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균팩이 재활용된다고요?
-편리한 분리수거 시스템 만들어져야
지난 2월 환경부는 ‘분리배출에 관한 지침’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는 재활용할 필요가 없다는 표시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활용 안됨 표시 포장재에 멸균팩이 포함되었다. 이에 많은 환경단체와 소비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였다. 멸균팩은 정말 재활용이 안 되는 것일까.
멸균팩은 테트라팩이라고도 불리는 것으로 우유팩(살균팩)과 비슷하나 차이점이 있다. 우유팩은 모양이 삼각지붕 형태이고 종이에 비닐이 코팅되어 있고 냉장보관해야 한다, 멸균팩은 직육면체 형태로 종이에 비닐 코팅, 그리고 알루미늄이 첩합되어 있다. 이것은 산소나 자외선을 차단하여 멸균된 우유, 주스, 두유 등을 실온에서 장기보관할 수 있게 한다.
우유팩은 이미 따로 분리수거되어 부림제지에서 휴지로 만들어진다. 멸균팩은 이 알루미늄 때문에 재활용하기 어려운 천덕꾸러기가 되어 왔다. 재활용 불가 표시를 받게 될 위기에 처했던 멸균팩이 5월에 재활용 가능하게 되었다.
매일유업, 테트라팩코리아, sk종합화학, 부림제지, 주신통상(삼영제지),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등은 협약을 맺고 멸균팩을 포함한 종이팩 회수와 재활용 각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삼영제지는 멸균팩의 종이를 핸드타월과 키친타월로 만들어 공급하기로 했다. 삼영제지가 종이를 먼저 재활용하고 분리된 복합소재를 SK종합화학에 제공한다. SK종합화학은 알루미늄 복합소재를 활용해서 물류용 팰릿이나 음료운반상자로 재생산하게 된다.
원래 우유팩을 수거하던 각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멸균팩을 함께 수거하게 되었고, 자연드림, 한살림 등 생협에서도 수거가 가능하게 되었다. 멸균팩이 연간 12000톤이 회수되어야 멸균팩의 종이를 재활용하는 공장이 쉬지 않고 운영될 수 있다고 한다. 멸균팩 분리수거가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회수율이 낮고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멸균팩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 ‘알맹상점’은 전국 136개의 제로웨이스트 샵과 다양한 가게와 함께 9월에 ‘멸.종.위기 캠페인’을 벌였다. 멸균팩(종이팩)을 30개 이상 가져오면 고체치약을 리워드로 주는 행사이다. 매탄동의 ‘달플라워 & 별에코 상점’ 등 수원의 제로웨이스트 상점들도 참가하였다.
이번 행사는 멸균팩을 수거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전국에 종이팩 배출함 설치를 요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일반 종이와 재활용품과 같이 종이팩을 분리배출할 수 있게 된다면, 종이팩 분리배출을 위해 행정복지센터나 제로샵 등을 일부러 찾아다니는 수고로움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면 종이팩의 회수율과 재활용률은 자연히 높아지게 될 것이다.
종이팩은 질 좋은 재활용 자원이다. 종이팩이 쓰레기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별도로 분리배출하고 내용물을 헹구어내고 꼭 깨끗이 분리배출해야 한다. 그리고 편리한 분리수거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구채윤 주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