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수련 전사(前史)
저는 현재 40대 중후반인데 중학교 때 처음 수련을 접했습니다. 당시 ‘단’이란 소설이 큰 인기를 끌며 단전호흡, 기공수련이 붐을 타던 때이기도 했지만 몸이 좋지 못한 형이 수련에 관심을 갖고 찾아보게 되면서 몇 가지 수련을 형과 함께 집에서 해 보기도 하고 고등학생이 되어 ○○○의 태○○공을 통해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단기 소주천 과정이었는데 당시로서는 많은 체험을 했습니다. 단전호흡과 운기의 기본을 배웠고 노궁혈에 미세하나마 기감을 느끼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소주천은.... 소위 ‘의념 소주천’으로 생각으로 돌린다는 것인데, 되지 않았습니다. 공력도 없이 상기되는 경우들을 보면 오히려 다행이었던 듯 합니다.
○○○의 태○○공을 계기로 기공과 수련에 눈을 뜨고 대학생이 된 후 기회가 되는 데로 다양한 수련을 접했습니다. 중○양○익○공, 마인드 컨트롤, 양가 태극권, 원○○ 등은 기초과정 수련을 직접 받았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공력의 상승이나 변화는 체험하지 못했습니다.
20대 이후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기공을 잊지 못하고 지냈습니다. 가끔 몇 가지 기공체조도 하고 손의 기감을 느껴보기도 했고 덕분에 건강과 정신 집중 등에 다소 도움을 받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기공 덕분에 확실히 이렇다’하는 것은 없었습니다.
혹시 엄청난 수련법을 익히면 공력이 상승될까 하여 책도 참 많이도 구해서 봤던 것 같습니다. 제가 그렇게 의지력이 약한 편은 아니지만 최소 6개월 이상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수련법들은 그림의 떡일 뿐이었습니다. 1-2개월 만에 뭔가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다면 계속할 맛이 나겠지만 그렇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기공에 대한 미련은 계속 남아 있었고 나이가 들면서 몸도 그 만큼 안 좋아지고 주변에 아픈 사람들도 보이면서 ‘더 좋은 수련’에 대한 간절함은 더 커졌습니다. 기공의 효과를 맛본 사람으로서 건강과 수행의 길을 발견하고픈 열망은 계속되었던 것이죠.
대략 2010년대 초부터는 컴퓨터 검색이 활성화되고 카페, 블로그, 나중에는 유튜브 등까지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수련에 대해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수련이 고가이고 서울에서 가기 어려운 경우도 간혹 있기 때문에 직장생활하면서 나름 연구직이지만 월급쟁이인 저로서 이러한 수련들을 모두 돈 내가며 배울 수는 없었습니다.
그 동안 많은 수련을 직, 간접적으로 체험한 사람으로서 관심을 끄는 수련이 나타나면 인터넷을 검색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나름대로 분석해 보기도 하고, 특히 공개수련 등이 있으면 거의 다 참여해 보면서 견문을 넓혀 갔습니다.
태○○법, 청○○원, 밀○○세○, 천○도○ 등은 공개 수련에 참여하며 직접 체험해 보았고 그 외에도 관심을 가지고 보았던 수련단체도 10여 곳은 될 것입니다. 다행히 예전에 해 두었던 수련의 기초가 있어서 어느 정도 내용을 보거나 공개수련을 해 보면 그곳의 수련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실제로 수련을 결정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몇 단체의 경우 기감은 확실히 있었기에 아쉬움도 컸는데 시간이 더 흐르고 더 많은 단체들을 경험해 보고 나니 별 효과도 없는 수련이 아주 높은 가격을 요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5년에 큰 결심을 하고 중맥수련을 중심으로 선생님이 직접 수련생에게 발공을 해주는 ○○○에서 수련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축적된 수련기를 보니 신뢰가 갔고 수련비용도 전반적 추세의 50% 정도로 판단되었습니다.
회원가입 후 1년 정도 주말마다 수련에 참여했는데 확실히 중맥의 1/3 정도에 기감이 형성되고 10명 중 6-7명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발공도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수련을 거의 하지 않고 호흡만 틈틈이 2-30분 정도 했는데 3-4년 후에는 중맹 전체에 기감이 형성되고 단전 부위에도 기가 느껴지는 수준까지 느리지만 지속적인 발전이 이루어졌습니다. 다른 수련생들과 비교하면 모두 그런 것은 아니라 제가 학생시절부터 기를 접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 자체에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기가 몸에서 느껴지고 발공도 되지만 ‘그것이 무슨 소용인가’입니다. 응용이 안 된다는 것이죠. 수련 후 6-7년이 흐른 지금 예전 처음 느꼈던 기감의 100배 이상의 강력한 기를 느끼지만 이것으로 몸의 지병이 다 낫지도 않았고 피로가 회복되고 정신력이 강해졌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였습니다. 단전에 ‘단’이 형성되거나 ‘소주천’도 잘 되지 않았습니다. 상기증 걱정 때문에 섣불리 시도하기도 어려웠습니다.
불치병도 치료할 수 있다고 하지만 잘 못하면 환자의 탁기가 들어오기 때문에 가족한테만 하라고 합니다. 미세하게나마 효과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없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지난 20년 간 기공에 희망을 갖고 포기하지 않고 탐색해 왔으며 그 결과 20년 전이라면 ‘신급 경지’라 생각했을 정도로 기력은 강해졌지만 ‘대체 이걸 어디다 쓸까’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이 정도 수준만 되어도 병으로부터 자유롭고 지적 능력이 엄청나게 강해지며, 미래를 예지하는 능력 정도는 생길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몽상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래오래 해도 늘지 않는 기공수련을 버티게 해 주려는 듯, 각종 수련 단체와 서적들은 최종단계에 누리게 될 공력을 과장되게 치장하곤 합니다. 수련 좀 해 보신 분들은 아마 많이들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그러나 평범한 체력에, 조금씩 늙어가는 모습에 기, ‘어디다 쓰는 물건인고~’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계속 늘어가는 기감에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40대 후반으로 넘어가다 보니 건강과 체력마저 자신할 수만은 없게 되어갔습니다.
첫댓글 판타지 소설에서 점점 고조되어 가는 파트 같은 감흥이 생기네요
자연스런 흐름이 아주 좋습니다
선생님, 호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저리주저리 길어졌는데 기공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이 대부분 정보가 없어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금 길게 써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