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영자님 귀하
원서를 번역하고 여러 서적을 참고하여 책을 만들었습니다.
출판하기에는 여러 면에서 부족합니다.
십여 번도 넘게 고치고 또 고쳐서 여러 카페에 올렸습니다.
여러분들이 즐겨 읽는 것을 보고 보람을 얻었습니다.
문학정신에 누군가 추천하길래 올렸더니
맘춤방을 알려주시어 원고를 올립니다.
방대한 양인만큼 앞부분 만이라도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원고를 송고하는 방법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2013. 11. 25
히말라야시다 올림
제1편 아기의 출생
제1장 기다리던 여인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시조(始祖)인 야곱(Jacob)에게 요셉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오랜 후손 중에 똑 같은 이름을 가진 아버지 야곱과 아들 요셉이 있었다. 요셉은 목수로서 나사렛 마을에 살았다. 그는 검은색 머리와 짧은 금빛 턱수염으로 이 지방에서 색다른 존재였다. 꿈을 꾸는 듯이 조용조용 말하는 사람이었다. 막일을 하는 목수라기보다는 학자다운 인상을 주었다.
요셉(Joseph)은 어려서 어버이를 잃고 작은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목수의 일을 배웠다. 마디가 굵은 큰 손으로 집을 짓고 울타리를 만들며 의자와 책상을 만들었다. 문을 만들고 수레바퀴나 농기구 같은 것도 만들었다. 그의 일터는 나사렛 동네 한 길가에 있는 자그마한 목공소였다. 비록 흙 바닥이지만 언제나 대팻밥과 톱밥의 향긋한 냄새가 풍겼다. 목공소 뒤에는 작은 헛간이 있어 간단한 요리를 하였다. 그곳에서 홀아비인 요셉의 식사가 마련되었다. 저녁이면 문간에 걸터앉아서 터진 옷을 꿰매기도 하였다. 문밖에 나가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셔보기도 하였다. 어두워지면 노랗게 타는 등잔불의 심지를 돋우어 놓고 빌려온 책을 밤이 깊어가는 줄 모르고 읽곤 하였다. 대부분의 유대인들과 같이 아람어와 히브리어로 쓰인 책들이었다.
요셉은 꿈꾸는 사람으로 불리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어느새 머리가 벗어진데다가 금빛 구레나룻이 멋있게 자랐다. 그는 남들처럼 장사치들의 놀음판에 끼는 일이 없었다. 술집 여자와 상종하지 않았다. 고작해야 이웃 사람들과 좋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그의 즐거움이었다. 대게 망나니 같은 나사렛 사람들에게는 그의 생활 태도가 진기하게 보였다.
나사렛(Nazareth) 마을은 산골에 자리하고 있었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활발한 무역의 통로에 자리하고 있었다. 상품을 가득가득 실은 대상(隊商)의 낙타가 조수처럼 밀려들어 법석대는 날도 있었다. 동방으로부터 향료(香料), 약재료, 무지개와 같이 고운 비단이 들어왔다. 서방에서는 솜씨 있는 공예품(工藝品), 포도주와 기름들이 들어왔다. 남쪽 알렉산드리아와 북쪽 다메섹을 연결하는 물물교환과 무역도 제법 활발하였다. 밤이 되면 대상의 무리들은 들판에서 잠을 잤다. 그들의 모닥불이 여기저기서 타올라 산기슭이 황금빛으로 빛났다. 마을 사람들은 이 여행객들에게서 여러 가지 뉴스를 얻어들었다. 밤낮으로 신기한 광경과 흥분된 분위기 속에서 살았다. 그 대상들이나 낙타 몰이꾼들은 물론 마을 사람들마저 거칠어서 툭하면 시비를 걸고 싸웠다. 언제든지 싸움판을 벌리는 깡패들이었다.
어느 날 저녁이었다. 가나의 사무엘이라는 사나이가 요셉의 목공소에 검은 그림자를 나타냈다. 대장간 거리 끝에 있는 작업장을 찾아온 것이었다. 이 젊은 장사꾼이 저녁 햇살을 등지고 서있는 모습이 키가 크고 건장해 보였다.
“안녕 하슈? 하나님께서 그대와 함께 하시기를.”
사무엘은 정중하게 인사를 하였다.
요셉은 일하던 마치를 놓고 널빤지를 밟고 있던 두 발을 떼었다.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씻으며 웃는 얼굴로 친구를 맞이하였다.
“별일 없었나? 사무엘, 어서 들어오게. 자네가 부탁한 갈릴리산 참나무와 신나무 상자는 마침 다 되었네. 저녁밥을 먹으려던 참이야. 같이 들지 않겠나?”
“아냐, 난 집에서 막 먹고 오는 길일세. 어서 들게.”
사무엘은 커다란 몸집을 어지러트린 대팻밥 위에 비스듬히 뉘였다. 그 동안에 요셉은 끌과 손도끼와 톱을 치우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빵과 치즈와 우유 한 잔을 저녁이라고 차려놓았다.
“맛있어 보이는데, 누가 식사를 마련해 주나?”
사무엘은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나는 홀몸이니 무엇이든 내 손으로 해야 하네.”
“그래, 요셉, 자네 쓸쓸하지 않나?”
“가끔….”
요셉이 빵에다 치즈를 바르느라고 말없는 순간이 흘렀다.
“적적함을 없애는 좋은 묘방이 있네.”
사무엘은 혼자 중얼거리며 검은 눈을 이상하게 휘둥그래 뜬다.
요셉은 실없는 말을 하지 말라는 듯이 킥킥거리며 말했다.
“알았어. 알았어.”
그는 웃음을 터트려 버렸다.
“아니야. 이 사람.”
사무엘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알아. 자네를 바람 내려고 꾀는 것은 벌써 단념했어. 그런 허튼 이야기는 아니야. 자네에게 여자 얘기는 전혀 통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내가 생각하는 건 전혀 그것이 아니야. 자네가 장차 어떤 길을 걸어야 할 건가 하는 것일세.”
“어떤 길이라니, 어디로 간단 말이야?”
“예루살렘으로 말이야.”
“그래 그 큰 도시에 목수가 부족하단 말인가?”
“목수라고? 허 참, 그래 자네는 자네 일 밖의 일은 통 생각을 못하는가 보구만?”
요셉은 마음을 가다듬는 듯 눈을 깜박거렸다.
“뭐? 아냐! 나의 일 밖의 일도 때로는 이것저것을 생각하네.”
“그래, 무슨 생각이야. 예를 들면.”
“그 율법(律法) 같은 것 말이야.”
“흥.”
“흥?”
요셉은 벗어진 머리를 흔들면서 되받아 말했다.
“흥 소리는 말이 아니야. 그건 소리지.”
“글쎄, 하지만 거기에는 뜻이 있네. 우리 같은 젊은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역사를 배우는 데는 아주 지쳐버렸단 말일세. 족장(族長) 과 사사(士師-이스라엘을 왕이 다스리기 전의 민족적 지도자들) 그리고 예언자(豫言者)들 말이야. 그것뿐만 아니야. 우리는 외국 세력의 지배를 이만큼 받았으면 됐지, 이 이상 견딜 수는 없단 말이야. 우리는 다 노예지 뭐야. 로마의 이익 때문에 헤롯왕에게 혹사당하는 노예가 아닌가 말이야. 로마가 대체 우리와 무슨 상관이냔 말이냐? 우리는 자유를 갖고 싶은 거야. 자유를!”
“또 그 소리군 그래. 여보게. 사무엘, 소리를 낮추게. 큰 일 나려구.”
위험하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로마의 스파이는 어디에나 있었다. 사람들은 그들의 날카로운 정보 수집을 두려워하였다. 백성들은 여지없이 짓밟혀 공포에 떨고 있는 비참한 처지였다. 정치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논쟁을 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었다. 누구든지 큰 소리로 자기 생각을 떠들어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과거 100년 동안 이 나라에서는 가끔 무모한 반란이 일어났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 아직도 갈릴리 산중을 헤매며 로마 사람들을 습격하였다. 이 나라의 훌륭한 청년들이 끊임없이 의거(義擧)에 몸을 바쳐 싸웠다. 건장하고 억세고 열정적인 청년들이 부질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로마가 이스라엘을 지배하던 지난 100년 동안에 수많은 애국자들이 나라를 위하여 쓰러졌다. 나사렛이 속해있는 갈릴리 지방뿐만 아니라 유대 지방과 저 화려한 수도 예루살렘까지 로마 사람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일찍이 여호수아의 용기와 다윗의 세력과 솔로몬의 지혜와 영화를 자랑하던 이 나라가 이제 와서는 모두 아우구스투스 황제(Caesar Augustus)에게 조공(朝貢)을 바치고 있는 형편이었다.
사무엘의 이야기에 의하면 이 정세(政勢)는 더욱 악화돼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스라엘 사람 중 돈과 힘을 가진 사람들은 침략자와 결탁하여 백성을 배반하고 점점 더 재산을 쌓고 있었다. 언제까지 이 반역자들이 하는 짓을 내버려두고 노예생활을 계속하여 나갈 것인가? 각처에서 청년들이 로마 사람들을 몰아내고 백성을 자유롭게 해주려고 다시 책동을 꾸미고 있다는 것을 요셉은 알고 있을까? 왜 요셉은 그 일에 참가하려 하지 않을까? 피 끓는 나사렛 청년들이 로마 사람들에 대하여 은밀한 반항을 꾸미고 있다는 것은 요셉도 항상 들은 바였다. 그러나 그것은 언제든지 소문에 그치고 거사(擧事)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하였다.
“자네는 조국을 사랑하지 않는가?”
사무엘은 나무라듯이 캐물었다.
“자네는 적어도 마음만이라도 우리와 하나가 될 수 없겠나?”
요셉은 뜻 모를 웃음을 지었다. 그는 비록 가난한 목수에 지나지 않지만 그래도 다윗의 혈통을 이어받은 사람이었다. 나사렛 회당에 있는 족보를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그의 계통은 이삭의 아들인 야곱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삭을 낳은 아브라함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아주 먼 조상 셋에서 그의 아버지인 아담에게 미쳤다. 마침내 인류의 조상 아담을 만드신 하나님께로 통하는 것이었다.
요셉은 뜻 깊은 웃음을 띠었다. 성미가 급한 그의 친구의 무릎을 어루만지듯 두드렸다. 이 혁명가는 참으로 이스라엘의 해방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어떤 방법으로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인가? 의거로써? 피로써? 죽음으로써? 성경에는 예언자들이 해방을 약속하고 있다. 전쟁의 공포와 이집트에서의 노예 생활, 바벨론에서의 포로 생활에서 구원하여 주셨다. 그리고 지금은 로마인의 침략을 받아 고난을 받는 이 백성의 구원을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성경을 보면 구원이란 오래 전부터 약속된 메시아가 오셔야 하였다. 옛날부터 고대하여온 구세주(救世主)이신 평화의 사자가 탄생함으로 이루어질 일이었다. 그분이 백성을 평화로운 세계로 인도할 것이었다. 요셉은 성경을 믿었다. 이것을 믿는 사람은 해방을 재촉하기 위하여 피와 죽음의 수단을 써서는 안 된다. 그는 다윗의 후손들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자네는 예루살렘에서 온 소식을 들었나?”
사무엘은 성경 이야기를 더 참고 들을 수 없어 이렇게 물었다.
“나는 오늘 아침에 온 어떤 대상에게서 들었네. 헤롯대왕이 자기 가족을 또 죽였다는구먼. 자네도 알다시피 언젠가는 자기 아내를 죽였어. 요사이는 매일같이 아무 죄도 없는 약한 백성들을 기분 나는 대로 죽이고 있어. 자넨 현명한 사람인 줄 아네만, 몇 백 년 전에 한 약속만 믿고 오늘의 이 참상을 어찌 눈 뜨고 보고만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오늘도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는 역시 같은 하나님이시지.”
요셉은 친구의 말을 막으며 생각을 말하였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어야 하네. 그리고 사무엘, 그렇게 함부로 말을 말아주게. 그건 하나님께 대한 불경(不敬)이야.”
“흥!”
사무엘은 험상궂게 쏘아 붙였다.
“가서 고발해봐. 나는 신성모독죄(神聖冒瀆罪)로 사형을 받아도 좋아. 나는 노예로 살기보다는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어!”
요셉은 일어서서 톱을 들어 내리치는 시늉을 하였다. 그러나 그의 웃음은 노여움이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 톱은 마음도 양심도 없는 한갓 연장에 불과하네. 그렇지만 이것으로 로마 사람의 대갈통을 깰 수도 있네. 나사렛 어린이들의 요람도 만들 수 있단 말이야. 이것을 쓰는 사람에게 달린 거야. 연장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네. 온 세상 사람들이 그 연장을 전쟁에 쓰지 않고 평화를 위하여 쓴다면 세상은 더 좋아질 것이 아닌가?”
요셉은 천천히 말한다.
“그래, 자네 말대로 하면 그 악당 헤롯에게 그리고 저 로마에게 굴복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지? 그저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말이지?”
이렇게 도전적인 말을 쏘아 붙이면서, 사무엘은 벌떡 일어나서 친구 앞으로 다가섰다.
“우리 민족의 파멸은 언제나 믿음을 버리고 자신들의 힘을 의지하는 데서 왔다네. 우리는 구세주가 오실 것을 알고 있어. 그분을 기다려야만 하네.”
요셉은 지지 않고 대꾸를 하였다.
“자네는 그래 구세주가 내일이라도 온다고 생각하나? 그렇지 않으면 모래란 말인가?”
“그런 건 알 수 없지.”
요셉은 담담하게 말하였다.
“폭력이라든지 혁명 따위의 음모는 신(神)을 마흔 개나 가지고 있는 이방 사람들에게서 배운 수작이란 말이야. 그들에게 평화를 주기 위해서는 신이 마흔이라도 모자랄 것이야. 그 중의 하나만 해도 남을 거야.”
“아니 내가 묻고 싶은 것은 도대체 자네가 메시아를 만날 때까지 살아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네.”
사무엘은 추궁하였다. 요셉은 껄껄 웃었다. 얼마나 우스운 생각 인가!
“나 같은 미천한 목수가 메시아(Messiah)를 만나보게 되다니. 그런 걸 어떻게 바라겠나. 나는 그저 조용히 살아보겠단 말일세.”
“그래서 외롭게……라고 하셨구먼. 요셉.”
요셉은 커다란 집게손가락을 흔들어 보이며 히죽거렸다.
“아니, 천만의 말씀. 나도 언제까지나 외롭게 지낼 생각은 없어. 다른 사람들처럼 아내를 맞아 가정을 가져야지.”
“그리고 자식도 말이지?”
“암, 많이 낳아야지. 나는 아이들을 좋아해.”
사무엘의 노기 띠었던 눈이 다소 부드러워졌다.
“좋아, 자네에게도 마음에 드는 처녀가 발견되기를 바라네. 자네는 아마 여편네를 몹시 귀여워해 줄 거야.”
요셉의 귀에는 그런 말이 들리는 것 같지 않았다. 깊은 생각에 잠긴 채 서있었는데 어딘가 쓸쓸해 보였다. 그의 눈은 문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는 마치 황홀한 광경을 기대하는 듯이 거리 쪽을 내다보고 있었다. 어느새 그의 크고도 부드러운 손이 친구의 팔꿈치를 잡았다.
“나는 벌써 마음에 드는 여자를 찾아냈네. 아직 젊고 다른 여자와는 아주 다른 처녀라네.”
그는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이 사람 요셉, 그렇게 얼빠진 시늉은 그만두게. 다르다니 대체 어떻게 다르단 말인가? 이야기나 들려주게.”
“그 여자는 뛰어난 기억력을 갖고 있으며, 다른 여자와는 다르다네. 내 재주로는 그렇게 밖에 표현을 못하겠어. 저기 봐, 사무엘, 마침 이리로 오고 있네. 붉은 빛깔의 빈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오는 여자가 있잖아?”
사무엘은 문간으로 성큼 걸어가서 이마에 손을 대고 바라보았다.
“그만 바라보게. 이 사람.”
요셉이 주의를 주었다.
“됐어. 그 여자의 걸음걸이부터가 아주 점잖은 게 그럴듯한데.”
사무엘이 뒤를 돌아다보며 말했다.
“정말 어딘지 모르게 다른 여인이지.”
이렇게 속삭이며 요셉은 큰 몸집으로 서있는 친구의 뒤에 다가서 문턱에 나란히 섰다. 요셉의 푸른 눈은 사무엘이 쳐든 팔 밑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아름다운 음악에 도취된 것처럼 황홀한 시선으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해 저문 거리에는 오가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는 좁은 거리를 한 걸음 한 걸음 이쪽을 향하여 오고 있었다. 엷고 푸른 망토 위에 검은 머리로 둘러싸인 흰 얼굴이 더 희게 보였다. 크게 뜬 새파란 눈동자는 더욱 빛나고 있었다. 게다가 우아한 걸음걸이다.
“여보게, 요셉. 자네 말이 그럴 듯하네. 어딘가 다른 점이 있어. 참 놀라운데. 표정도 그렇고 보통이 아냐. 뭐라고 했으면 좋을까? 참 놀라워…….”
사무엘은 두 손을 내리며, 목소리를 낮추어 말하였다.
“이렇게 청초한 모습을 나는 처음 보네.”
“여보게 무어라 표현할지 모를 이상한 감정일세.”
그는 그녀가 지나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앞을 똑바로 바라보는 눈, 날씬하게 올린 두 팔, 그리고 붉은 물동이를 손가락을 벌려 잡은 손 맵시!
“어쩌면 저런 여자도 있을까?”
사무엘은 탄식하듯 중얼거렸다. 그는 고개를 저어 야릇한 마음을 돌이키려 애쓰며 안으로 들어갔다.
“알았어. 자네가 나와 예루살렘으로 가려하지 않는 것도 무리가 아니야.”
그는 퉁명스럽게 말하였다.
“그런데 자네는 그 여자와 어떤 약속을 했나?”
요셉은 기운 없이 긴 의자에 주저앉았다.
“아직 그녀와는 말도 못해봤어.”
사무엘은 깔깔 웃어대며 친구에게로 다가왔다. 그의 털투성이의 손을 친구의 벗겨진 머리에 얹었다.
“이 샌님아, 그렇게 수줍어서 꾸물대다가는 큰일 나네. 용기를 내야 해. 자네는 사나이가 아닌가? 동네 청년들이 장님인줄 아나. 우물쭈물 하다가는 빼앗기고 마네.”
요셉은 자신을 얻은 듯 얼굴을 상기시키면서 친구를 마주보았다.
“나도 주저하고만 있지는 않을 테니 두고 보게.”
조용한 말투였다.
사무엘은 또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얌전해빠진 사람들에게도 남모르는 억세고 줄기찬 신비로운 힘이 깃들여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셉의 말투에는 신념이 엿보였다.
“그런데 자네는 그 여자의 부모님을 아는가?”
“아직은 몰라. 그들은 예루살렘에서 이곳으로 이사 온지 얼마 안됐어.”
“그럼 그 여자의 이름도 모르는가?”
“이름 말인가?”
요셉은 고개를 들었다.
“그것쯤이야 알고 있지.”
“자 그럼, 이름이나 알고 나는 가겠네.”
“그 여자의 이름은 마리아(Mary)야.”
|
첫댓글 님의 고운 마음에 찬사를 보냅니다.
아주 잘 쓴 글입니다.
시작부터 손을 볼 곳이 없어 얼추 보았습니다.
/흙 바닥 ⇒ 흙바닥 ( 한단어임)
/휘둥그래 ⇒ 휘둥그레
/ 바람 내려고 ⇒ 바람내려고 ( ‘바람내다’ 가 원형인 부사형임)
세 곳만 눈에 띄었습니다.
제 생각엔 이도 잘못 쓴 게 아니라 오타로 보입니다.
정녕 대단하십니다. 사랑합니다 !
글은 자신의 영혼이요 자식이지요.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우리글은 바르게 써야 합니다.
수십 번 고치고 또 고쳐 올린다는 님의 머리글을 보고
감동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머리글 : /원서를 번역하고 여러 서적을 참고하여 책을 만들었습니다./
본문 : / 상품을 가득가득 실은 대상(隊商)의 낙타가 조수처럼 밀려들어 법석대는 날도 있었다./
님의 혼이 담긴 이 글에서 「 대상(隊商) 」이라는 한자어가 나옵니다.
처음 보는 한자어임에도 원서(原書)를 번역하다보면 나올 수 있는 어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요. (프랑스어) 카라반(caravane)을 번역하였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낙타나 말에 짐을 싣고 무리를 지어 먼 곳으로 다니면서 특산품을 교역하는 상인들을 말함이지요.
글의 시작부터 글쓴이의 열정과 사랑이 가득한 영혼을 느껴 읽는 내내 행복하였습니다.
정녕 님을 사랑합니다 !
잘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작년에는 4년을 번역과 교정을 하여 출간하였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성소에 관한 전문 서적을 평신도인 사람이
힘겹게 도전하여 마침내 출간하였습니다.
이어서 예수님의 생애에 관한 본서를 만들어냈습니다.
문학적인 소예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4-5곳 카페에 올려서
선을 보이고 있는 중입니다.
사도행적에 관한 책까지 만들어져 있습니다. 출판을 해야하나 망설이고 있습니다.
대상은 카라반을 번역한 것이 맞습니다.
원서는 번역하지만 원서에 얽매이지 않고
최근의 정보를 참고하고 여러 서적을 보아서 많은 부분을 수정합니다.
차후에 많은 지도를 바랍니다.
히말라야시다님 한국문학정신문예대학 맞춤법방을 이용하여 주시어 감사합니다.
이곳 방에서 좋은 결실과 공부가 있기를 바라며
혹 저서 출판에 관심이 있으면
도서출판 들뫼 한국문학정신 02)809-8147을 많은 이용, 상생있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