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타민B 종류와 기능
" 피로엔 돼지고기 숙취엔 꽁치드세요. "
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에게 부족한 영양소 중 하나가 비타민B2로 권장량 대비 섭취 비율이 82.5%에 불과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에서 섭취율이 52.6%로 그 정도가 심했다. 여성의 경우 비타민B2뿐만 아니라 비타민B3도 91.3%로 섭취량이 부족했다.
나이가 들수록 비타민B군의 섭취는 더 줄었다.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가 50~64세, 65~74세, 75세 이상 노인의 영양상태를 조사했더니 나이가 들수록 비타민B1, B2, B3 섭취율이 감소했다. 비타민B군이 결핍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 그리고 풍부한 음식을 정리했다.
■ 정력 되찾는 비타민B1
비타민B1은 '피곤하다' '힘이 없다'는 남성이 주목해야 할 영양소다. 비타민B1은 탄수화물을 비롯한 체내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데 필요량보다 부족하면 근육에 피로물질인 젖산이 쌓이면서 쉽게 피로하고 초조해진다. 결핍이 지속되면 식욕부진, 소화장애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정력 감퇴, 체중 감소까지 초래한다.
비타민B1은 돼지고기를 포함한 육류, 콩, 고등어에 많다. 저장기간을 늘리기 위해 사용하는 방사선에 가장 민감한 영양소이므로 가공식품보다 신선한 식품 그대로 섭취해야 한다. 한국영양학회지에 따르면 쇠고기에 방사선을 조사했더니 비타민B1이 60~70% 손실됐고, 고등어는 50~65%가 손실됐다.
비타민B1이 가장 풍부한 식품은 돼지고기. 삶았을 때 가장 함량이 높다. 또 쌀겨, 시금치, 마늘, 부추, 파, 양파에 많이 함유됐다. 그러나 비타민B1이 풍부한 식품을 커피나 차와 함께 섭취하면 비타민B1의 활성이 떨어진다.
■ '피부미남' 만드는 비타민B2
비타민B2는 건강한 피부, 손톱, 발톱, 머리털을 만드는 효능이 있다. 비타민B2는 성장과 세포 재생을 돕는 촉매 역할을 하는데 시력 증진과 눈의 피로를 줄여주는 역할도 한다. 입 안이 헐거나 입술·혀의 염증도 방지하는 작용이 있다. 비타민B2가 결핍되면 피부와 생식기 염증, 구강과 입술이 허는 구강염이나 구순염이 생기기 쉽다. 극단적인 채식주의자, 알코올 중독자, 당뇨병 환자, 간 질환자, 노인과 청소년에게 비타민B2 결핍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우유는 비타민B2가 가장 풍부한 식품으로 가열하지 않고 그냥 먹는 것이 좋다. 산소와 빛에 노출됐을 때도 쉽게 파괴되므로 우유 등을 불투명 재질에 보관해야 빛에 의해 파괴되지 않는다. 콩, 생선껍질, 치즈, 달걀, 간 등에도 비타민B2가 풍부하다.
■ 술 안주로 좋은 비타민B3·B6
비타민B3가 부족하면 피부병의 일종인 펠라그라병, 소화관 점막의 염증, 구토, 변비, 설사, 소화관 장애, 우울증, 무감각, 두통, 피로, 기억상실과 같은 신경계 장애를 나타낸다. 알코올 중독자, 만성설사로 인한 흡수장애, 일부 크론병 환자는 심각한 비타민B3 결핍증을 나타낸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은 일반적인 식사를 한다면 비타민B3 결핍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비타민B3 보충에 신경을 써야 한다. 알코올 섭취 후 숙취를 유발하는 아세트 알데히드 분해를 돕기 때문이다. 술을 평소의 양 정도만 마셨는데도 심하게 취한다면 비타민B3 부족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꽁치나 고등어 등 생선, 간, 살코기에 풍부하므로 이들을 안주로 먹으면 좋다. 말린 버섯에도 비타민B3가 풍부하다. 버섯은 볶는 조리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 물에 잘 녹는 수용성이기 때문에 육수를 내먹는 것도 괜찮다.
비타민B6가 결핍되면 야간 근육경련, 다리 경련이나 팔다리 신경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비타민B6가 풍부한 식품은 바나나, 해바라기 씨 등이다. 육류, 생선류, 가금류 등 동물성 식품에도 풍부하다. 반면 유제품은 상대적으로 비타민B6의 함량이 적다.
■ 빈혈 예방엔 비타민B9(엽산)
엽산이 부족하면 빈혈이 나타난다. 엽산이 결핍될 때 나타나는 빈혈은 허약감, 피로, 불안정, 가슴이 두근거림 등의 증세를 동반한다. 체력이 달리고 심한 피로를 느끼는 중년 남성은 엽산 보충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998년부터 모든 곡물 가공품에 엽산을 첨가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엽산은 산화돼 파괴되기 쉬운 영양소여서 식품을 조리·가공하는 과정에서 50~90%까지 파괴될 수 있다. 엽산은 대두, 녹두, 시금치, 쑥갓, 김, 다시마, 김치에 풍부하다. 또한 한 컵의 오렌지 주스(엽산 약 100㎍)로 권장량의 4분의1을 섭취할 수 있다.
도움말=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여에스더 에스더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