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는 80여년 전에 쓰인 고전소설임에도 현대사회의 코로나 펜데믹과 너무나도 닮아있었어요.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도시가 봉쇄된 위기 상황 속에서 나타난 종교의 선동은 코로나 초기 신천지 등을 떠올리게 했고, 술을 마시면 페스트를 예방할 수 있다는 가짜뉴스는 코로나 예방 효과가 있다던 요구르트를 떠올리게 했어요. 봉쇄된 오랑에서 생필품을 암거래하는 코타르를 보며 몇 배로 비싼 값에 팔린 마스크를 떠올렸지요. 우리는 80년 전 소설이 지금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에 역사공부를 성실하게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어요.
지량이는 랑베르 기자가 봉쇄된 오랑에서 탈출할 기회를 포기하고 결국 오랑에 남아 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했어요. 대한민국에 페스트가 창궐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생각하며 공동체의 위기 속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윤리의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