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셋에 빼앗긴 법궤
[삼상 5장]
[내용개요]
이스라엘이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하나님의 법궤를 빼앗긴 사건을 기록한 전장에 이어 본장은 법궤를 빼앗아 간 블레셋이 그로 인해 겪게 된 환난을 기록하고 있다. 이스라엘에게서 하나님의 법궤를 탈취한 블레셋은 아스돗에 있는 다곤의 신전에 법궤를 안치해 두었다. 그런데 밤사이에 다곤 신상이 모두 파괴되어 있었다(1-5절).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벌을 내리사 아스돗 사람들에게 독종이 생겨났다. 이에 블레셋 사람들은 하나님의 궤를 가드로 옮겨 갔다(6-8절). 그러나 그 곳에서도 더욱 심한 독종이 퍼져 다시 에그론으로 옮겼고, 거기서조차도 이전보다 심한 독종이 퍼져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당하였다(9-12절). 본장은 이방 족속들이 섬기는 우상에 비해 하나님의 능력이 얼마나 위대하신가를 단적으로 보여 주었다.
[강 해]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서 하나님의 언약궤를 빼앗은 블레셋 사람이 이 언약궤로 말미암아 얼마나 큰 고초를 겪게 되는지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언약궤는 하나님의 지상 임재 처소로서 주의 백성들에게는 무엇보다 복된 성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불신 블레셋 백성에게 있어 언약궤는 오히려 진노와 새앙만을 불러왔습니다.
1. 다곤 신에게 재앙이 임함
1) 블레셋 사람들이 언약궤를 빼앗음
이스라엘 백성들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연전 연패하자 최후의 수단으로 하나님의 언약궤를 메고 전쟁을 수행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도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이스라엘은 언약궤까지 빼앗기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들 뿐만 아니라 하나님에게도 매우 불경스런 일이었습니다. 주님의 은혜를 받을 준비를 갖추지 못한 자는 아무리 거룩하게 여겨지는 성물로도 결코 하나님의 은혜와 도움을 받지 못함을 알아야 합니다.
a. 외식적인 신앙(마23:3)
b. 은혜받을 준비가 된 심령(렘29:12-13)
2) 다곤 신이 엎드러짐
블레셋 사람들은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게다가 언약궤까지 빼앗아서 그들은 승리의 기쁨에 들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언약궤를 자기의 신전에 전시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다곤 신이 언약궤 앞에 엎드러지는 기이한 일이 계속해서 발생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블레셋 군사에게 패배하였지만, 하나님은 결코 블레셋의 신인 다곤에게 굴복당하실 수 없었던 것입니다. 참으로 인간은 연약하여 넘어질 때가 많지만, 하나님은 어떤 경우에도 결코 불신 세상이나 세상의 악한 세력들에게 굴복당하거나 싸움에서 지는 연약한 신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천하 만물을 능히 주관하시는 하나님(시33:8)
3) 다곤 신상이 부숴짐
다곤 신전에 언약궤가 전시된 후로 다곤 신상에 계속해서 이상한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다곤 신상이 엎드러져 머리와 목, 팔과 다리가 온통 부숴진 채 발견된 것입니다. 이는 곧 우상의 허망함을 분명하게 교훈해 줍니다.
·허망한 우상(롬1:22-23)
2. 아스돗 사람에게 재앙이 임함
1) 다곤 신전 문지방을 밟지 않음
블레셋 사람들은 다곤 신전의 문지방을 밟지 않는 관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다곤 신이 언약궤 앞에서 엎드러져 그 머리가 문지방에 닿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문지방이 다곤 신의 머리에 의해 신성해졌기에, 밟지 않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a. 타락하고 부패한 인생(시51:5)
b. 허망한 우상을 섬기는 어리석은 인생에게 경고함(행17:29)
2) 아스돗에 독종 재앙이 임함
블레셋 사람들은 다곤 신상이 파괴되는 재앙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이 무섭고 기이한 현상을 보고서도 회개하거나 하나님의 능력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 재앙은 블레셋 백성들에게까지 임하게 되었습니다. 아스돗에 있는 블레셋 백성들에게 독종 재앙이 임란 것입니다. 참으로 하나님의 경고를 듣고도 결코 회개치 않을 때 하나님은 더 크고 무서운 재앙을 내리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a. 독종재앙(삼상6:4)
b. 회개를 촉구함(마3:2)
3) 하나님을 두려워함
블레셋 사람들은 하나님이 내리시는 재앙으로 인해 하나님을 두렵고 무서운 신으로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들의 우상 숭배 행위를 회개하지 는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심판만을 알았지, 회개하는 자에게 자비와 은혜를 베푸시는 긍휼 많으신 하나님으로는 알지 못하였습니다. 하나님은 무서운 형벌만을 내리는 공포의 신이 아닙니다. 회개하고 사죄의 은총을 구하는 자에게는 구원의 은혜를 베푸시는 자비하신 분임을 알아야 합니다.
a. 두렵고 엄위하신 하나님(신32:22)
b. 자비하신 하나님(롬8:38-39)
3. 가그와 에그론에 재앙이 임함
1) 독종 재앙이 발생함
블레셋 사람들은 재앙을 피하기 위해 언약궤를 가드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재앙이 임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이제는 다시 에그론으로 언약궤를 보냈습니다. 이제는 에그론 사람들이 큰 소동을 벌였습니다. 에그론에 하나님의 무서운 재앙이 임할 것이 뻔한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능력은 어디에서든지 동일합니다. 하나님의 두려운 재앙을 피하고, 숨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두렵고 엄위하신 심판은 오직 회개함으로써만 능히 피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a. 하나님의 심판(계2:5)
b. 회개하라(계2:6)
2) 하나님의 궤를 돌려보냄
블레셋은 결국 하나님의 언약궤를 이스라엘에 돌려보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블레셋 지경에 언약궤가 들어온 이후 언약궤가 가는 곳마다 블레셋 사람들은 질병으로 죽음을 당해야 했습니다. 여기서 보아 알 수 있듯이, 하나님은 인생의 생사 화복을 주관하시는 전능하신 분임을 분명하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친히 인간을 지으신 분이기에 하나님만이 인간의 생명과 죽음을 능히 주관하는 주권자가 되시는 것입니다.
a. 인간의 창조자 하나님(창1:27)
b. 생명을 주관하시는 하나님(눅20:38)
결론
언약궤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는 하나님과 교제하고 친교하며, 예배하는 거룩한 매개체가 됩니다. 하지만 블레셋 사람들에게는 심판과 재앙을 가져다 주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임재가 성도들에게는 구원과 은혜의 기회가 되지만 불신자들에게는 곧 심판과 재앙의 전조가 됩니다. 세상 마지막 날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주님의 재림을 예비하면서 참으로 주님의 재림이 구원과 영생 복락의 신호가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단어해설]
1절. 하나님의 궤. 지성소에 안치된 상자로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 법궤 안에는 모세가 받은 십계명 돌판, 아론의 싹난 지팡이, 만나를 담은 항아리가 들어 있음.
2절. 다곤. 메소보다미아, 갓수르, 베니게 지역에서 널리 숭배된 우상. 블레셋 민족은 곡식의 풍작을 위하여 이 신을 숭배함.
3절. 엎드러져. 원어 <lp'n::나팔>은 '경배하다, 절하다'라는 의미. 주로 종이나 신하가 자신의 주인에게 취하는 자세를 나타냄.
6절. 독종. 원어 <lp,[o:오팔>은 '부풀다'라는 <lp'[;:아팔>에서 유래. '종기, 페스트'를 의미.
8절. 방백. 블레셋의 다섯 지방을 다스리던 수령들. 그러나 뒤에 헬라 세계에서는 '군주'의 의미로 바뀜.
9절. 환난. 원어 <hm;Whm]:메후마>는 '소요를 일으키다, 파괴하다'라는 <!Wh:훔>에서 유래. '혼란, 소동, 난리'를 의미. 다쳐서. 원어 <rt'c;:솨타르>는 '입술이나 눈꺼풀이 깨어지다'라는 뜻. 즉 피부가 완전히 망쳐지는 것을 나타냄.
10절. 에그론. 블레셋의 주요한 다섯 성읍 중의 하나. 여기서 '바알세붑'이라는 신이 숭배되었음.
11절. 본처. 원어 <!/qm;:마콤>은 '거룩한 장소'를 의미하므로 법궤가 모셔진 이스라엘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음. 하나님의 손. '하나님의 능력, 권위'를 나타냄,
12절. 성읍의. 원어 <ry[i:이르>는 '마을, 성'을 의미. 본문에서는 언약궤가 있던 에그론을 가리킴.
[신학주제]
파괴된 다곤 신상. 이 당시의 팔레스타인 지역 국가들은 여러 가지 신들을 섬기고 있었다. 특히 각 부족 국가들이 섬기는 신의 능력에 따라 그 부족의 흥망 성쇠가 결정된다고 여겨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 군대가 블레셋에게 패하고 법궤까지 빼앗긴 것은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즉 이스라엘이 섬기는 하나님이 블레셋 족속의 신인 다곤보다 무능한 신이라고 여겨지게 된 것이다. 이때 하나님의 법궤를 모셔 둔 다곤 신전 안의 신상들이 모두 파괴되고, 법궤를 모셔 놓은 지방의 사람들이 독종으로 큰 고통과 죽음을 당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하나님의 권능이 다곤과 비교할 수 없으며, 하나님은 모든 우상 위에 뛰어나신 분임을 온 천하에 증명한 것이다. 특히 블레셋이 섬기던 다곤은 고대 근동에서 널리 섬겨지던 신으로 신들 중에서 주신인 엘의 아들이자 바알 신의 아버지였다. 따라서 다곤의 패배는 곧 가나안 전우상의 패배를 의미한다. 이스라엘이 이미 전쟁에서 패배한 이후에 벌어진 이 사건은 두 가지의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는 이스라엘의 패배가 하나님의 무능하심 때문이 아니라 자신들의 죄 때문임을 보여 주었다는 점이며, 둘째는 이방 족속들에게 하나님만이 유일하고 참된 신임을 보여 줌으로 이스라엘과 동일한 구원의 길을 열어 주었다는 것이다. 특히 법궤가 옮겨지는 곳마다 더 큰 독종이 발생한 것은 어느 한 부족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우상과 달리 하나님의 섭리는 온 세계에 미치는 우주적 주권임을 보여 주었다.
[영적교훈]
하나님은 공의로우시므로 절대 악과 함께하지 않으신다. 또한 홀로 유일하신 창조주이시므로 어리석은 우상과 함께 하실 수 없다. 그러므로 우상을 섬기는 자는 돌이켜 하나님을 믿고 구원을 얻든지, 아니면 심판 받고 우상과 함께 영원히 멸망하든지 둘 중에 하나일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오늘날 성도 중에서 적당한 태도로 세상과 하나님을 함께 섬기려는 자는 멸망할 수밖에 없음을 교훈해 준다. 성도들은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을 섬기며 만족해야 한다. 아무리 세상 것이 달콤하고 강하다 할지라도 하나님 앞에서는 다곤 신상과 같이 부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오직 하나님의 능력만을 의지하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럴 때 세상과의 싸움에서 최후의 승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