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모빌리티포럼] 신재원 현대차 사장 “도심항공, 삶의 패턴 완전히 바꿀 것”
신재원 현대자동차 UAM사업부장(사장)이 20일 열린 '2021 미래모빌리티 포럼'에서 ‘UAM의 기회와 도전과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변지희 기자
입력 2021.05.20 15:30
“우리는 교통수단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혁신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앞서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꾼 것 처럼, 도심항공모빌리티(UAM)도 우리를 교통체증으로부터 해방시키고 비행의 대중화를 불러오는 등 삶의 패턴과 사회 구조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입니다.”
현대자동차의 UAM(Urban Air Mobility)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신재원 현대차 UAM사업부장(사장)은 20일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1 미래모빌리티 포럼'에서 “현재의 교통수단 만으로는 급격한 도시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처럼 인구 1000만명 규모의 대도시가 전 세계적으로 많아지고 있어 교통체증과 안정성, 환경문제 등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명 ‘플라잉카’로 불리는 UAM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주목받는 이동 수단 중 하나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UAM 시장 규모가 2020년 70억달러에서 2040년 1조500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성장률이 30.7%에 달한다. 신 사장은 “모건스탠리의 분석은 UAM 시장을 매우 긍정적으로 본 편”이라면서도 “UAM이 대중화되면 거대한 규모의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신재원 현대자동차 UAM사업부장(사장)이 20일 열린 '2021 미래모빌리티 포럼'에서 ‘UAM의 기회와 도전과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이에 전통적인 비행기 제조업체인 보잉, 에어버스 뿐 아니라 현대차와 GM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까지 잇따라 UAM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스타트업까지 합하면 업체 수는 200여개가 넘는다. 이에 대해 신 사장은 “비행기의 경우 전 세계 2만6000대가 하루에 총 10만번 넘게 이륙을 하는 반면, 자동차는 셀 수 없이 많아도 주차돼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다”라며 “UAM의 활용 빈도는 비행기와 자동차의 중간쯤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비즈니스 모델로선 큰 장점”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UAM은 완전히 새로운 이동수단이기 때문에 이 시장이 성공적으로 열리기 위해선 모든 산업군이 다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의 경우 규제가 정비돼 있어서 신차가 출시되면 소비자들이 바로 이용할 수 있지만, UAM은 기술 발전과 더불어 사회적인 규제와 기준도 함께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UAM 수직이착륙장을 도심 안에 만들기 위해선 UAM을 헬리콥터보다 10배 이상 조용하게 만들어야 할 정도로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 이착륙장을 어디에 만들지도 고민해야 한다. 교통 요지에 만들어야 수요가 생길 뿐 아니라, 다양한 규모의 이착륙장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기업과 정부, 지자체가 유기적으로 일하며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운항하는 기체들끼리 잘 소통할 수 있도록 통신 시스템도 갖춰져야 하며, 통신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사이버 보안에도 대비해야 한다. 고도 500~600m 아래에서 운항하는 UAM 기체들을 관제할 시스템도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UAM의 사업 비중을 전체의 30%까지 키우겠다는 비전 아래, 승객과 화물 운송 시장 모두를 아우르는 제품군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6년에는 화물용 무인 항공 시스템(UAS)을 선보이고 2028년에는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UAM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 사장은 “UAM은 육상 교통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라며 “UAM이 새로운 교통수단 중 하나가 돼 기존 수단들과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2030년 경에는 사람들의 삶의 질이 놀라울 정도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SKT, 'AI 동맹' 카카오와 모빌리티 격돌… 박정호 "플라잉카로 서울-경기 30분 이동"
이경탁 기자
입력 2020.10.16 13:26 | 수정 2020.10.16 14:11
SK텔레콤 '티맵모빌리티' 분사 배경⋅영향
국내 내비 시장 1위지만 수익화 카카오에 뒤져
우버와 손잡고 카카오 넘어 쏘카와 경쟁 가열
"카카오와 AI 동맹은 계속… 지장 없을 것"
2025년 기업가치 4조5000억 최대 모빌리티 회사 목표
SK텔레콤(55,800원 ▼ 400 -0.71%)이 16일 공시를 통해 모빌리티사업단을 분사시키고, 동시에 글로벌 기업 우버와 협업하기로 전날 이사회에서 결정했다고 발표한 것은 ▲카카오모빌리티 주도 택시호출시장 격변 ▲SK텔레콤과 카카오간 AI동맹 영향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 등 첨단 모빌리티 혁신 가속을 예고한다.
특히 우버가 연내 분사되는 티맵모빌리티(가칭)에 5000만달러(약 575억원), 티맵모빌리티(약 1150억원)와 합작할 조인트벤처에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SK텔레콤은 오는 2023년 하늘을 나는 택시 서비스를 하겠다고 공언한 우버의 기술력과 모빌리티 서비스 노하우 접목을 통해 모빌리티 시장의 강력한 주자로 급부상하게 댔다.
타다 서비스 중단으로 어려렸던 쏘카가 이날 600억원 투자유치로 국내 모빌리티업체 처음으로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이 됐다는 소식과 맞물려 SK텔레콤과 카카오(90,400원 ▼ 1,600 -1.74%), 쏘카 3사 간의 시장 점유율 쟁탈전이 가열될 것으로 관측된다.
티맵모빌리티는 우버와 합작으로 택시 서비스 회사를 세우는 한편 인공지능(AI)·자율주행·쇼핑 등 종합 모빌리티 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국내외 스타트업들이 경쟁하는 전동킥보드 시장도 영향권에 들어설 전망이다.
그래픽=송윤혜
◇티맵 분사·우버 제휴로 승부수…택시호출시장 카카오⋅쏘카와 경쟁 가열
SK텔레콤은 티맵을 통해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에선 카카오에 앞서가고 있지만, 택시 호출 서비스 시장에선 영향력이 미미했다.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 점유율은 티맵 55%, 카카오내비 20%, 원내비 10%, 기타 15% 순으로 추정된다. 반면 모바일 택시 호출시장 시장은 카카오가 80~90%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여주고 티맵은 5~10%에 머물러있다.
SK텔레콤은 높은 내비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티맵을 활용한 수익 창출은 미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카카오의 경우 일찍부터 모빌리티 사업을 카카오모빌리티로 분사하고 택시 호출에서 ‘T블루’ 가맹 택시 등으로 수익화에 성공했다. 카카오 택시와 함께 내비, 주차, 대리운전 등 모빌리티 사업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이에 SK텔레콤의 티맵모빌리티는 차량 호출 서비스의 원조인 글로벌 기업 우버와 손잡고 카카오가 장악하고 있는 택시 호출 서비스 시장을 최우선으로 공략한다. 티맵모빌리티가 국내에서 우버와 택시 호출 사업을 함께 할 합작회사는 내년 상반기 설립될 예정이다. 티맵모빌리티가 가진 T맵 택시 드라이버, 지도·차량 통행 분석 기술과 우버의 전 세계적인 운영 경험, 플랫폼 기술을 합쳐 택시 호출 사업을 전개한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벌어진 시장의 큰 격차를 우버의 노후우와 역량을 빌려 만회한다는 목표다. 우버는 글로벌 1위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으로, 현재 전 세계 69개국의 1만개 도시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다. 매달 1억1000만명이 우버 택시를 이용한다.
일러스트=양승용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버와의 합작 서비스가 기존 티맵택시와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서 "택시 호출은 국내 서비스로 한정되기 때문에 국내법의 틀 안에서 우버와의 협력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티맵모빌리티는 모빌리티 관련 공유·구독경제 분야에서 쏘카와도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타다 금지법’으로 위기를 맞은 쏘카는 최근 구독 상품인 ‘쏘카패스’, 장기이용상품인 ‘쏘카 플랜’, ‘쏘카 페어링’, 기업 대상 ‘쏘카 비즈니스’ 등을 확대하며 서비스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600억원의 투자도 유치해 국내 모빌리티 업계 처음으로 유니콘에 올랐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쏘카 카셰어링 사업의 지속성장,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도 성장을 이끈 역량 등을 인정받았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력 확보, 서비스 고도화, 인재 확보 등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와의 ‘AI 동맹’은 당분간 지속될 듯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사업 분사와 우버와의 제휴가 카카오와의 ‘AI 동맹’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카카오와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AI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은 바 있다. 모빌리티 사업은 AI를 이용한 배차 등 AI 기술 활용도가 높은 분야다.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사업을 확장할 경우 카카오의 강력한 대항마가 탄생하는 셈이다.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사업단 분사건과 카카오와의 AI 동맹은 별개의 문제로 협력 관계에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장기적으로 양사의 이해관계가 부딪힐수 있지만, 당장은 관련 규제 장벽을 풀고 모빌리티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협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모빌리티 분야에서) 카카오와 경쟁할 것은 경쟁하고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 84조원 규모 대중교통 시장 노린다… ‘플라잉 카’도 개발
티맵모빌리티는 렌터카·차량공유·택시·단거리 이동수단(전동킥보드, 자전거 등)·대리운전·주차 등을 모두 묶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올인원 MaaS’ 서비스를 구독형 모델로 출시해 타사 서비스와 차별화에 나설 예정이다.
우리나라 가구당 월 평균 교통비는 35만원, 전체로는 연 84조원에 달한다. 과거 ‘대중교통 환승 제도’ 도입이 승객 편익을 높인 것과 같이, 모빌리티 구독 할인제가 정착하면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동 수단을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공유 전동 킥보드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라임 킥고잉 씽씽 알파카 지쿠터가 주도하는 국내 공유 전동킥보드 시장은 올해 4월 기준 월간 활성사용자(MAU)가 21만4000명에 달했다. 지난해 4월 3만7000명에서 1년 만에 6배 급성장했다.
SK텔레콤 모델이 티맵을 통해 운전하는 모습.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분사하는) 모빌리티 사업단은 SK그룹의 자율주행 자동차와 공유경제를 주도하는 사업체로 육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버와의 협력도 공유경제 사업을 감안한 포석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티맵모빌리티는 5G, AI, ‘양자기반 라이다’ 등 기술을 활용해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카)’ 등 미래 모빌리티를 한국에 확산한다는 목표다. 특히 플라잉카는 우버가 2023년부터 ‘하늘의 택시’ 우버에어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할 만큼 관심을 가져온 분야로 택시 호출을 넘어 다양한 부분에서의 혁신 협력이 주목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버가 여러 부분에서 투자를 하기 때문에 협력 또한 플라잉카 등 다양한 부분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잉카는 자동차 업체들도 뛰어들고 있는 미래 성장산업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현대차는 앞으로 자동차 50%, 플라잉카 30%, 로보틱스 20%인 회사가 될 것"이라며 사업 다변화 비전을 공개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글로벌 최고 기업인 우버와 함께 모빌리티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며 "초협력을 통해 교통 난제를 해결하고 '플라잉카'로 서울·경기권을 30분 내 이동하는 시대를 앞당기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우버는 티맵모빌리티의 시장 가치를 1조원 정도로 추산했다. 2025년 연매출 6000억원, 기업가치 4조5000억원 규모로 키워 국내 최대 모빌리티 업체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SK텔레콤이 티맵 분사와 우버와의 제휴를 기반으로 모빌리티 빅뱅의 불씨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