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마을기자단 남유선
중랑마을人이란,
중랑구에서 다년간 활동해온 마을활동가분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마을활동기를 기록하는 마을기록활동입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소개될 다양한 활동들을 기대해주세요 :)
마을의 사람과 사람을 잇는 중매쟁이 역할을 하신다는 조윤희님, 이렇게 많은 마을 활동을 하는 힘이 무엇일까? 마을의 많은 분들 덕분에 성장하였고 또 누군가를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16세 여학생 자녀로 둔 엄마입니다. 엄마가 아니었으면 하지 못할 경험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현재 중랑마을교육 사회적협동조합의 이사, 중랑혁신교육지구 실무협의회 공동위원장, 중랑협치회의 교육문화분과 위원이에요. 그리고 면목본동 주민자치회 위원이고 혜원여자중학교 학부모 회장입니다. 이외에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경험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 시행된 중랑혁신교육지구 덕분에 더불어 교실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고요. 오전에는 선생님, 낮에는 마을 활동가, 그리고 저녁에는 올해 공부를 시작해서 학생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중랑구에 나고 자라서 애정의 기틀이 된 것 같아요. 어린 시절 면목동에서 열심히 뛰어놀며 친구들과 지냈고 딸과도 계속 동문으로 이어지며 이제는 이곳이 제일 편하고 좋은 곳이지요.
중랑구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많은 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사람이 좋아서 모두 시작됐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결혼하기 전에도 사람과 같이 활동을 했고 제가 타고난 업보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굉장히 사람하고 밀접한 관계의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지금도 그게 낯설지 않고 무슨 일 하는지 물어보면 사람과 사람을 잇는 중매쟁이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해 줘요.
제가 계속 면목동에 살면서 면목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면목 초등학교 학교 학부모가 된 거죠. 2016년도에 면목초등학교 명예 교사회 회장이 됐어요. 그때 아주 자연스럽게 마을 미디어뻔을 알게 됐고 미디어뻔 활동을 조금 주력을 하다 보니까 ‘이 좋은 인프라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어볼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2017년도에 학부모들을 조직해서 마을 공동체 씨앗기 사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씨앗기 사업을 하면서 학부모들을 마을로 입문하는 계기를 만들어 줬고 저는 2017년도에 더 바쁘게 됐죠. 조금 더 마을하고 가까워지니까 마을에 있는 강좌, 마을 활동가를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게 됐어요. 오전에는 대부분 그런 활동을 하고 서울시 교육청에서 있는 학부모 관련한 강연에 참여하게 되면서 조금 더 앞에 서게 됐죠. 2018년에는 면목초등학교 학부모회장을 하며 또 다른 조직을 만들어 씨앗기 사업을 한 번 더 하면서 다른 선생님들의 경험을 촉진했어요. 그런 경험들이 모여 마을 공동체 사업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마을자원활동가’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는데 마을을 잘 모른다는 생각이 커서 용기를 내지 못 했어요. 계속 학부모들과 함께하며 온도차이로 모임이 와해하기도 하고 여러 경험을 하면서 제가 조금씩 성장을 하더라고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조금씩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그러다 보니 마을하고 좀 더 가까이 있더라고요. 2018년도에 혁신교육지구가 준비위원회를 조직할 때 서류를 냈는데 운좋게 준비위원회를 시작으로 2019년부터는 혁신교육지구 ‘마을과 함께하는 교육과정분과’ 분과 위원으로 한 주축을 담당하는 계기가 됐죠.
제 주변에 좋은 분들이 너무 많아서 제가 가진 강점보다 더 잘 봐주시는 분들이 등장하고 그분들이 저를 만들고 키워주시더라고요. 제가 가진 역량보다 더 높은 자리에 우뚝 서 있기도 하고, 그런 경험이 사실 부담스럽고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지금은 자기 그릇만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많이 내려놓는 법도 배우게 되었어요. ‘굳이 누구랑 다 맞춰서 갈 필요가 없고 사람마다 다 장점이 있으니까 나의 장점을 살려서 활동하자’ 그 계기가 또 사람이 되더라고요. 저는 이제는 촉진자 같은 느낌이에요. 사람을 등장시키고 그 사람이 잘할 수 있게 돕고 그것이 제 재능이 되었어요. 저도 그런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이고 많이 분들이 저를 키워주셨다고 생각해요.
앞서 얘기한 활동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 보람된 일이 있었나요?
올해 정말 많은 일을 했어요. 중랑혁신교육지구에서 하는 사업 중에 느린 학습자 지속적 지원 사업이 있어요. 중랑마을교육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작년부터 수행 기관으로 활동을 하고 있지요. 직접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느린 학습자들을 만나는 계기를 만들고 저도 느린 학습자에 대한 학습이 되기 시작했죠. 우리 주변에 교육사각지대의 많은 아이와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고민을 하는 계기가 됐어요. 작년에 경험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서울시 교육청에서 연락이 와서 많은 것들을 제안해 주셨고, 올해는 마을하고 학교를 연결 짓는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연구 모임으로 교감 선생님, 지역사회교육전문가님등과 함께 연구 모임을 조직하고 서울시 교육청에서 진행한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컨퍼런스에 참여했지요. 자료집으로 나오는데 논문 하나를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정말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비영리 단체이기 때문에 자본이 없어요. 5월에 방정환 교육지원센터가 개관할 때 맞춰서 ‘느린 학습자 실천 공론장’을 기획하고 3년 치 계획을 만들어 여기저기 문을 두드렸더니 마을협치과에서도 손을 잡아주시고 교육지원과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25개 자치구, 느린 학습자 관련유관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정책공론장을 중랑에서 할 수 있었어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자리가 되었고, 많은 분들의 참여로 느린 학습자를 키우는 학부모 입장도 들어보고 정책을 제안하는 자리를 가졌지요.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무모함에서 시작됐지만 많은 관심과 따뜻함이 모여 이룰수 있었던 성과라고 생각해요. 마을협치과 과장님도 이런 것이 거버넌스고 협치가 아니겠냐고 하시면서 고마움을 전하시며 ‘아직 NGO 단체를 지원하는 예산을 잡아 놓은 적이 없는데 좋은 사례를 만들어주었다’라며 ‘내년에는 NGO 단체를 지원하는 예산을 잡겠다’고 하셨을 때 진짜 보람이 있더라고요. 그뿐만 아니라 서울시 교육청에서도 나와서 공론장에 함께 했습니다. 특정 아이들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 교육적으로 후견을 받아야 할 아동 청소년을 후견해주는 것은 어떻겠냐고 의견을 주셔서 올해는 교육후견인제에 지원하여 후견인 기관이 되어 활동도 했어요. 현재 10쌍의 멘토와 멘티를 엮어 260회기의 만남으로 서로 마음을 나누고 있는데요. 소홀해질 수 있는 취약계층의 아동·청소년을 만나 학습 및 정서적으로 지지하는 교육후견인 ‘동네친구’는 도움이 필요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초등학교 6학년인 멘티를 12월까지 짧게는 14회, 길게는 94회까지 1대 1로 멘토링하고 심리 정서적 지지자가 되고 있어요. 아울러 기본생활지원 및 상담자에게 필요한 심리카드를 만들어 배포하는 등 학습지도나 취약계층의 아동·청소년을 정서적으로 지원하며, 맨토와 맨티는 밥을 먹는 등 유대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느린 학습자 지원은 학교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면 할 수 없었던 일입니다. 처음에는 양성된 마을교사님들이 활동해야 하는데 학교의 벽이 높아 활동이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엄청나게 많이 영업하러 다녔죠. 학교와 기관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들이 하나씩 벌어지기 시작하고 계속 느린 학습자 아이들을 1대1로 만날 수 있도록 링커 역할을 합니다. 느린 학습자 선생님들도 그 안에서 보람을 찾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고 계시죠.
올해 마을학교협의회도 중랑마을교육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을 했는데요, 마을 학교가 커져야 방과 후 활동이 커지고 마을교육활동이 활발해진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마을학교협의회 운영 초기에는 네트워크가 잘 안 돼서 힘들었어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마을 학교 간 만남을 만들고 마을학교의 의견을 끄집어내려고 노력했지요. 하나로 묶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 마지막에는 조금 해결이 되었어요. 작은 시간 시간이 모여 마지막 성과 공유회로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지요. 우리가 모두 마을이잖아요. 제가 마을이고 사람이 마을이라고 생각해요. 개개인이 있는 곳은 어디나 마을이라 그분들이 모여 무엇을 만들고 있는 것만큼 더한 성과가 어디 있겠어요. 그래서 너무 행복했어요. 2019년 마을 학교를 운영하며 느꼈던 아쉬움을 넣어 올곧게 전달하기 위해 애쓰고 다양한 역량들을 모아 하나하나를 이어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우리 기관이 아동 청소년을 만나다 보니 아이들의 행복을 어른들이 조금 담보해 줘야 한다는 거죠. 그렇다면 지속할 수 있게 관심을 가져줘야 하는데 그 형태가 어떤 모습이든 우리는 계속 아동 청소년을 만나기 위해 힘쓰려합니다. 마을 학교는 서로 개별적으로 있는 것 같지만 결국은 같이 모여 프로그램을 재구조화하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혁신교육지구 안에서 마을학교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예산이 없었을 때 어떻게 자생할 수 있는지 부분을 고민한다면 더더욱 협의체나 가치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 있어야 하고 누가 됐든 운영을 해야 하며, 좀 더 깊게 공감해야 따뜻한 마을교육공동체가 되지 않을까요?
마을 활동을 하게 되는 힘이 무엇인가요? 감사한 분도 있으신가요?
사람이죠. 어떨 때는 사람 덕분에 좋아서, 어떨 때는 사람 때문에 하기 싫고 사람이 저의 힘이에요. 마을 활동을 하면서 키다리 아저씨도 만났고 인생의 멘토도 만났어요. 누구 딱 감사한 분을 말하기 미안할 정도로 정말 많은 분이 계세요. 이현배 센터장님, 윤수진 선생님도 계시고 이상춘 선생님도 존경하고 정말 많아요. 저의 키다리 아저씨 이창국 선생님, 마을계획단의 신경옥 선생님은 저의 인생의 멘토 같은 분이시죠. 두 분은 단점이 많았던 저에게 전환기를 만들어 주셨어요. 제가 받은 선한영향력을 저도 다른 이들에게 나누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요. 시선이 달라지고 성숙할 수 있었던 것도 마을에서 만난 다양한 어른 덕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행운이었죠.
활동하면서 이것만은 지키겠다 하는 기준이 있나요?
제가 생각하는 그런 하나하나의 힘을 모으는 기준은 존중이에요. 존중하며 습관적으로 칭찬을 많이 하게 되는데 칭찬은 저도 받으면 너무 좋으니까 역지사지로 그렇게 하게 되지요. 칭찬만큼 좋은 것이 없고 개개인의 역량도 끌어낼 수 있음을 제가 경험하고 있어요. 요즘 만나는 분들의 에너지는 감히 따라 하지 못할 정도로 좋고, 함께 존중하며 수직적으로가 아니라 수평적으로 나란히 서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배우고 뜻을 같이 했을 때 성과가 높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마을활동가로서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학교에서 활동할 때 저의 첫 번째는 우리 아이였어요. 아이 때문에 모든 것을 시작되었는데, 마을활동을 하는 지금은 아이 때문에 놓지 못하게 되었죠. 제가 너무 바쁘다보니 아이를 챙겨주지 못했는데 어느새 자기주도형 아이가 되어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내 아이는 두고 우리 아이들을 챙기는 구조가 되었죠. 그런데 일찍 아이를 내려놓아서 그런지 어느 날 딸이 ‘이적 엄마가 아들 셋을 서울대 보냈는데 그 엄마는 아들 셋을 주도적으로 키우기위해 유학을 떠나셨데요. 그분이 자식들이 스스로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처럼 엄마도 엄마 인생을 사는 것이 많이 비슷해요. 그래서 저는 엄마가 아닌 저 스스로, 자기 주도적으로 컸다고 이야기 할수 있을거 같아요’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조금은 어른스러운 딸하고 같이 사는데 제가 더 많이 배우고 있지요. 딸이 있어서 저보다 아랫세대 선생님들을 존중하며 배움을 갖고 이해하게 되었어요.
마을에 기대하거나 바라는 점이 있나요?
마을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장기적인 활동이 아니라 생계 기반을 가진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것은 저보다 먼저 마을 활동을 시작하신 분들도 그럴 것이고 생계의 기반이 안 되면 마을 활동을 지속해서 할 수가 없거든요. 이 부분은 계속 고민하고 기반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노고가 있으면 그것에 대한 응당한 대가는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객관화하여 바라보는 시각을 키워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또 마을에 계신 활동가님들 모두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사람을 보는 시각도 다르거든요. 초심 잃지 않고 애써주시는 많은 활동가분들께 감사하고, 앞으로 함께할 분들께도 건강하게 마을 활동을 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서 활동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