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 나리의 강습으로 9월 16일 제주 지역에는 순간 최대 초속 52.1m의 강풍이 몰아치고 하루 500㎜가 훨씬 넘는 폭우가 쏟아져 제주에서만 11명의 인명피해(사망 6명, 실종 5명)와 함께 건물 침수 128채, 선박 27채가 침몰 또는 파손되는 등의 각종 재산피해가 났고 이재민 594명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런 악조건 속에 열린 제3회 문경오미자축제가 다행히도 큰 사고 없이 종료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축제를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15일 아침 여섯시! 휴대폰 모닝콜이 울린다. 창밖을 보니 그저께부터 좀체 그칠 줄 모르게 내리던 비가 다행히 약하게 오고 있다. 여섯시 삼십분쯤 출발!
때론 강하게 때론 약하게 내리던 비가 충주를 지나 연풍에 도착하니 그쳐있다. 산아래까지 내려와있던 구름도 중턱위로 올라가고 있다. 중간에 형님을 잠깐 만나서 인지 쉬지 않고 달렸는데도 동로 할미성 입구에 도착하니 아홉시 사십분이다.
등산화로 갈아 신고 장사성,
얼마되지 않는 높이인데 10여분을 빠르게 걸어도 아직 중턱이다. 심장이 심하게 쿵광거리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며 어지러움이 느껴진다. 아침도 먹지 않고 세시간 이상을 운전한 상태에서 준비운동도 없이 시작을 급하게 한 탓이다. 물을 챙겨준 집사람에게 감사하며 숨고르기를 한다. 행여 뒤따라오는 여성분들에게 따라 잡히면 창피할 것 같아 많이 쉴수도 없다. 너무나 씩씩하게 앞질러 왔기 때문이다. 앞서가는 사람들은 보이지도 않는다.
선 상태로 이삼십초를 쉬고 사오분을 오르는 페이스 조절로 십여분을 더 오르니 60대 아저씨 세 분이 보인다. 연세가 꽤 있으신데도 빠르지 않게 꾸준히 산을 잘 타신다. 십여미터 뒤에서 세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삼십분 이상을 걸었다. 산을 오르면서 참나무에 달린 영지버섯, 갓버섯 등을 따시며 재미있게 가신다. 한 분은 동장(또는 동장출신)인 듯 한데 모전초등학교, 호서남초등학교, 정치 얘기들을 하신다. 최돈기 전면장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니 공무원 분들이 틀림없다. 어디서 오셨냐고 물으니 점촌에서 왔다한다. 내게도 질문이 왔다. 서울에서 왔고 고향이 동로라고 하니 어른 함자가 어떻게 되는지 물으신다. ‘박, 노자 집자이십니다’하니 모두들 모르신다. 최돈기 전면장의 고종 사촌이라고 하니 얼굴이 닮았다며 반기신다.
어느새 50대 아저씨 한 분이 우리를 따라 잡고 앞서 갔다. 잠시 후 산행 운영위원(평지에 사는 정..) 한 분을 만났는데 왼쪽으로 내려가란다. 어른들은 내려가고 잠시 얘기를 나누었다. 오분 이상 얘기 나누다 내려갔는데도 세분 어른들을 금새 따라 잡았다. 하산길로 알았던 길이 다시 오르막이다. 세분 어르신들이 쉬어가겠다며 먼저 가라신다. 체력이 완전히 회복된 상태라 빠른 걸음으로 산을 올랐다. 잠시 후 다시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앞서서 한 쌍의 부부가 앞에서 당겨주며 산을 오르고 있다.
조금 더 가니 누가 만들었는지 조그만 돌탑이 몇 개 있는 곳에 안내요원과 앞서 가던 부부와 두 분의 여자분과 한분의 다른 남자분이 쉬고 있다. 여자분은 같은 마을(적성2리 큰마)에 살던 종윤이 큰 누님과 역시 같은 마을에 살던 누님이다. 한 이십년만에 본 듯 싶다. 인사를 나누자 말자 내게 물 있냐고 묻는다. 물을 나눠 먹으며, ‘산행하는데 물도 나눠주지 않는다’며 옆에 있던 진행요원에게 불평들을 한다.
여기서 부터는 진짜로 내려가는 길이란다. 내려오는 길에는 굵은 꿀밤이 많이 떨어져 있다. 두 누님들은 꿀밤을 줍느라 바쁘다. 부부 등산객과 인사를 나누고 얘기하면서 내려왔다. 가은면 사무소 재무담당
산을 벗어나니 동네터 맞은편 산기슭이다. 양쪽으로 오미자 밭이 있는데 오른쪽 밭은 오미자가 없다. 왼쪽 밭에도 오미자가 조금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어 오른쪽으로 사과밭이 나타나는데 낙과가 많다. 누님이 낙과를 여러 개 주워 목마른데 먹으라며 준다. 낙과 여서인지 맛이 싱겁다. 도로변에 나오니 등산 완주 확인증을 준다. 36번이다. 옆에는 막걸리와 오미자 음료수대가 보쌈고기, 오미자전과 함께 기다리고 있다. 목이 몹시 말랐던 탓에 모두들 한 사발씩 들이킨다. 등산 출발지에 있던 진행요원들이 도착한다. 비가 오기 전 예상으로는 삼백명 이상이 참석할 예정이었다는데 오늘 칠십여분이 참석했다 한다. 비의 심술이 대단하다. 하지만 등산하는 내내 비가 내리지 않은 것만 해도 큰 축복이다.
승용차를 할미성 다리앞에 세워놓았기에 다시 내려가야 했다.
대구상회에 들렀다. 조카님(
어느덧 네시경! 학교앞에 사시는 아주머니(
도예체험장을 시작으로 오른쪽으로 오미자 시음장, 이젠하우스 상품 판매장, 관련 대학교 전시장등이 있다. 가장먼저 오미자 시음장에 계신
운동장을 돌면서 재경에서 내려온 김한명/
본부측에서 권하는 막걸리를 몇 잔 먹었다. 어느덧 개회식 시간이다. 수십 개의 간이의자들이 이미 무대 앞에 앉아있는 관중들 앞에 2열로 배치되고 검정색 정장을 입은 기관장들이 자리한다.
개회선언에 이은
해가 갈수록 가수들의 수준이 높아지는 느낌이다. 우선 수적으로도 많아졌다. 몇 번을 보아서인지 앞에가서 보고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본부측 뒤에 앉아 한과에 막걸리를 마시며 귀로 듣는 것으로도 좋았다.
…….
배가 고프다. 여덟시 삼십분이 지나고 있다. 판매점 뒤쪽에 가니 큰마(적성2리)에서 운영하는 식당이 있다. 한 형수님(
식사 후 운동장에서 낮에 만났던 장기환 선배님과
언제나 처럼 축제의 대미는 폭죽이다. 동로를 뒤 흔드는 폭죽을 보며 크고 작은 환호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그 속에서 작년에 머리위로 떨어진 재가 생각나 천막밖으로 머리를 내밀지 않는 나를 보았다.
중학교로 올라가는 길에 큰마 사시는 어르신 한 분이 파출소앞 방앗간 들마루에 앉아 계신다. 힘들어서 차를 빌려타시려 기다리신다 한다. 기다리시라고 하고 중학교에가서 차를 몰아 큰마까지 태워드리고 점촌으로 달렸다. '술단지'에 도착한 것은 열한시가 넘어서이다. '술단지'를 운영하고 있는
버스정류장 근처의 모텔에서 이만오천원하는 숙박료를 무려 만오천원으로 깍고 방에 막 들어서는데 전화가 울렸다.
다음날 아침 아홉시 무렵 순자가 동로에 들어가면 태워가라며 전화가 왔다. 밖에는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다. 두현이에게 전화했더니 오미자가 다 팔려 동로에 와도 살 수 없단다. 나중에 택배로 보내달라하고 동로는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20kg를 주문했는데 나중에 22kg가 배달되어 왔다. 감사!). 이젠하우스
………………………………………………………………………………………..
문경오미자축제는 이제 3년째를 맞이하여 전체적인 틀을 완전히 잡은 듯 싶다. 주차문제, 행사진행요원들의 통제, 음식점들의 배치, 전반적인 행사 내용에 이르기까지 안정된 모습이다.
반면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들이 있다. 무엇보다도 충분한 오미자의 확보이다. 이번 축제에서는 개인 판매를 일절 금지하고 농협에서만 오미자를 판매했다. 잘 한 일이다. 하지만 축제 첫날
둘째로 출향인들에 대한 축제 초청장 발송문제이다. 축제가 3회까지 오면서 이번이 출향인들이 가장 적게 왔다. 이날 축제장에서 만난
첫댓글 박현규씨 구구절절 언제 이런 글을 올렸소,,,,수고 많이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