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A][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B][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갈대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C][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D][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 황지우,「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31 윗글의 표현상 특징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시구의 반복을 통해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② 현재형 시제를 사용해 현장감을 드러내고 있다.
③ 색채어를 대비하여 주제를 선명하게 부각하고 있다.
④ 청각적 이미지를 동원해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⑤ 처음과 끝을 긴밀하게 관련시켜 구조적 완결성을 얻고 있다.
32 <보기>는 윗글에 나타난 공간을 구조화한 것이다. ㉮~㉰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① ㉮는 ㉯가 지닌 억압과 획일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공간이다.
② ㉰는 ㉯와는 다른 세상으로, 화자가 지향하는 공간이다.
③ 화자는 화면에 나타난 ‘새’의 이미지를 통해 ㉰를 생각하게 된다.
④ 애국가가 끝나는 순간 ㉰에 대한 화자의 상상도 끝이 난다.
⑤ ㉰로 가기 위해서는 ㉮에서의 경험이 전제되어야 한다.
33 [A] ~ [D]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A]에는 시대적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 제시되어 있다.
② [B]와 [C]에서 유사한 의미 구조를 지닌 장면이 병치되고 있다.
③ [D]에서 ‘하는데’를 통해 시상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④ [B]와 [C]는 상승 이미지, [D]는 하강 이미지를 드러내고 있다.
⑤ [A]에서 [D]로 진행되면서 개인적 차원의 사건이 사회적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도움자료
[2014 EBS N제]-(A형)
31~33
31 ③ 32 ⑤ 33 ⑤
황지우,「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이 시는 1980년대 극장에서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애국가를 부르던 일을 통해 당시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그러한 시대상 에 대한 좌절감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화면 속에 나오는 새들의 비상을 보며, 화자는 새들처럼 자신이 처한 허위 와 독재의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기를 원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자각하고 절망한다. 작가가 바라본 1980년대는 죽음과 절망으로 가 득한 곳이자 탈피하고 싶은 환멸의 공간이다. 이 작품은 그러한 현실 인식을 토대로 폭압적 현실 상황에 대한 극도의 좌절감을 풍자적 수법을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영화 관람이라는 일상적이고 사소한 행위를 시대와 현실에 대한 인식으로 확대시킴으로써 현실의 왜곡된 면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군사 정권하에서 느끼는 암울한 현실에 대한 좌절감과 무력감
■ 1~2행: 영화가 시작되기 전 애국가를 경청함.
■ 3~10행: 애국가의 배경 화면에 등장하는 새들의 비상
■ 11~16행: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소망
■ 17~20행: 현실에 대한 좌절감
31 표현상의 특징 파악 ③
이 글은 을숙도에서 갈대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 들’의 시각적 이미지와 ‘끼룩’, ‘낄낄’ 등의 청각적 이미지를 동원 하여 화면에 나타나는 모습을 그리면서 화자의 현실 인식과 소망을 드러내고 있다. ‘흰 새떼들’에 색채어가 나타나기는 하지만 대비된 다른 색채어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① ‘자기들끼리 ~면서’,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등의 시구가 반복되고 있다.
② ‘경청한다’, ‘날아간다’, ‘앉는다’, ‘주저앉는다’ 등에서 현재형 어미를 사용하고 있다.
④ ‘끼룩거리다’, ‘낄낄거리다’ 등 각적 이미지가 드러나는 단어를 통해 비판적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⑤ 시의 처음은 영화 시작 전 애국가를 경청해야 하는 상황, 끝은 애국가가 끝나고 자리에 앉는 상황으로, 처음과 끝을 긴밀하게 연결하고 있다.
32 공간의 의미 및 기능 파악 ⑤
화자는 영화관에서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울려 퍼지는 애국가를 들으며 화면에서 새가 비상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그러면서 화자는 새가 이 세상을 벗어나 이 세상 밖 어딘가를 지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의 이면에는 이 세상에 대한 화자의 부정적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며, 그러기에 화자는 자신들도 이 세상을 떠나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 세상 밖’을 소망하기는 하지만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 영화관에서의 경험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진술은 적절하지 않다. 화자가 영화관에서 화면을 통해 새들의 비상을 보는 경험을 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 세상 밖’으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①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기 전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해야만 하는 상황은 현실의 억압과 획일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② 화자가 상상하는 공간은 ‘이 세상 밖’으로 이 세상이 아닌 곳이며, 화자는 그곳으로 날아갔으면 하는 지향을 드러내고 있다.
③ 화자가 마주 대하는 화면 속 새들의 이미지는 자유로운 비상으로, 이를 통해 화자는 자신들도 자유로운 비상과 탈출을 꿈꾸게 된다.
④ ‘길이 보전하세로’ 애국가가 끝나자 화자는 자리에 앉고 만다. 이는 화자의 소망이 단지 상상으로 그치고 더욱 깊은 좌절감 속으로 빠져 듦을 의미한다.
33 시상 전개에 대한 이해 ⑤
[B]에서 화자는 새들의 비상을 보며, [C]와 같은 상상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화자의 상상은 애국가가 끝나고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면서 [D]에서와 같은 깊은 좌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A]에서 [D]로의 진행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것으로, 애국가의 시작과 끝 사이에 화자가 바라보고 상상한 것을 그리고 있다. 개인적 차원의 사건이 사회적 차원으로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 화자는 처음부터 개인의 삶을 억압하는 부정적인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을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다.
① [A]에 나타난, 영화 시작 전 애국가를 경청해야 상황은 시대적 상황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② [B]는 새들의 비상, [C]는 ‘우리’의 비상을 그린 것이다. 이 세상을 떠나 이 세상 밖으로 가고 싶은 화자의 소망을, 주체는 다르지만 현실을 떠나 비상하는 유사한 의미 구조를 지닌 장면을 병치함으로써 드러내고 있다.
③ [D]의 ‘하는데’는 ‘날아갔으면’에 이어지는 것으로, 그러한 소망을 지니고 있지만 현실은 화자를 절망하게 하고 있음을 제시하는 연결어이다. 화자는 비상하는 새들과는 달리 주저앉을 수밖에 없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④ [B]는 새들의 비상, [C]는 우리의 비상을 그리고 있어 상승 이미지를 드러내는 데 비해, [D]는 ‘자리에 앉는다’ 등의 하강 이미지를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