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고등어에 대한 관심이 쏠려, 국내산과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구분하는 방법을 궁금해 하더니, 최근에는 달력의 숫자(3월 7일)에 빗대어 삼치(또는 참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필자는 일본 유학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전갱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등푸른생선의 대명사로 고등어가 알려져 있지만, 전갱이도 그에 못지 않다.
생김새는 고등어와 비슷하지만 등 쪽에 암녹색을 띠고 있어 무리가 함께 헤엄치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따뜻한 물에 사는 어종으로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연안에서 5∼7월에 산란하고 겨울이 되면 남쪽 바다로 내려가지만, 남해 연안에서는 연중 어획되고 있다.
보통 전갱이를 '메가리'라고 부르지만, 제주 등지에서는 '각재기' 또는 '아지'라고도 한다. 일본어로 전갱이를 아지(味)라 하는데 그 이름에 걸맞게 일본인들은 선어회와 초밥 재료로 첫 손에 꼽으며 즐겨 먹는다.
전갱이는 알라닌, 글리신, 글루탐산 등의 단백질 성분과 지방이 적절히 혼합돼 특유의 단맛과 감칠맛을 낸다.
일반적으로 전갱이 회는 껍질째 먹는 것이 별미로, 옆줄에 붙어 있는 딱딱한 비늘만 제거한 후 포를 떠서 레몬즙을 살짝 뿌려 생강채와 함께 먹으면 일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생선인 고등어에 비해 전갱이는 확실히 천대를 받고 있다.
세토나이카이 등 지역에 따라 낚시로 잡은 전갱이를 브랜드화 하여 부가가치를 올리는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어린 녀석들을 잡아 양식장에 생사료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갱이 어획량이 일본에 비해 훨씬 낮은 편이지만 일본처럼 초밥, 회, 구이, 조림 등 다양한 조리법을 개발해 지역 브랜드화를 시켜도 손색이 없는 생선이다.
구이를 먹어 본 사람 중에는 고등어 보다 오히려 감칠맛이 더 좋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전갱이의 맛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요리법이 개발돼, 우리나라 사람들의 전갱이에 대한 기호도가 높아지기를 기대해본다.
김희용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