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의 저자 짐 콜린스는 리더십에 대해 언급하면서 ‘위대한 기업가들은 패튼이나 카이사르보다는 링컨이나 소크라테스 같은 사람들이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위대한 기업가들은 건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부드러운 내향적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그들의 성취에 대하여 다른 사람들의 위대한 공헌이 있었고 많은 행운이 따랐다며 자신의 공을 다른 곳으로 돌렸습니다.
위대한 리더란 부드러움으로 굳셈을 지키고 약함으로 강함을 지킬 줄 아는 특징을 가졌다는 것이 짐 콜린스의 연구에서 도출되는 결론입니다.
다음은 도몬 후유지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인간경영>에 나오는 말입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말년에, 자신의 상관이었던 오다 노부나가를 평가한 것입니다.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감싸지 못하였기에 노부나가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노부나가님은 용감한 무장이었지만 좋은 무장은 아니었다. 강한 것이 부드러운 것을 이긴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제압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한 번 적이었던 자에게 느꼈던 분노는 스스로 삭히는 일이 없고, 언젠가 반드시 보복을 하여 뿌리를 자르고 잎을 말리는 인물이었다. 그만큼 그릇이 작았다.”
잘못을 지적하고 쓴소리를 하는 사람에게 적대감을 갖는 리더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누구나 듣기 좋은 친절한 거짓말에 현혹되어 비판이나 반대의견을 달가워할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좋다’를 ‘더 좋다’로 만들고 싶다면 괴롭거나 불편하더라도 용기를 내서 받아들여야 좋은 리더입니다.
소통과 설득, 포용으로 다양한 인재들을 곁에 두고 쓴소리에서 얻는 진실로 뜻을 펼칠 수 있다면 성공 못할 일이 없습니다. 에머슨은 ‘자기보다 뛰어난 부하를 거느릴 줄 알아야 진정한 리더’라고 했습니다. 사마천 또한 ‘리더를 잘 모르겠으면 그가 부리는 사람을 보라’고 말했습니다.
자연은 본래 양과 음의 조화, 본과 반의 조화, 강함과 부드러움의 조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연의 이러한 속성을 따를 때 사람 역시 진정한 강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내면이 강할수록 그 외면을 부드러움과 약함으로 포장하지 않으면 그 강함은 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까치발로 오래 서 있을 수 없고 큰 보폭으로 오래 걸을 수 없습니다. <서경>에 ‘곧되 따뜻하고 너그럽되 위엄이 있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모로 가나 기어가나 서울만 가면 그만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어느 길로 가든 결론만 좋으면 된다는 목표 지향적입니다. 이를 점(点) 사고라고 합니다. 이에 비해 저리로 가면 어떤 장애물이 있고 이리로 가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며 과정을 중시하는 것을 가치 지향적인 선(線) 사고라고 합니다. 예산을 미리 책정해 놓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가계를 이끌어가는 것을 점 사고라 하고, 예산을 미리 잡아놓고 그것에 따라 돈을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선 사고라 합니다.
대개 점 사고가 강한 민족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기후 풍토가 모질다는 것입니다. 우리 한국 사람은 점 사고가 강한 민족입니다. 우리가 주식으로 하는 벼농사는 열대 식물이라 벼가 자랄 수 있는 기간은 짧은 여름 한철뿐입니다. 성장 기간이 짧다보니 기후에 쫓겨 가며 농사를 지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심고 가꾸고 거두는 과정에서 항상 시간에 쫒기며 서둘러야 일정한 소출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적당주의와 빨리빨리 근성도 우리나라 기후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강하고 거침없는 패튼과 카이사르, 그리고 노부나가는 전장에서 승리를 목표로 했던 사람들로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한 점 사고에 가까운 인물들이었습니다.
링컨과 소크라테스처럼 탁월한 사상과 섬세한 정신세계를 창출하며 부드럽고 내향성의 사람들은 과정의 가치를 중시한 선 사고에 가까운 인물이었습니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성과에만 방점을 둔다면 일을 그르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과정이 좋은 결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에 더 무게를 두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얻는 우리네 인생 아니었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