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숙(堂叔)과 종숙(從叔) 호칭(呼稱)에 대하여
필자(筆者)가 1년 전에 언급했듯이 종친회(宗親會)에 참석해보면 항렬(行列)이 다른 일가친척(一家親戚)들을 만나게 되는데 호칭(呼稱)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나이 어린 할아버지는 있어도 나이 어린 형님은 없다. 이는 친족 간에 나이가 어려도 할아버지뻘이 되는 수는 있어도 형님은 반드시 나이가 위여야 한다는 뜻이다. 조선 중기 이전까지의 문헌에서는 형제자매를 일컬어 동생이라 하고 형을 동생형(同生兄), 제(弟)를 동생제(同生弟)로 표기하였으며, 그 뒤부터는 형(兄), 제(弟) 또는 동생이라는 용어가 쓰이고 있다.
문중의 가장 흔한 관계는 나를 기준하여 아버지 항렬(行列) 관계가 있는데 아저씨, 당숙(堂叔), 종숙(從叔)으로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나를 기준하여 아들 항렬(行列)의 호칭은 조카, 종질(從姪), 당질(堂姪)이 있다. 여기에서 당숙(堂叔)이라는 호칭인데 노석(老石) 여구연(呂九淵)의 문집인 노석선생문집2(老石先生文集二)에서 종숙(從叔)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父之四寸也呼語曰某某我哉稱語且書語皆曰從叔而以堂叔用之者有之是誤也從義有四寸而堂義有屋而已堂叔語意不成也父之六寸乃再從叔且父之八寸乃三從叔
아버지의 사촌을 부르는 말은 (누구)아저씨 이며 일컫는 말과 서어는 모두 종숙(從叔)이다. 당숙(堂叔)이라 하는 사람이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 종(從)의 뜻에는 4촌이 있으나 당(堂)의 뜻에는 집만 있을 따름이라 말뜻이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 아버지의 6촌이 재종숙(再從叔)이고 아버지의 8촌이 삼종숙(三從叔)이다.
아버지의 사촌을 일컫는 말은 종숙(從叔)이며 종숙(從叔)의 종(從)에는 4촌이라는 뜻이 있으며 종숙(從叔), 재종숙(再從叔), 삼종숙(三從叔) 등으로 쓰고, 같은 항렬(行列)에 있어서 종형/제(從兄/弟), 재종(再從), 재종형/제(再從兄/弟), 삼종(三從), 삼종형/제(三從兄/弟) 등을, 할아버지 항렬(行列)에 있어서 종조(從祖), 재종조(再從祖), 삼종조(三從祖)로, 형제의 자식을 종질(從姪), 재종질(再從姪), 삼종질(三從姪)로 쓰고, 손자(孫子) 항렬(行列)은 종손(從孫), 재종손(再從孫), 삼종손(三從孫) 등으로 사용한다.
노석선생문집2(老石先生文集二)에서는 당숙(堂叔)이란 말이 어원에 맞지 않기 때문에 당숙(堂叔)이라는 표현이 잘못된 것이라 하지만 21세기 현대사회에서 당숙(堂叔)의 당(堂)에는 가까운 친척이라는 뜻으로 아저씨, 아재라 부르고 당숙(堂叔)은 종숙(從叔)을 다정하게 부르는 말로 풀이하고 있다. 종형/제(從兄/弟)는 형과 동생으로 칭하고 할아버지 항렬에 있어서 대부(代父)로 호칭하고 있다. 대부(代父)란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하는 우두머리. 흔히 숨겨진 실력자나 최고의 존재를 가리키는 말로 할아버지와 같은 항렬을 가진 사람을 호칭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조카 항렬(行列)은 종질(從姪)이 맞는 표현이며 친근감을 표현하여 당질(堂姪)을 혼용하여 쓰이고 있다.
자신은 상대방에 대해서 정확하고 예의바른 호칭(呼稱)을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자신에 대해서 불쾌한 감정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있으며 호칭(呼稱)과 경어(敬語)는 유별나게 복잡하고 까다로워서 정작 상대방에게 존경의 표시로 호칭을 사용했다가 기분 나쁜 표정을 짓는 경우도 있다. 상대방과 대화를 하는데 있어서 호칭(呼稱)과 경어(敬語)는 상대방을 지칭하는 단순한 용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분위기를 한층 더 부드럽고 화기애애한 상황으로 이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된다.
晋州任氏歷史硏究院長 任和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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