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1798
신심명-026
동봉
제3칙
제2장 위순違順
제3절
인연줄기 있는데도 따르지말고
참을것이 없는데도 머물지말라
한종으로 공평하게 마음가지면
자취없이 자연스레 다할것이라
막축유연莫逐有緣
물주공인勿住空忍
일종평회一種平懷
민연자진泯然自盡
-----♡-----
위의 막축유연莫逐有緣과
물주공인勿住空忍은
앞서 풀이한 내용과 좀 다르다
좀 다른 정도가 아니라 아주 다르다
앞에서는 내용이 이랬다
있음이란 인연에도 따르지말고
비움이란 자리에도 머물지말라
처음에는 몰랐는데 통 맛이 안 난다
나사 하나가 빠진 느낌이다
겨우 나사 하나뿐이라고?
어디 한 번 생각해 보라
아무리 맑은 물이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녹색말과 함께 상하기 시작한다
한두 해, 서너 해 방치하다 보면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곤충이 먹어도 탈이 난다
왜냐하면 썩고 부패한 까닭이다
그런데 바닷물은 전혀 다르다
아무리 오래 두어도 썩지 않는다
바닷물은 썩지 않는다
까닭은 바닷물에는 일정량의
염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일정량이라면 어느 정도나 될까
그래보았자 35퍼밀을 넘지 않는다
퍼센트percent는 백분율이고
퍼밀permil은 천분율이다
그냥 3.5%로 해도 상관없는데
바닷물 염도는 왜 퍼밀을 쓸까
액체는 단위 방식이 다른 까닭이다
염분비 일정의 법칙이란 게 있다
염분비 일정의 법칙은
바다에 따라서 다소 다르나
바닷물에 포함된 염류의 용해비는
염분과 무관하게 거의 같다
이게 곧 염분비 일정의 법칙이다
그럼 비율이 어느 정도냐고?
비율은 곧 7대1[7:1]이다
염분의 높낮음과는 관계없이 항상
동일하게 유지되는 법칙이다
아무튼 겨우 35퍼밀의 염도로 인해
백 년이나 천년만년도 아니다
자그마치 지구의 역사 이래
46억 5천만 년 동안 썩지 않았다
그런 거 보면 부피가 작고
지분율이 적다고 해서
결코 깔볼 게 아니다
경전과 어록을 옮기고
읽고 해설하는 것도
본뜻과 다른가를 살펴야 한다
지금은 이렇게 바뀌었다
인연줄기 있는데도 따르지말고
참을것이 없는데도 머물지말라
앞의 글은 신심명에 관해
괜찮다는 번역을 참조하였다
지금 여기서 다시 새롭게 번역한 것은
어제 아침 기포의 새벽 편지를
밴드Band
페이스북Facebook
그룹 Kakao Talk에 보내고서다
매일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기포의 새벽 편지를 쓰고
쓴 글을 고치다 보면
4시 30분 법당에 오르기 바쁘다
새벽 예불을 끝내고 내려와
글을 보내고 잠시 쉬던 중
전광석화처럼 떠오른 생각이다
양자역학 불확정성의 원리를 깨달은
하이젠버르크(1901~1976)의 느낌이
어쩌면 바로 이런 것이었을까
나는 너무 좋아서 강중강중 뛰었다
두 주먹을 쥐어 가슴에 댄 체다
선지식들에게 참으로 고맙다
이 별 볼 일 없는 후학에게
나름대로 깨달아 갈 길을
하나쯤 남겨 두었으니 말이다
만약 누군가 깨달았다면
여기 이 대목을 앞에서처럼
그렇게 번역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좋은 소재를 남겨주어 참으로 고맙다
글자 몇 자 잘못 옮기는 것이
뭐 그리 대수겠느냐 하겠지만 아니다
평소 지껄이는 잡담쯤이야
큰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불보살 말씀은 다르다
조사가 남긴 어록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작은 게 아니다
왜냐하면 불보살 말씀이나
나아가 역대 조사들 어록이나
세상을 이끌어갈 가르침은 다르다
경전과 조사어록은 로드맵이다
삶의 길을 올바르게 알리고
옆길로 새지 않도록 하며
곳곳에 도사린 위험 요소를 알린다
달리는 속도를 조심해야 하고
신호도 잘 지켜야 하며
옆길 유혹에 빠지는 것은 좋으나
너무 길옆 풍취에 빠지다 보면
큰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
운전은 흐름이라고 한다
자동차 운행만이 아니다
가이드guide는 신중을 요한다
인생은 여유롭지 않다
주어진 인생의 시간은 얼마나 될까
가령 100세를 기준으로 할 때
한해가 양력으로 365일이요
100세는 결국 36,500일이다
게다가 윤이월이 4년마다 25회 겹치니
합하면 모두 36,525일이다
에게! 36,525일이라고!
시간은 그런대로 긴 시간일 수있다
가령 앞의 36,525란 숫자가
돈의 액수라 가정했을 때
무덤덤하게 얘기할 것이다
고작 40,000원이 채 못되는
그래야 겨우 36,525원이라 이거지
작은 액수라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그런데 그게 사람 나이라면
결코 짧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백년 36,525일은 짧은 게 아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방정식이 또 있을까
인연줄기 있는데도 따르지말고
참을것이 없는데도 머물지말라
이 스물여섯 글자를 뛰어넘는
시어 방정식이 또 있을 수 있을까
세상은 인연으로 이어져 있다
인연은 선연만이 아니다
악연도 포함된 게 곧 인연이다
인연이 만약 이름씨라면
좋善다 나쁘惡다는 그림씨다
아래 그림을 한번 보자
막축유연莫逐有緣
丨丨丨丨丨丨丨丨
물주공인勿住空忍
한글은 제쳐두고 한자를 보자
막莫과 물勿이 연결되듯
축逐과 주住 유有와 공空
연緣과 인忍이 대칭을 이루고 있다
C-G A-T가 나선형 형태로 연결된
DNA염기서열을 보는 것 같다
썽찬대사는 뛰어난 문인이다
비록 자기 나라 언어라지만
어떻게 이런 대칭을 이룰 수 있을까
한시 작법에서 어려운 게 있다면
압운과 성조와 대련이다
그중 대련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거룩한 성자여 썽찬조사여
참으로 멋진 선지식이여
이제 당신에게 돌아가 의지하리라
-----♡-----
참고자료
DNA-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https://ko.m.wikipedia.org/wiki/DNA
-----♡-----
하이젠 베르크 관련 책과 종이 접기/동봉
-----♡-----
12/17/2019
종로 대각사 봉환재에서


첫댓글
비가 내릴 때 빗물은 차별을 두지 않는다
이를테면 큰 나무에게는 폭우가 내리고
가는 풀잎에는 가랑비가 내린다거나
깊고 좁은 개울에는 적게 내리고
넓은 호수에는 많은 비가 내리는 게 아니다
비는 언제 어디서나 차별없이 내리는데
크기와 깊이와 넓이에 따라
모두들 각자 다르게 받아들일 뿐이다
그리고 같은 비를 맞으면서도
고추는 매운 맛을 만들고
감초는 단 맛을 만들며
매실은 어즈버! 신맛을 만들어낸다
-동봉스님의 지난 오늘 글 중-
2018. 12. 17.
http://m.cafe.daum.net/dongbongtalk/OlDT/1488?svc=cafeapp&sns=cafeapp
2017. 12. 17.
http://m.cafe.daum.net/dongbongtalk/VRr0/70?svc=cafeapp&sns=cafeapp
2016. 12. 17.
2016. 12. 17.
http://m.cafe.daum.net/dongbongtalk/OlDT/1277?svc=cafeapp&sns=cafeapp
2015. 12. 17.
http://m.cafe.daum.net/dongbongtalk/OlDT/906?svc=cafeapp&sns=cafeapp
2014. 12. 17.
http://m.cafe.daum.net/dongbongtalk/OlDT/518?svc=cafeapp&sns=cafeapp
2013. 12. 17.
http://m.cafe.daum.net/dongbongtalk/OlDT/29?svc=cafeapp&sns=cafe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