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역시 잘한다" 하면서 98점을 주었다. 이어서 박진영이 "가창력은 뛰어나나 새롭지는 못했다"면서 96점을 주었다. 그리고 양현석이 97점을 주었다.
왜 심사 순서와 점수 그리고 특정 심사평을 나열했는지 이제 짐작이 되시는가? 결론은 이렇다. 첫째, 케이티김은 우승할 만 했고 정승환은 선곡의 아쉬움 때문에 석패할 만 했다. 둘째, 박진영은 감동받는 이유와 아쉬운 점을, 유희열은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을 표현하는데 반해, 양현석은 합격시키고 싶은가 떨어뜨리고 싶은가를 표현한다는 점이다. 양현석의 심사평은 형용모순이 분명한데 문학적 형용모순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안고있는 모순을 드러내는 형용모순에 있다.
k팝스타 프로그램 컨셉은 기획사의 캐스팅 오디션이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보다 잠재력이나 시장성이 크다고 믿는 사람을 선호할 수 있다. 문제는 '가창력과 개성'을 보는 두 심사위원과 달리 비디오세대를 겨냥한 '화면빨'을 중요시하는 양현석의 관점을 대하기가 거북하다는 점이다. 방송사 제작자 측면에서 별 대안도 없을 것 같다. 최대기획사 SM마져 손을 뗐는데 YG마저 손을 떼면 중량감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진격의 양현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겠는가? 강자임을 확인한 양현석이 우승자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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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4의 열띤 경연에 참가했던 출연자들의 축하공연 장면.
계속 K팝스타를 시청한 사람에겐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다.
예능프로 진행에서까지 자본의 힘을 느껴야 한다는 건 참으로 슬프다. 하지만 최종 3~4회 분량에서의 줄어든 감동과 드러난 모순에도 불구하고 내 아들딸 같은 청소년들이 울고 웃는 장면들을 보는 것이 너무 아름다웠다. 다음 시즌5로 이어진다면 심사위원 자격을 '출연자만 평할 줄 알지 음악은 평할 줄 모르는 사람'은 빼고, '음악을 제대로 평할 줄 아는 사람'으로 한정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감동두배가 틀림없을 텐데....
첫댓글 양현석이 박진영처럼 노래 공부를 하지 않고 감으로 심사를 하는 타입이어서 그런 걸까요..? (고졸을 무시하는 것 같긴한데..ㅠ 의도는 그게 아니에요.) 저는 양현석이 가운데 앉아있는것도 불편해요 ㅋ 다음 심사위원이 바뀌길 소망해봅니다.
양현석의 심사평이 안좋아서 어떻게 표형할지를 몰랐는데 아저씨께서 저렇게 표현을 해주시니 시원하네요.ㅎㅎ
과거 이진아 심사 이후로 저는 양현석을 계속 '흥행'을 가장 중요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부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마지막 회에서도 그 점이 좀 드러난 것 같네요. 다음 시즌에서는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해봅니다. // '3무'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좀 고쳐졌다고 생각이 들어요^^ ㅎㅎ
맞아요 케이팝스타를 통해서 도전이란 아름다운 것임을 정말 깨달았었어요// 저는 양현석 보다 케이팝스타에 관한 아저씨의 견해가 더욱 놀랍습니다. 예능에서 자본의 힘을 발견하신 놀라운 통찰력과 철저한 분석으로 이루어진 비평이 말입니다.
양현석은 음악이라는 걸 예술보단 상업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네요.요즘 가요들을 들어보면 하나같이 다 똑같고 개성이 없는데 사람들은 아마 그들의 가창력보단 겉모습에 빠져서 그런가수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마 양현석은 그런사람들을 대상으로 가수를 배출해내는 것 같네요. 다음 시즌땐 음악적으로 평을 할줄아는 심사위원이 출연했으면 좋겠네요.ㅎ
양현석은 모든 참가자들을 다 yg의 연습생으로 보고 자신의 기준에 맞추려고 하는것 같아요..
그 사람을 그 사람 그대로 보면 참 좋을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