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애지문학회장 최병근입니다.
그동안 애지문학회에 관심과 사랑을 기울여주신 회원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애지 창간 25주년이고 통권 100호 출간이 됩니다
2024년을 마감하는 애지문학회작품상을 선정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금번 작품심사도 작년 10회와 동일하게 후보작 9편을 선별하고 애지문학 운영진이 온라인 상으로 심의를 하였습니다
제11회 애지문학상 작품상 후보작
김선옥〈실직〉, 김은〈時로 쓴 DMZ 투어〉, 이정옥〈간월도〉,이병연〈백색 사원〉, 권기선〈책벌冊罰〉, 박용숙〈공동경비구역〉, 백지〈혀〉,허이서〈푸른 첼로를 펼치다〉,이선희〈타조의 지식백과〉
그 결과 아래와 같이 3편을 후보작으로 내었습니다
이병연〈백색 사원〉,
이정옥〈간월도〉,
이선희〈타조의 지식백과〉
감상해보시고 많은 관심과 투표 부탁드립니다
투표는 시인명만 최병근회장 메일이나 핸드폰으로 연락을 주십시오.
투표기간 8월 19일부터 8월31일까지입니다.
메 일 : cbgaaa@hanmail.net
연락처 : 최병근 회장(01050798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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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사원
이병연
황금 사원에서는
제아무리 화려한 옷을 입어도 빛을 잃는다.
무릎 꿇고 엎드린 사람들
오직 빛나는 것은 황금뿐
백색 사원에서는
초라한 차림새도 빛이 난다.
사뿐히 걸어 들어가는 사람들
색색의 꽃이다.
하얀 눈 위에
촘촘히 보석처럼 박아 놓은 작은 유리 조각들
그 안에 들어앉은 햇살이 눈을 반짝이며
사람들을 맞이한다.
삶의 파도에 휩쓸려 생기를 잃은
사람들의 눈빛이
설원에 빛나는 호수처럼 되살아난다.
사원은 배경이 되고
사람들은 더없이 아름다운 주인공이 된다.
부처님의 얼굴이 대보름 보름달처럼 환하다.
----애지 여름호에서
간월도
이정옥
그는 물수제비를 잘 뜬다고 하였다
간월도에서 걸어 나오며
그에게 물수제비 한 그릇 먹고 싶다고 말할걸
아직도 입덧처럼 허하다
목울대에서 머뭇거리던 말말
한 삽 그 섬에 심어 놓는다
얼마만큼을 배워야 모국어를 반짝이게 빚을까
간월도에서 물수제비 한 그릇 탁발한다
바다에 뜬 간월도
한 대접 후루루 마신다
---애지, 2024년 가을호에서
타조의 지식백과
이선희
울타리를 벗어나니 본능이 살아나네요
본래 소속이 야생이라
작은 머리에 검고 큰 눈동자가 있어요
머릿속으로 보는 것보다
눈으로 생각하는 것을 좋아해요
눈이 밝아 안경 없이도 멀리 볼 수 있어요
빠르게 맹수인지 아닌지 구분하고
훔칠 것인가 도망칠 것인가를 판단하지요
날개는 펼 수 있지만 한 번도 날아 본 적은 없어요
자꾸 불어나는 몸집
퇴화된 아늑한 날개 속에 고개를 파묻고는 해요
자신을 숨기는 법도 알아야 하거든요
식성은 아무래도 잡식성이 유리하겠지요
초식과 육식 때로는 모래와 돌까지 삼켜요
삶이 다 초원은 아니라서
때때로 사막 같은 곳이라서
무리 속에서 태어나고
무리 생활을 하지만 혼자 있는 것이 좋습니다
날개가 역할을 못해서 다리로 나섰어요
이 다리 좀 보세요 달릴수록 강해져요
태생의 억척은 타고나지 않았어요
다행일까요?
새 중에서는 달리기 잘하는 가장 큰 새거든요
세링게티 국립공원에서 사진 한 장 보내요
자칼 매 하이에나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푸른 초원을 향해 목을 길게 빼고 멋지게 폼 좀 잡아봤어요
아 셀프 사진은 아니예요
----애지 2024년 봄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