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킹 영원의 군주는 만파식적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리고 여주인공이 정태을이다. 왜 태을이라는 이름을 썼을까? 그리고 태을을 왜 문제해결의 열쇠와 같이 쓰고 있을까? 이에 대해서 풀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만파식적 : 만파를 잠재우는 피리
신라시대 때 대금-만파식적(萬波息笛)은 세상의 온갖 혼탁한 파장인 만파(萬波)를 잠재우는 피리라는 뜻이다. 적병(敵兵)을 물리치고 질병을 예방하며 가뭄에 비가 오게 하고 바람을 가라앉히며 파도를 잠재우는 악기다. 그 음향에는 다른 악기에서 들을 수 없는 고요함 속에 강렬함이 있다한다. 율려의 기본 중심음이 들어 있고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율려律呂란 무엇인가?
우주 만물은 천지의 음양의 변화 속에서 태어나 살아가고 있다. 그 음양의 변화를 다른 말로 동정動靜이라고 하는데, 동정을 구체적으로 말하면 율동律動과 여정呂靜이다. 만물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율동(律動)과 고요히 쉬도록 통일해 주는 여정(呂靜)에서 나온 말이 율려(律呂)다. 만물이 살아 움직이도록 양의 운동을 하게 하는 힘의 근원이 율이고, 휴식하여 생명의 수렴운동을 하게 하는 것이 려다.
율려는 천지의 순수 음양, 천지의 조화정신,조화성신이다. 천지의 생명과 질서의 근원이 바로 율려다. 우주 생명의 핵, 우주정신의 핵이 율려다. 본래 율려는 천지와 인간, 신명계, 나아가 살아있는 모든 우주만물이 태어나는 생명의 근원, 우주창조정신의 근원을 말한다. 모든 생명은 이 율려 속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것이다. 양율음려(陽律陰呂), 율동여정(律動呂靜)으로 생명의 음양 운동이지요. 숨, 호흡, 리듬, 소리이다. 곧 생명의 핵(核)이다.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고대 동아시아에서는 우주와 인간의 관계를 표현하는 음악을 율려로 불러왔다. 율려는 삼황오제(三皇五帝) 시절에 나오는 조율기(調律機)로서 12개의 대나무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율려는 서양의 12음계와 대비되는 동양적 음악구조를 상징한다. 양(陽)의 6률, 음(陰)의 6려로 구성되었으며, 율은 양, 여는 음을 상징한다.
궁중음악에서 십이율(十二律) 이라 하는데, 양성(陽聲)에 속하는 여섯 가지 소리인 율과, 음성(陰聲)에 속하는 여섯 가지 소리인 려를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 이 십이율려 자체가 조화의 세계다. 각각이 다른 소리를 내는 12음의 이치, 일년 12월, 하루 12시의 이치, 인체의 12경락의 이치가 조화를 이루는 세계를 추구한다. 십이율 (6율 6려)
자연의 리듬을 가야금(伽倻琴) 12줄에 옮겨 놓았다. 12율은 1옥타브의 음정을 12개의 반음으로 나눈 것을 말하므로 1개의 율은 1개의 반음을 가리킨다. 12율은 황종(黃鐘), 대려(大呂), 태주(太蔟), 협종(夾鐘), 고선(姑洗), 중려(仲呂), 유빈(㽔賓), 임종(林鍾), 이칙(夷則), 남려(南呂), 무역(無射), 응종(應鐘)이다.
12개의 율려 중 홀수 번째의 소리, 즉 황종, 태주, 고선, 유빈, 이칙, 무역은 양률(육률(六律))이고, 짝수 번째의 소리, 즉 대려, 협종, 중려, 임종, 남려, 응종은 음려(육려(六呂))가 된다. 그런데 양률과 음려를 12율려라고 하지 않고 12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6율(律)은 율동하게 하는 본체. 사물을 동(動)하게 하는 6양 운동의 본체. 정신 분화. 운동한다. 6려(呂)은 고요하게 하는 본체. 사물을 정(靜)하게 하는 6음 운동의 본체. 정신 완성. 통일한다.
중국은 삼황오제 때부터 양, 즉 황종(黃鐘)을 중심음으로 삼았고, 그 결과 땅보다는 하늘, 여자보다는 남자, 카오스(무질서)보다는 코스모스(질서)를 중시하는 관념이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나 전 지구적인 환경오염, 인류문화와 도덕의 황폐화, 그리고 해체화로 치닫는 현대사회에서 코스모스(질서)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절대적 위치를 인정받기 어렵게 되었다.
오늘날을 카오스(무질서)의 시대로 본다면 양인 황종에서 음에 해당하는 협종(夾鐘)을 오늘날의 중심음으로 찾아낸 것이다. ‘율려 운동’은 황종이 수 천 년을 지배하기 전 인간을 포함한 우주에 존재하였던 양과 음의 조화상태, 즉 율려가 이 시대에 회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이를 우주의 중심음이라고 한다.
왜 율려가 태을이 되는가?
본래 태을은 철학적으로 태일太一이라고 한다. 하늘이 생겨난 자리나 땅이 생겨난 자리나 인간이 생겨난 그 조화의 근원은 동일하다. 그것을 ‘근원’이란 의미를 갖고 있는 ‘일’ 자를 붙여 천일天一, 지일地一, 태일太一이라고 한다. 곧 ‘하늘과 땅과 인간이 생겨난 바탕은 하나’라는 의미로 일 자를 붙이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천지의 열매로서 천지의 이상을 성취하는 주역이다. 그래서 인일이라고 하지 않고 태일이라고 한다. 따라서 태일은 천지의 주인인 인간 생명의 근원자리를 말하는 것이면서, 실제로는 천지와 인간과 신명이 태어난 본래 생명의 근원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태일을 영적, 신도적인 경계로 말할 때 태을太乙이라고 한다. 콩깍지를 열어보면, 거기에 새 을乙 자처럼 생긴 콩의 싹, 생명의 핵이 있잖은가. 곧 생명이 처음 태생되어 일어나는 근원, 그 핵을 태을이라고 한다. 을이란 본래 동방의 만물탄생 기운인 ‘갑甲·을乙’ 가운데 을을 말하는 것이다. 을은 만물을 낳는 창조의 음기운을 상징한다! 따라서 태을(太乙)은 천지자연과 인간과 신명이 태어난 근원인 우주의 순수음양 조화기운을 말하는 것이다.
율려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천지 자연의 율려와 자연 속의 순수 음양의 조화로서 율려가 있다.순수율려를 받아내리는 중계탑 태을(천) = 북극성
어떻게 천지 속의 순수 음양의 율려가 나에게 전달되는가? 쉽게 말하면, 그 기운을 현상 세계에 있는 인간을 비롯한 만물에게 전달해 주는 율려의 중개탑이 있다.
출처: 한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