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라스의 말, 말, 말들을 옮겨본다
'내게 가장 아름다워 보이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건, 어느 것에 대한 것도 아닌
책을 쓰는 것이오
외부와 연결되지 않고 오직 문체의 내부적인
힘 만으로 유지되는 책,(.....)주제가 없거나
적어도 주제가 거의 보이지 않는 책 말이오'
'난 나를 짓누르는 침묵을 말하게 하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열두 살 때인가 오직 글쓰기만이
방법인 것 같았죠'
'인간의 의식을 단순화하려는 그 모든 시도가
그 자체가 파시스트적이었죠
그런 의미에서는 스탈린주의나 나치즘이나
다를 바 없어요
보들레르가 연인이나 욕망을 이야기할 땐
혁명의 거센 기류가 흐르고, 중앙위원회
회원들이 혁명을 이야기할 땐 포르노가 된다'
'글을 쓸 땐 모든 이데올로기와 문화적인 기억은 잊어요'
'글쓰기는 매번 앞서의 문체를 깨뜨리고 새로운
문체를 창조하면서 자신과 마주하는 일이예요'
'크리스틴 빌르멩의 범죄는 다른 모든 여성들처럼,
무엇보다 희생자일 수 있는 누군가의 실수예요.
원치 않는 인위적인 삶을 사는 운명에 처하고,
거기서 벗어날 능력이 없는 비주체적 존재로
추락한 희생자 말이예요'
--자신의 아이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여인의 무료변호
'행복이라는 그 말 절대 내뱉어선 안되요
우리가 단어에 부여한 의미 자체로 예외적인 것으로
들릴 수 있고, 사정거리 바깥에 있는 것처럼 여겨지니까요 닿을 수 없고 대단히 신비롭게 말이예요'
--나치즘의 처형이 히틀러에게 몰아 씌우는 것은
안된다 그것이야말로 나치즘의 범죄를 축소
은폐하는 일이라고 하는 아렌트의 말이 떠오릅니다
'내 생각엔 책을 통해 내가 하루에 열 시간씩 쓰면서
느꼈던 그 엄청난 기쁨이 전달 된 거예요'
''연인'은 문학으로 넘쳐나는 책이예요 역설적으로
겉보기엔 , 문학과 아주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기교가 보이지 않고, 기교가 보여서도 안되죠,
그게 다예요'
--연인은1984년 콩쿠르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큰 성공과 더불어 영화로도 제작됐다
''연인'은 우연히 발견한 일련의 사진들에서 탄생했어요
이미지를 우선시하기 위해 텍스트를 뒤에 두어야
겠다고 생각하며 작업을 시작했죠
하지만 글이 앞섰어요 나보다 빨랐고, 글을 다시
읽으면서 비로서 전체적으로 환유법을
바탕으로 구축되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황량한', '하얀','쾌락', 같은 단어들이 이야기
전체에서 떨어져 나오며 의미를 내포하더라고요'
'노부인이 혼란스런 과거를 되짚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델 듯 뜨겁고 하얀 이미지뿐이잖아요
현재에 섞여든 과거는 너무도 비현실적이거나
변형되어서, 나아가 아예 창작될 수도 있어요'
'기뻐요 내게서 나온 뭔가가 누군가의 것이 되는 건
즐거운 일이예요'
'글쓰기란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이 아니예요.
그보다는 이야기를 둘러싼 것들을 환기시켜,
이야기를 중심으로 순간을 창조하는 작업이예요.
거기엔 모든 것이 있고,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으며
두 경우가 교환 가능할 수도 있죠.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처럼 말이예요'
'글을 절제하고 싶은 열망, 모든 언어가
벌거벗은 상태로 질서정연하게 들어선
공간에 대한 열망이죠'
'독자에게 가닿는 건 절대 직접적인 스토리가 아니라,
일어난 일의 대략적인 정황 보고 인거죠
고작 감정이 아닌, 정화되고 남은 잔재가
전달되는 거예요'
'수년간, 여성의 위반은 시에 국한되어 표현해왔어요
내가 그걸 소설로 이동시켰죠.
내가 한 많은 것들은 혁신적이에요'
--마르그리트 뒤라스
1914년 베트남 사이공 / 1996년 3월
인후암으로 사망
인터뷰를 기록한 뒤라스의 말은 2년에
걸쳐 씌여졌다
유년시절부터 삶과 문학 그가 성공시킨 희곡
영화들에 걸쳐 섬세하고 전투적일 만큼
솔직하게 기술되어 있다
--거장의 자취에 흠뻑 감동한 나는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과 바로 만나 단숨에
책장을 덮었다 그리고 얀이라는 남자가 이해되었다
뒤라스에게 5년간 편지를 보내오던 얀,
66세의 뒤라스와 28세 철학과 학생인 얀과의 첫 만남
36세라는 나이차를 뛰어 양성애자인 얀은 16년의
시간을 뒤라스와 함께 하며 마지막을 지킨다
1996년 뒤라스가 사망하고 2014년 얀이 사망하자
뒤라스 옆에 묻힌다
뒤라스의 철학과 문학, 그의 전부를 소름 끼치게
존중한다 그의 뇌를 사랑했던 얀,
그의 심정을 알 것 같다고 쓰며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