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임을 맡고--“마음밭을 계발하고 법의 등불을 밝혀야”
[507호] 1987년 12월 26일 (토) 원불교신문
원기 47년 1월 28일 열반하신 정산 종사님의 교회전체장 발인식이
원광대학 운동장에서 거행되었다.
정산 종사님의 구도역정과 교단의 대임을 맡으면서 쌓으셨던 공덕을 추모하며
끊이지 않는 통곡속에 장례행렬이 줄을 이었다.
나는 새삼 무상의 도리를 절감하면서
건강도 좋지 않았고 정산 종사님의 유촉도 계셔 신도안으로 들어갔다.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한동안 정양하게 되었다.
그러나 교단의 명은 나를 너무도 막중한 종법사 위에 앉게 하였다.
원기 47년 1월 31일 교헌에 의한 선고로 추대되었다.
내가 어찌 이 교단의 지도자로 그 사명을 다 할 수 있겠는가ㆍ
두 어깨는 무거웠고 마음도 무거웠다.
건강도 여의치 못한 몸이 어떻게 맡은바를 착오없이 해낼 수 있을까?
그러나 여러 원로 선진님들의 호렴과 좌우 동지들의 알뜰한 정성에 힘입어
이 교단은 나날이 발전되어 나갔다.
첫째 내실을 기하고 어두운 곳을 밝혀주기 위해 집을 나선 교역자들의 합력이 큰 힘이 되었다.
원기 47년 2월 23일 종법사 취임식이 총부 대각전에서 거행되었다.
그러기 25일 교정위원 선서식에서 다음과 같이 최초로 법설을 하게 되었다.
거듭 나는 길
「우리가 대종사님과 정산 종사님을 하늘과 땅같이 믿고 의지하여 살아오다가
이제 두 어른 다 가시었으나
우리들의 몸과 마음 둘바 없는 것은 일반동지가 같은 심경인 것입니다.
이와같이 우리가 대종사님과 정산 종법사님을 믿고 의지하여 살아온 것은 무슨 까닭인가.
또는 전 인류가 역대성인들을 우러러 받드는 것은 무슨 연유에서인가.
그러한 어른들께서는 거듭나신(재생신) 어른들 이십니다.
우리가 어머니 태중에서 난 그대로 굴러다니는 삶이란 보통 범부들의 삶이요
성현들은 태중에서 나신 그 몸과 마음을 개조하여
다시 새 몸과 새 마음을 만들어 내시기를 몇 번이고 거듭 하시어
원만한 인격을 갖추시기까지 거듭하신 어른들이십니다.
둘째는 그러한 성인은 진리의 소유자시오 인의 소유자시오 도덕의 소유자십니다.
보통 범부들은 재물이나 명예를 자기 소유로 알고 있으며
또 그러한 것을 구하기 위하여 갖가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음에 따라
오욕 삼독을 차지하고 있으나
성인들은 그와는 정반대로 진리와 인과 도덕을 구하기 위하여 노력하며
또는 이것만을 오로지 간직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가난한 자여 천국이 그대의 것이로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오욕삼독이 가난해야 진리와 인과 도덕이 가득찬 천국이 깃든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셋째는 마음의 태양이 솟아오른 어른들이시니
마음의 태양이 솟아 오는날부터 개인과 세계는 새 역사가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에 태양과 같이 밝은 광명과 뜨거운 의지가 식어가는 날
개인 국가 세계는 죽어가는 역사요
반대로 우리 마음에 태양과 같이 밝은 마음과 뜨거운 의지가 솟아오는 날부터
개인은 물론 국가와 세계는 찬란한 새 역사가 창조되어 가는 것입니다.
역대 성인이 가신지 이미 오래고 대종사님께서와 정산 종법사님의 색신 또한 이미 가시었으나
이와같은 어른들의 정신은 날이 갈수록 생생한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들은 이 어른들을 믿고 의지하여 왔고
앞으로도 자손만대에 우러러 받들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신성들의 정신을 이어받고 이 교법을 세계만방에 널리 선양하기 위하여
무엇보다 먼저 미래세대를 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선종법사님께서 그것을 마련하기 위하여 사대경륜이 계셨으며
대종사님께서도 4, 50년 결실이요 4, 5백년 결복이라고 하셨는데
결실의 마지막인 50년이 불과 3년밖에 남지 않았으므로
우리는 이 단계에 세계적 종교에 대비할 온갖 준비를 다하여야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나의 어두운 마음에 법의 등불을 밝혀야 하겠습니다.
우리 마음에 법의 등불이 꺼져 있는 날
무지에 떨어지고 죄악의 함정을 모면할 길이 없을 것이며
반대로 우리 마음에 법의 등불이 휘황하게 켜있는 날
모든 사심과 무지는 물러날 것이며
죄악의 함정은 역력히 나타나
다시는 그 길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뭇 중생이 그 등불을 따라 바른 길을 찾을 것입니다.
다음은 나의 묵어있는 마음밭을 다시 계발하여야겠다는 것으로서
우리 교단에 일대 비운인 정산 종법사님의 열반등
갖가지 교단의 복잡다단한 일들의 중첩으로 말미암아
우리들의 마음밭이 몹시 묵어 있는 것 같은데
이러한 묵은 마음밭을 다시 계발하여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이 묵어있는 마음밭을 계발하여야 모든 법곡이 풍성할 것이요
그 법곡이 풍성하여야 뭇 중생이 배불리 먹고 살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상의 세가지 우리의 당면한 과업인 것이니
우리 교정위원 동지일동은 이러한 반면에 마음을 더욱 기울여
일원대도 선양에 일심합력하여 주시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나는 대종사님과 정산 종사님의 큰 염원이
전주성공(全州成功) 일원세계( 一圓世界)
경주보은(慶州報恩) 평화세계( 平和世界)
공주균등(公州均等) 낙원세계( 樂園世界) 건설이니
나도 세세생생 이 두 어른의 뜻을 받들 따름이다.
그동안 연재했던 나의 구도역정기는 이것으로 끝을 내고
이 후 적절한 기회에 다시 쓰여지리라 생각된다.
(지금가지 이 글은 대산 종법사가 구술하시고
법무실의 자료제공을 받아 본사 박혜명 교무가 정리한 것이다)
첫댓글 나는 대종사님과 정산 종사님의 큰 염원이
전주성공(全州成功) 일원세계( 一圓世界)
경주보은(慶州報恩) 평화세계( 平和世界)
공주균등(公州均等) 낙원세계( 樂園世界) 건설이니
나도 세세생생 이 두 어른의 뜻을 받들 따름이다.
대산 종사님의 구도역정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