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자에 대한 색다른 억압.

[너른마음]

색다른 자에 대한 색다른 억압.

1. 들어가며.

재일동포를 상대로 한 일본의 차별대우를 접하며 누구나 인권유린이라며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민족적 전통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재일조선인 학교를 소재로 한 영화 <<우리학교>>를 보며 감동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도 동일한 성격의 차별과 탄압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눈을 돌리는 이들은 적다. 예컨대 아주 오랜 세월 한국사회에서 차별을 감내해온 집단으로는 화교가 있다. 아시아에서 화교들이 들어가 자리를 잡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 만큼 한국내의 차별과 억압이 철저하게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된 기사를 간단히 인용해 보자.

고교 교사인 화교 담도경 씨는 최근 경찰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남기려다 낭패를 맛봐야 했다. 글을 남기기 위해서는 회원가입을 해야 하고 회원가입을 하기 위해서는 주민등록번호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담씨는 경찰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 한국 화교의 인권 회복을 위한 활동가로 나섰다.화교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인터넷 사이트 이용뿐만 아니다. 국내 화교는 장기거주외국인으로 분류돼 주민등록증 대신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발행하는 외국인등록증이 발급된다. 따라서 화교는 출입국관리사무소의 행정 전산망에만 올라 있고 일반 관공서에는 입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행정기관 민원서류 신청이나 세무서 납세신고 때도 신원조회가 되지 않아 애를 먹는다. 주민등록번호가 없기 때문에 은행에서 통장을 만들거나 휴대전화 하나 개통하기도 힘들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화교는 2만2,000여 명. 화교가 한국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은 1882년 임오군란 때다. 당시 군인들과 함께 화상 40여 명이 도착해 근대 화교의 시조가 됐다. 90% 이상이 중화민국(대만) 국적이다. 한국 화교는 중국 산둥(山東)성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전 세계 화교들의 대다수가 광둥(廣東)성 등 남방 출신인데다 언어적 이질감까지 보태져 한국 화교는 국제 화교사회에서도 소외당하고 있다. 한국 화교의 법적 지위는 2002년 5월 영주권이 부여되기 이전까지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다. 한국사회에서 화교로 살기의 어려움을 토로하면 한국인들은 "그럼 귀화하거나 당신 나라로 돌아가라"고 한다며 화교들은 섭섭해 한다. 그러나 태어나 자란 곳을 두고 떠나는 것도, 한국으로 귀화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근래에 화교들에게 영주권이 주어지기는 했지만 그 전까지 F2비자라 해서 여행요 비자로 생활하며 5년에 한번씩 비자를 갱신해야 했다. 이들에 대한 차별은 박정희 때 가장 극심 하였다. 토지법을 통하여 화교들의 토지 소유를 금지하여 화교들은 몇 대째 살아오던 집과 토지를 팔아야 했다. 이런 화교들에 대한 탄압으로 4만 8천여명에 이르던 화교들은 미국등지로 이민을 떠나며 현재는 절반으로 감소하였다. 화교들에게는 정치참여도 봉쇄되어 있다. 2002년 참정권 일부가 허용되기는 했지만 지방정부에 대한 투표권 일 뿐이다. 중앙정부에 대한 참정권은 아직도 봉쇄 상태이다.

그나마 화교들은 매우 소수이다. 게다가 이민족이지만 외견상 구별이 가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우리 사회 내부에 잠재되어 있는 이민족에 대한 차별과 억압이 크게 사회문제로 대두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IMF를 거치며 세계화가 진행되며 사정은 달라졌다. 이른바 이주노동자라는 이름의 타국 노동자들이 40만 가까이 유입되었으며 농촌노총각이나 도시의 비정규직 일용직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국제결혼이 성행 하면서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며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되어 살아가는 이주민은 100만을 헤아리고 있다. 이로 인하여 한편으로는 다문화 가정의 문제가 사회문제로 등장하기도 하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주노동자 운동이라는 노동운동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내에 은폐되고 잠자고 있던 이주자들을 상대로한 차별과 억압이 본격적으로 사회전면에 노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작년 말 통계에 의하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106만 명, 주민등록인구의 2.2%에 이른다고 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다문화사회’라는 개념을 인정하고 다문화가족지원법을 만든다느니 다문화가정 자녀 지도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인권침해 대책을 마련한다느니 하면서 법석을 피우고 있다. 특히 작년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에서 한국의 ‘인종차별주의’에 대해 경고한 후 법, 제도적 정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여전히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비인권적 노예사냥이 끊이질 않고 있으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렇게 이중적인 잣대에 반대하여 이주민들을 여러 차이를 넘어서 인간 자체로 존중하며 그들의 차별과 억압에 반대해야 한다. 그를 위해서 가장 첫 걸음으로 우리는 우리 내부에 잔존 되어 있는 차별의식의 흔적을 없애고 진정한 인간존중의 연대의식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2. 한국에 들어온 이주노동자들. 그들은 누구인가.

이주민들은 대개 자신의 고향에서의 삶을 피해 다른 나라로 이주해 온 경우가 많다. 자국의 사회, 정치, 경제적 이유로 ‘다른 나라’로 이주해야만 하는 사람들. 어떤 사람이 그 나라에서 살기 힘든 조건이라면 그 문제는 국경을 뛰어넘어 인류가 함께 풀어가야 할 모두의 문제이다. 그들 모두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난민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다양한 방법과 형식으로 공동체 사회를 파괴하고 있고 그 다양한 형식만큼의 난민 종류를 만들어 내고 있다.

심지어 모로코 국적의 한 이주노동자의 경우 가족들이 모두 뿔뿔이 여러 나라로 흩어져서 노동을 하여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교통사고가 난 상태에서 단속에 걸려 강제출국 당한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더라도 자신을 돌봐 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수술이라도 한국에서 제대로 받고 치료를 끝낸 다음에 추방당하길 원했지만 결국 추방당하고 말았다. 한국으로 유입되는 대부분의 ‘이주민’들 역시 자신의 고향에서 다양한 형식으로 방출된 난민들이다. 우리 한국 사회는 이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진보진영은 이들의 문제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할 때이다.

경제적 난민, 이주노동자

먼저 몇 가지 개념정리가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쓰는 ‘외국인노동자’ ‘불법체류자’라고 하는 표현이 바로 그것이다.

ILO는 외국인 노동자를 ‘Migrant Worker’라고 한다. 이것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 ‘이주 노동자’이다. 자신의 생활 근거지를 벗어나(좁은 지역적 의미라기보다는 광의의 생활근거지, 즉 언어나 사회적 관습 등이 다른 생활근거지나 지역을 의미) 타 지역으로 이주하여 취업한 노동자를 통칭한다. 외국인 노동자라는 표현은 ‘외국국적의 재외동포’는 포함되지 않을 뿐 아니라 외국인과 내국인의 구분 속에 차별을 담고 있기에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불법 체류자’라는 표현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 표현은 이들의 취업 자체 나아가 존재 자체를 불법적으로 취급할 뿐 아니라 불온하고 위험한 존재로 인식하게 하는 악의적 표현이다. 출입국관리소에 등록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미등록노동자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그렇다면 이주노동자들은 왜 한국으로 들어오는가?

이주노동자의 유입은 첫째, 각 나라의 경제발전 차이로 인해 발생한다. 즉 선진국에서 번 한 달 치의 임금은 후진국의 몇 달치 임금에 해당하므로 가난한 나라의 노동자는 잘사는 나라에 와서 돈을 벌고 싶어 한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코리안 드림’이니 뭐니 하지만 한국 자체가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거니와 꿈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이들의 한국행이 너무 절박하다. 더 이상 먹고 살기 힘든 자국의 조건을 떠나 한국으로 ‘탈출’하는 것이다. 물론 그 저변에는 세계 구석구석, 가난한 나라 빈민촌의 골목마다 착취의 깃발을 꽂아대고 있는 초국적 자본의 탐욕이 도사리고 있다.

사실 초국적 투기자본의 탐욕은 지구 곳곳에서 대규모 엑소더스를 연출하고 있다. 초국적 물기업의 탐욕 때문에 물을 찾아 고향을 등지는 수천만 남아공 민중들의 ‘이주’를 엑소더스가 아닌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생존을 위해 ‘물’을 찾아 나선 이들의 이동에 ‘드림’이라는 말을 갖다 붙이기에는 그들은 너무 절박하다. 기상이변으로 먹이를 찾아 대규모 이동을 시작하는 순록의 처지와 다를 바가 무언가.

둘째, 선진국에서 노동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거나 소위 ‘3D업종’이라고 불리는 노동기피업종에 자국노동력의 공급이 어려울 경우 발생한다.

개척 시절 넓고도 광활한 아메리카 대륙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대륙횡단철도 건설에 투입된 것은 수만 명의 중국과 유럽 등지에서 넘어온 이주노동자들이었다. 불타는 사막을 가로지르고, 얼음으로 뒤덮인 산맥을 뚫고 나가는 이 어마어마한 역사는 남북전쟁의 전사자 수와 맞먹는 이주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한국의 이주노동자 정책은 애초부터 한국노동자들이 기피하는 3D-저임금업종의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92년 9월 염색, 도금, 기계류, 신발, 피혁 등 10개 3D 제조업에 이주노동자 도입을 공식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말 그대로 ‘까다로운 작업공정과 위험하고 지저분한’ 작업조건의 이들 업종은 대체로 이윤률이 낮은 사양산업으로 심각한 ‘저임금’ 업종이기도 하다. 일정한 자본력은 가진 기업들은 이미 동남아시아나 중국 등지로 기업을 옮겼지만 해외이전이 가능하지 않는 영세기업들이 훨씬 값싼 노동력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소수의 중심부 국가로 부를 집중시키고 대다수 주변부 국가들은 빈곤으로 내몰고 있는 신자유주의 세계체제의 문제이다. 신자유주의 체제는 주변부 국가들을 성장의 혜택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배제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금융화된 투기자본들이 그나마의 경제적 토대마저 파괴하고 있다. 이러한 속에서 생존을 위해 자신의 나라를 탈출하는 경제적 난민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며 한국처럼 산업화가 진행된’ 나라들이 이들을 흡수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체계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값싼 저임금 노동력의 활용이라는 측면 외에도 이들의 존재를 통해 국내 노동자들의 임금 및 근로조건의 저하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절화된 노동시장의 하위에 민족적 하위노동 시장을 형성(정정훈)”하여 시장의 착취를 강화하는 것이다.

사실 자본주의의 역사는 노동력 이동의 역사이다. 저임금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자본의 노력이 노동력 이동의 주원인이기 때문이다. 엔클로우저 운동을 통해 농민들을 땅에서 방출한 것 역시 초과이윤 확보를 위해 풍부한 예비노동력을 확충하려는 자본의 의도가 아니던가. 물론 이러한 과정에는 직접적이며 노골적인 폭력이 동반된다. 농토에서 쫓겨난 농민들이 향해야 할 곳은 도시에서 입을 벌리고 있던 공장이어야 한다. 순순히 공장지대로 입주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가혹한 응징이 내려진다.

“건장한 부랑자는 달구지 뒤에 결박되어 몸에서 피가 흐르도록 매를 맞고 그 다음에 그들의 출생지 또는 최근 3년간 거주한 곳으로 돌아가 노동에 종사하겠다는 맹세를 한다. 그리고 부랑죄로 두 번 체포되면 다시 태형에 처하고 귀를 절반 자르며, 세 번 체포되면 그는 중죄인으로 또 공동체의 적으로 사형에 처한다.” 맑스가 ‘피의 입법’이라 이름 붙였던 ‘빈민법’이 그것이다.

아프리카에서의 흑인사냥을 부추긴 것은 남부 아메리카의 자본주의적 플랜테이션이었고, 아일랜드나 유럽의 빈민들을 배에 태운 것은 북부 아메리카의 공장 자본가들이었다. 독일로 간호사와 광부를 ‘파견’한 것이 그들의 몸값에 눈독들인 천박한 독재자였다면 정작 그들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었던 것은 독일의 독점자본 아니었던가.

오늘도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숱한 이주민들은 누가 불렀는가? 그들의 고향이 그들을 내쫒았다면 한국의 자본은 그들의 노동력을 탐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정작 그들을 불러들인 자본과 정권은 자신들이 정해놓은 노동규율(3년간만 있어라, 회사를 옮기려면 나가라, 결론적으로 군소리 말고 일이나 잘해라) 안으로 토끼몰이하고 있다. ‘고용허가제’라 불리는 21세기 ‘피의 입법’은 수많은 이주민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 이주노동자 현황과 실태

- 1987년 6천여 명에서 지속적인 증가세. 2008년 7월 현재 43만 8천 명.(행정안전부)

- 이들 중 50%에 가까운 22만 5천 명(1997년 11월)이 미등록노동자. 2008년에만 13만 명이 신규 증가. 미등록노동자의 숫자는 이주노동자의 증가와 함께 증가하였으며 그 비율 또한 함께 증가. 2002년 80%에 이르던 미등록노동자 수가 그 이듬해인 2003년 대폭 줄어든 것은 고용허가제 시행에 따라 미등록노동자에 대해 일시적 사면조처를 취했기 때문이며 이후에는 다시 증가세.

- 2003년 합법화조치 이후에 합법체류자로 전환된 96%가 2006년 10월 현재 다시 불법 체류자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놓고 볼 때 근본적인 대책 필요.

한 사람의 이주노동자가 미등록노동자가 되기까지

태국과 베트남도 다른 동남아시아 나라들처럼 코리안 드림이 만연한 나라이다. 한국정부가 이들 정부에 요구하는 송출인력은 제한돼 있는데, 수요는 넘치다 보니 송출비용은 해마다 오른다.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으로 오는 과정은 1차적으로 한국어 시험이다. 한국어 시험이 통과되면 건강검진, 구직신청을 하고 한국에 서류를 보낸다. 고용주가 구직자를 선택하면 구직자는 사전교육을 받고 입국 5일전 다시 재교육이 실시된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밝힌 한국행 비용은 통상 699달러. 여기에는 한국에서 일하다가 본국으로 되돌아오는 비용까지 포함된 것이다.

한국어 시험은 개별 부담으로 17달러. 나라별 약간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한국행 공식 비용은 총 100만원 안팎이다.

하지만 100대 1의 경쟁을 뚫고 한국으로 향하는 현실은 달랐다. 최소 1만 달러 이상이 있어야 가능했다. 태국에서 고용허가제로 온 티파폰(35)은 공식적인 송출비용 외에 10만 바트(한화 300만원)를 브로커에게 지불했고, 관광비자로 불법체류하고 있는 타나폰(33) 역시 온 가족이 여기저기서 빚을 내 1천만 원에 달하는 송출 비용을 마련했다.

송출비용이 부풀려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명부에 등재된 구직자들의 대기 기간이 빠르면 1달, 늦으면 몇 년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큰 비용을 지불하더라고 빨리 한국에 가 돈을 벌면 빚을 갚을 수 있다는 계산이 앞선다.

신청서 구하는 데도 아는 사람이 필요하고, 직업학교 들어가는 데도 아는 사람이 필요하고, 직접 아는 사람이 없으면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까지 통해 선을 댄다.

산업연수제도의 큰 문제 가운데 하나인 송출업체 비리를 끊기 위해 민간업체가 아닌 정부를 송출기구로 지정했지만, 너도 나도 한국행을 원하다 보니 정부에 줄을 대기 위한 브로커들이 단계마다 천지다. 태국 내 27개 사전교육기관 중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곳은 단 1곳뿐이다.

이주노동자들의 삶과 노동(사례)

1) 저임금-장시간노동-임금체불

‘이주노동자인권연대’의 면접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134명 가운데 42.4%는 1일 평균 12시간, 주당 최소 60시간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한 달 내내 하루도 쉬지 못한다는 대답도 7.6%나 됐다. 그에 반해 전체의 16.2%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임금을 받고 있었다.

- 2000년에 한국에 온 파키스탄인 알리는 경기도 소재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일이 많은 늘 잔업에 시달리던 중 연속하여 한 순간도 쉬지 않고 36시간 동안 작업을 하고 있었고 피로한 중에 그만 산재사고를 당하였다.

- 카자흐스탄에서 온 샤샤와 그의 부인은 그의 부인은 00수지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들은 지난 4개월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하루 15시간씩 일을 해 오고 있다. 그들은 4개월 동안의 임금을 한 푼도 지급받지 못한 채 공장을 그만 두었다.

- 네팔인 카밀은 경기도 소재 사료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는 1년6개월 동안 일을 했는데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체불된 상태에서 전 사업주가 친구에게 회사를 넘겼고 카밀의 체불임금에 대해 두 사람 모두 책임지지 않았다.

- 중국인 상군은 회사를 몸이 힘들어 회사를 그만 두게 되었다. 그러자 회사에서는 임금을 주지 않고 불법체류자이니 출입국관리소에 신고하겠다고 협박을 하였고 신분의 위협을 느낀 상군은 회사를 나올 수밖에 없었다.

2) 산업기술연수생의 강제적립금 문제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강제저금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체들이 산업기술연수생의 이탈을 막는 방편으로 이를 강제 시행하고 있다. 또한 엄연히 임금의 일부를 적립한 것임에도 연수생들이 업체를 이탈할 경우 이를 되돌려 받기가 쉽지 않다.

- 인도네시아인 푸지는 산업기술연수생으로 입국하여 인천의 한 업체에서 일하던 중 이탈하여 미등록노동자가 되었다. 그는 자신의 적금을 찾고자 은행을 찾았으나 이미 적금은 지급정지조치가 되어 있었다. 은행은 연수업체에서 지급정지 요청을 했다고 하고 업체에서는 푸지가 도주하여 회사에 피해를 입혔기에 지급정지를 풀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인도네시아 출신의 노동자 3명은 전북의 연수업체에서 일하다 연수기간이 끝나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들은 연수기간 동안 적립한 적립금을 찾으려 하였으나 적립금 상당부분이 부족한 것을 알고서 회사에 확인하였다. 확인결과 회사 경리가 몇 개월동안 이들의 적립금을 횡령한 것이었고 이미 그 경리를 회사를 그만 둔 상태였다. 그러나 회사는 임금을 본인에게 직접 지급하였고 지급된 후 경리에게 적립금을 맡기는 방식이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였다.

3) 산업재해

이주노동자들이 주로 일하고 있는 사업장들이 영세한 3D업체들이다 보니 산업재해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의하면 2007년도에만 5,876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산재를 당했다. 영세 사업주들이 산재기록을 남기지 않으려고 산재처리를 하지 않거나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할 때 실제 산재사고율은 공단의 발표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 2005년 파키스탄 노동자가 공장 바닥에 있던 페트병의 음료를 마셨다. 그러나 병 속 음료는 공장에서 쓰는 유해 화학물질이었고 그는 목숨을 잃었다. 병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었다.

- 2007년 몽골에서 온 노동자 바타르는 자동차 부품을 세척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부품 세척을 위해 통 속 물질에 손을 담가야 했다. 회사가 준 면장갑은 2~3일이면 해졌고 바타르의 손도 껍질이 벗겨졌다. 눈이 충혈되고 식욕 감퇴와 두통에 시달렸다.

- 필리핀 출신인 칼스는 일산의 공장에 취업해 일하던 중 산재사고를 당하였다. 왼손 엄지를 제외한 4개의 손가락이 절단된 이 사고로 그는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절단부위가 괴사상태에 있어 계속 치료가 필요함에도 사업주는 치료비가 비싸다는 이유로 강제 퇴원시켰다.

- 수원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 지오는 오른손 손목이 잘리고 왼손은 눌리는 산재를 당했다. 다행히 산재처리를 하여 치료를 받았으나 회사는 그의 통장으로 입금된 휴업급여를 착복하고 일부만 지급하였다. 또한 지오 명의로 된 예급통장으로 입금된 장해보상금을 인출하지 못하도록 은행에 통장분실신고를 했으며 은행은 회사의 확인이 없으면 예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4) 폭행

사업장내 폭행은 관리자나 사업주로부터 폭행당한 사례가 대다수이며 심지어는 한국인 동료 노동자들로부터의 폭행도 비일비재하다. 폭행 이유도 말 안 듣는다, 늦게 움직인다, 실수한다, 목표량에 미달했다는 등 터무니없는 경우가 많았다. 폭행 사례는 너무 많아 별도의 사례를 들지 않았다.

5) 강제단속

단속 대상의 외국인에게 외국인등록증 등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여 불법체류여부를 확인하기도 이전에 외국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출입국관리기관의 차량에 태워 신체의 자유를 제한한 후 불법체류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의 불법 단속이 자행되고 있다.

출입국관리공무원이 이주노동자들이 근무하는 사업장에 신분을 밝히지 않고 무단으로 진입하거나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여 주택에 들어가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단속하는 사례도 대표적인 불법사례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또한 단속과정에서 전기충격기, 각목 등의 사용한 폭행이 비일비재하며 이 과정에서 심각한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 이 외에도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가 불법체류자 단속에 걸린 베트남인 이주노동자를 풀어주면서 동료의 행방을 밀고하게 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고, 토끼몰이식의 과잉단속으로 이주노동자가 도망가다가 추락 등으로 크게 다치는 사례들도 속출하였으며, 등록, 미등록을 가리지 않고 일단 연행한 뒤, 관련 사실 확인하여 체류자격이 있는 경우에는 풀어주는 식의 단속도 이루어졌다. 무차별 과잉단속에 벌어진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가구공단에서는 이에 항의하는 제조업체 직원과 주민 등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단속하여 호송 중이던 서울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을 가로막고 밤늦게까지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심지어는 항상적인 무차별단속에 대한 두려움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단속반이 출동한 것으로 착각하고 달아나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 파주시 광탄면에 소재하고 있는 가구공장에 10여 명의 단속반원이 공장 문이 잠겨 있는데도 불구하고 담을 넘어 공장 안으로 들어왔다. 이때 기숙사 안에 있던 유쭐(방글라데시)씨는 이들에 의해 기숙사 밖으로 끌려 나왔고, 일하고 있는 불법노동자들 이름을 대라는 요구에 말하지 않자 집단 폭행을 가했다. 이들은 각목을 휘두르고 발로 차는 등의 폭행을 했다. 이때 마침 도착한 공장장은 “유쭐은 비자가 있는 합법인데 왜 그러느냐?”라고 했고, 이들은 합법 외국인 등록카드가 있는 유쭐씨를 조사하겠다면서 차로 데리고 들어갔다. 유쭐씨에 의하면 이들은 차 안에서도 폭행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폭행으로 유쭐씨는 병원에서 2주 진단을 받았고, 거동이 불편한 상태이다.

- 네팔 출신인 수바수 부다토키는 단속권한도 없는 경찰에 체포돼 화성보호소에 수감되었다가 7개월만에 강제출국당했다. 수바수씨는 열악한 보호소 생활에 3개월째 지속된 복통과 시력저하 등 여러 질환을 호소하였으나 치료는커녕 건겅 검진조차 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당뇨병 판정을 받았고, 한 달 사이 몸무게가 5kg빠지고 혈당수치는 정상의 4배에 달하는 487mg/dl까지 올라갔으나, 법무부와 출입국관리사무소는 혈당강하제만 투여하고는 '충분한 치료'를 했다며 치료를 위한 일시보호해제나 정확한 진단을 위한 외부진료를 거부했다.

※ 한국의 이주 노동자 정책

- 1980년대 후반부터 이주노동자가 대거 유입. 정부에서는 1991년 해외투자기업에 대하여 외국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산업연수제도를 만들어 한국노동시장에 필요한 외국 노동력을 공급하기 시작함.

(1) 산업연수제도 : ‘현대판 노예제도’

- 2007년 1월부터 고용허가제로 일원화되면서 사실상 폐지. 그러나 아직까지 그 제도 하에 있는 이주 노동자 존재

- 외국인 산업연수생이 연수 1년 후에 연수취업교육을 이수한 경우 2년간 근로자로서 일할 수 있도록 체류 자격을 변경해주는 제도

- ‘산업연수’라는 이름으로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부정하고 편법으로 노동력을 공급. 연수라고 하나 취지에 맞지 않게 생산현장에서 실질적인 근로를 시킴으로써 이주 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침해하는 제도.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상에서 일부조항만 적용될 뿐 퇴직금 및 휴가제도 등 핵심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한다.

- 그러나 산업연수제도의 복제판인 ‘해외투자법인 기술연수생제도’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음.

(2) 고용허가제

- 2004년 8월 시행. 외국인노동자는 단순 업무에 종사할 수 있는 비전문취업사증(visa)을 발급받아 한국에 취업.

- 입국 전에 미리 국내 사업주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종업원 수가 300인 미만인 중소제조업체, 농축산업, 연근해 어업에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최장 3년간 근무.

- 고용허가제에 의해 취업한 외국인 노동자들은 한국노동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된다. 즉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을 적용받으며 4대 보험 또한 적용된다. 당연히 법적으로는 노동조합도 만들 수 있다. 고용허가제는 산업연수제도 하에서 이주노동자를 노동자가 아닌 연수생으로 보던 것과는 다르게 이주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분명히 인정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 그러나 고용허가제는 말 그대로 사업주에게 이주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것이지 이주노동자들에게 ‘노동의 권리’를 허가한 것이 아니다. 대표적인 독소조항이 ‘사업장 변경금지’이다. 사업주에게 선택된 노동자는 한번 그 사업장에 취직하면 근로조건이 맘에 들지 않거나 힘이 들어도 사업주의 허가 없이 직장을 변경할 자유가 없다.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미등록 노동자가 되는 길 밖에 없는 것이다.

(3) ‘특례고용허가제’

- 외국국적 동포가 방문동거사증을 발부받아 국내에 입국한 후 외국인 취업교육을 받고 외국인 고용허가제에 해당하는 서비스업, 제조업, 농축산업, 건설업 등에 취업하여 일할 수 있는 제도.

- 외국국적 동포의 범위와 직종의 제한 등으로 인한 문제

(4) ‘전문기술인력취업제도’

- 교수, 회화지도, 연구, 기술지도, 전문직업 등에 대하여 체류 자격을 부여하여 외국인이 국내에서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먼저 이주노동자들의 문제를 ‘사람이 이주하여 생활하는 문제’로 인간 자체를 존중하는 인간 존중의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고 값싼 노동력 공급의 문제로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주노동자 문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공급적 측면이 아니라 인권, 사회문화적 적응, 노동자로서의 노동권 등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노동력 공급의 측면에서도 국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으로서 일자리와 근로조건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주노동자의 유입은 필연적으로 국내 노동시장의 경쟁을 가속화하는데 특히 미숙련노동자와 이주노동자가 경쟁관계에 서게 되어 이주노동자들을 배척하는 경향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건설노동자 현실 모르는 정부

3일자 A2면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로 일자리 창출'을 읽었다. 정부는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시키면 건설근로자의 일거리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아무리 그런다 해도 건설노동자들의 일거리는 늘지 않을 것이다. 중국 한족이나 조선족 노동자 등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미 건설현장을 완전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거의 모든 건설현장은 인건비가 싸다는 이유로 외국인 근로자가 전부 독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한국인 노동자들은 일거리가 없어 인력사무실을 통해 하루 벌어먹기도 쉽지 않다. 정부는 이런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기나 하고 '재개발·재건축으로 일자리 창출'한다고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탁상공론 같다. (조선일보 2008.09.08)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학자들이나 심지어 노동운동 일각에서도 ‘적정 규모 이상의 유입에 대한 통제’ 방안을 내놓기도 하는데 이는 이주노동자 문제를 노동공급의 측면에서만 바라보는 전형적인 시각이라 하겠다. 실제로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은 국내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이것은 이주노동자의 존재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노동배제적 정책을 펴고 있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근본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똑같은 신자유주의의 희생자로서 이주노동자와 국내노동자가 함께 연대하여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법․제도적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투쟁에 나서야 한다.

다음으로는 야만적인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이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조사 후 보호의 원칙, 보호기간의 제한, 보호 및 송환비용은 정부가 부담하는 등의 원칙을 세우고 있는데 반해 유일하게 한국만이 이주노동자에 대해 야만적인 단속과 구금, 강제추방을 저지르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상시적으로 이주노동자를 집중 단속해 왔고 대대적인 개악안을 내놓기 까지 했다.

강제단속을 합법화, 난민 신청자격 제한 및 축소, 한국 정부에 반하는 특정 정치활동을 할 경우 난민지위 박탈, 이주노동자 지문 날인 및 생체정보를 입력․관리 등이 인권침해조항들이 폐기되어야 한다.

※ 이주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실천들

1) 노동허가제

- 고용허가제의 문제 : 직장이동 금지, 단기간(3년) 체류 허용, 1년 단위 고용주와의 재계약 의무로 인해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을 제도 밖으로 내몰아 미등록 신분을 양산. 또한 고용허가제는 전체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조건과 임금을 저하시켜. 고용허가제 시행 전과 후를 비교한 통계에 따르면, 실질 임금이 10% 이상 하락했고 노동 시간은 더 늘어났다. 여기에 지속된 단속 때문에 노동조건 하락의 압력은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직장을 옮길 자유가 없어 임금상승이 되지 않고, 고용주가 재계약의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실제 노동3권은 보장되지 않는다. 이주노동자 자녀는 한국에서 태어나더라도 30일 이내에 본국에 송환돼야 한다.

- 노동허가제는 이주노동자 체류기간 확대,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사면 보장. 물론 이 법안도 특정 업종, 그 중에서도 외국인 고용사업장으로 등록된 작업장에서만 취업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등 근본적으로 노동권을 제약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 그러나 고용주 중심의 제도에서 벗어나 노동자의 기본권 강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대안의 성격을 갖는다.

2) 이주노동조합 Migrants' Trade Union

- 좌파활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벌여오던 이주노동자 지원사업을 노동조합이라는 합법적 틀로 전개하기 위해 이주노조 결성투쟁을 벌여오고 있다. 2004년부터 이주노동자 조직사업의 일환으로 ‘호별방문’ 및 지역간담회 등을 거쳐 2005년 4월,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을 결성.

- 2005년 아노와르 위원장의 표적연행과 이에 대한 항의 투쟁, 합법화 투쟁 등을 전개함.

- 2005년 설립신고서 제출, 반려.(불법체류자가 주체가 된 노동조합이라는 이유)

- 조직확대(분회조직) 사업 및 연대사업 진행하며 합법화 투쟁 진행 중.

3. 외국인 신부와 다문화 가정의 증가.

"초·재혼 상관없음, 나이 상관없음, 장애인 가능, 후불제, 염가제공, 도망가면 책임짐, 베트남 숫처녀……."

‘후불제’라는 표현을 보자면 상품판매 광고 같기도 하고, ‘도망가면 책임짐’이라는 표현을 놓고 보면 애완동물 매매광고 같기도 한 이 광고는 한국의 국제결혼업체들이 내걸고 있는 광고현수막이다. 지자체까지 나서서 소위 ‘농촌총각장가보내기’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한 지자체에서는 “베트남 여성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순결한 처녀” “베트남 여성은 몸매가 환상적”이라는 유인물을 돌려 말썽을 빚기도 했다. 기업화된 결혼중개업체를 끼고 진행되는 이 사업에는 브로커들의 농간으로 여러 가지 피해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며 ‘우편 주문형 신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여성을 상품화하는 행태가 극심해 ‘국제적 성매매 사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국 남성에 대한 거짓정보로 피해를 본 사례가 30%를 넘어서고 있으며 심지어는 남성들이 건넨 결혼지참금(신부 집으로 가야하는)을 중개업체들이 가로채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한국인의 국제결혼 비율이 15%에 이르고, 농촌결혼의 1/3이 국제결혼이다. 사기와 농간이 판치는 국제결혼사업은 한 가정의 출발부터 짓밟아 결국 자포자기한 여성들이 비극적인 방법으로 삶을 마감하기도 한다.

새로운 삶을 찾아 낯선 땅을 밟은 이주 여성들. 그들은 이주노동자들 내에서도 소외되는 ‘이중의 소외’를 겪고 있는 소수자들이다. 즉 고용허가제가 제시하고 있는 공식적인 “이주비용인 1,500달러에서 3,000달러를 어떠한 형태로든 지불할 수 있는 계층은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입국하고, 이러한 이주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일단의 여성들은 물리적인 비용이 들지 않는 ‘결혼’이라는 경로를 통해 자국에서의 가난을 벗고 나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자국에서 대물림되는 가난과 봉건적 질곡이 이들에게 원치 않는 ‘국제결혼’을 강요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6~70년대 한국의 시골에서 ‘장남’(꼭 장남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아들이라는 사실이 중요할 뿐)을 위해 공장 행을 선택했던 숱한 누이들을 얽어맸던 사슬이 지금은 아시아 미혼 여성들의 삶을 옥죄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한국으로 유입된 이들 중 적지 않은 수가 바깥과 차단된 채 오로지 성적 욕망의 배출구로, 번식을 위한 봉건적 희생양으로 존재가치를 유지하며 생활하고 있다. 이런 경우 욕설과 폭력, 학대가 동반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견디지 못해 도주하거나 자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한국에서 미혼남성의 많은 수가 경제적으로 소외되고 불안정한 한국 노동시장에서 주변화 된 경우가 많다고 할 때, 이들 팔려온 여성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장밋빛 미래가 아니라 공간과 풍습을 달리하는, 가난과 낯선 노동일뿐이다. 오히려 상대적 양극화가 훨씬 심각하고 문화적 이질감도 큰 한국에서 그들이 느낄 사회적 빈곤감과 절망은 고향에서의 그것보다 더욱 클 수밖에 없다.

‣ 주걱에 밥 붙었다고 시누에게 맞았어요. 베트남 쌀은 주걱에 안 붙는데, 가르쳐 주면 좋으련만…… 무서워요. (베트남 A씨)

‣ 고구마 줄기 수확하는 날, “넌 이 오뉴월 비닐하우스 속에서 웬 긴팔이냐” 시어머니 말씀에 난처했어요. 전 사실 열대 지방에 살다 와서 한국의 5월도 무척 춥거든요.(베트남 B씨)

‣ “넌 돈 주고 사왔으니 내 물건이다”는 남편의 말에 충격 받아 고향 가고 싶지만, 이젠 후회해도 어쩔 수 없죠."(태국 C씨)

2006년도 통계청 인구동향 자료에 의하면 1990년에 한국인 남성과 혼인 신고한 이주여성의 수는 619명에 불과 하였던 것이 2005년 한해에만 31,180명의 이주여성이 한국남성과 혼인 신고하여 이 기간 동안 혼인 신고한 총 여성의 수는 159.942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이주여성과 혼인 신고한 한국 남성 중 초혼은 55.4% 그리고 재혼은43.2%로 재혼 비율이 비교적 높았고 이들의 약 55% 정도가 서울, 경기 및 인천지역에 주소를 두고 있어 “국제결혼은 농촌총각이 한다”라고 생각하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경로와 과정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오는가?

김사장은 어렵사리 참여관찰을 허락해 주었다. 이날 새벽 1시에 한국남성들이 호치민에 도착했고 아침 6시부터 선보는 일이 시작된다고 한다. 미리 오지 말고 8시에 오라는 김사장의 말대로 묵고 있던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약 40분 정도 걸리는 곳으로 이동했다. 호치민의 변두리 지역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포장도로 상태가 별로 좋지 못한 한적한 거리의 넓은 골목에서 택시는 멈춘다.

넓은 부지에 넓게 차지한 4층 정도의 호텔 건물이 나오고 옆에 부속 건물이 2-3개가 있는 호텔이었는데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정말 선을 보는 곳인가 잠시 의심이 든다.

호텔 로비 겸 식당으로 보이는 곳에 들어갔을 때 한국 남성들이 보였고, 김 사장의 안내로 부속 건물 사이로 들어갔을 때 학교 교실 2개 정도의 강당에 여성들이 약 130명 정도 모여 있었고 이들 여성들은 새벽 3시부터 이곳에서 기다렸다고 한다.

그 옆의 14평 남짓한 방에 중간에 엉성하게 커튼을 치고 양쪽에서 맞선이 진행 중에 있었다. 여성들 10명이 앉아 있을 수 있는 의자가 준비되어 있었고, 여성들은 10명 단위로 들어 온다.

처음으로 들어간 공간에는 한국 남성은 2명이 앉아 있었는데, 당사자는 갈색 안경을 끼고 있었고 시선을 거의 아래로 향하고 여성들의 얼굴을 제대로 처다 보지도 못한다. 옆에 있던 남성은 한국인 작은 사장으로 “잘 보고 고르세요” “몇 번 괜찮다” 라고 하면서 본인이 직접 여성의 번호를 기록하기도 한다. “잘 보고 2명이던 3명이든 고르세요” 마지막 성혼이 될 때까지 이 작은 사장은 적극적으로 여성을 고르는 작업에 개입한다.

들어오는 여성들은 대부분 청바지에 위에는 붙는 셔츠를 입고 나왔고, 웃음 띤 얼굴로 눈을 관찰자에게 까지 눈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번호가 불려 지지 않아서 실망하는 표정들은 아니다.

통역자는 1명의 여성과 1명의 남성으로 여성은 간단한 한국말 정도만 가능하고 베트남 남성은 경상도 사투리까지 가능할 정도로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한다. 김 사장은 이들 통역인들을 대리 와 부장이라고 부른다.

마지막에 10여명 정도 골라졌을 때 모두 들어오라고 한 후에 통역자가 각각 이름, 고향, 나이, 키, 학력 등을 물어 본다. 이중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여성이 있었는데, 왔다 갔다 하던 김사장과 작은 사장이 왜 12학년까지 나왔는데 국제결혼을 하려 하느냐 물어보기도 하고, "12학년은 어렵겠는데" 라고 혼자 한국말로 하기도 한다. 많이 배운 여성은 똑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통역이 일어서서 여성들에게 남성의 월급, 직업, 부모님을 모시는 여부 등을 베트남어로 전달하고 싫은 사람은 나가라고 하지만, 나가는 여성 없다. 이들 10명중에서 5명을 번호를 부른다. 이 과정에서 김사장은 직접 나가서 언니들의 손바닥을 검사한다. 손바닥에 굳은살이 있는 여성이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한국생활에 잘 견딜 수 있다고 한다.

호명된 5명의 여성 중에 까마우 출신 여성들은 손들라고 하며, 부모님의 나이들을 물어본다. 까마우에서는 배우자 나이가 보모님 나이보다 많으면 국제결혼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중에 나이가 문제가 된 사람이 있었고, 나머지 여성은 서류를 확인해 봐야 한다며 밖으로 모두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다시 3명이 돌아 왔는데 들어오지 않는 여성들은 서류상에 문제가 있는 여성들이라고 한다.

3명의 여성이 앞에 앉아 있고 작은 사장과 김사장은 한국남성에게 앞으로 나가서 마음에 드는 여성의 손을 잡으라고 한다.

손을 잡은 한국 남성과 여성은 특히 여성은 너무 좋아하면서 손을 잡고 함께 호텔방으로 들어간다. 남성들에게는 A4 용지 2-3장 정도의 간단한 베트남어와 한국어로 된 회화를 정리한 것이 미리 배포된 듯 하였으며, 호텔방에 들어가서는 점심 먹기 전까지 서로 대화를 한다고 한다.

다음에 들어온 한국 남성도 위와 동일한 방법으로 맞선이 이루어 졌다. 이때 작은 사장(또 다른 작은 사장)은 옆에 붙어 앉아 있기는 했지만 주로 한국남성이 여성들을 고른다. 월급은 130만원을 받고 자신은 겸사겸사해서 한번 둘러보려고 베트남에 왔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한다. 춘추복 양복 때문에 더워서 계속 땀을 흘린다. 그래도 "결혼하실 마음은 있으셨나 보네요" 하는 관찰자의 질문에 그냥 웃기만 한다.

마지막에 마음에 두고 있는 여성은 있으세요? 라는 관찰자의 질문에 웃으면서 한 명을 생각해 두었으며 자신의 질녀와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관찰에 참여한 한국인 남성은 50세의 뇌성마비 남성이었다고 한다. 김사장은 자신은 호치민 공항에서 남성이 이 정도의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베트남 여성들에게 남성이 장애인이고 돈은 얼마를 더 줄 것이며 그래도 결혼할 사람은 선을 보라고 한 상태에서 여성들이 차례로 들어온다. 그 중에서 최종 6명의 여성이 남았다. 그 중에서 30대의 여성도 있었는데 김사장은 애를 낳아본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고 하며 나가라고 한다. 여성들은 모두 자신들은 자신이 있다고 대답을 했으며, 2명의 여성은 자신은 국제결혼을 하려고 8개월을 기다렸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고 한다.

한 명의 여성에게 부모님에게 전화로 허락을 얻으라고 한다. 이 여성은 집에 전화 했는데 부모님이 반대하는지 전화 통화가 길어진다. 또 다른 여성을 찍으면서 집에 전화하라고 하고 이 여성 역시 집에서 반대를 심하게 하는지 울기까지 한다. 전화 통화가 계속 중인데도, 자신이 나가라고 했던 애를 낳은 경험이 있어 보이는 여성까지 다시 들어오라고 하고, 3번째 여성에게 이것저것 물어본다. 20대 후반의 여성이었는데 집에서 두부를 만들고 있다 하고 한다. 이 여성은 자신의 부모님은 모두 사망을 했고, 언니가 있다고 한다. 이 여성은 언니에게 전화를 하고 이 언니는 네가 결정해라 라고 했다고 한다. 결국은 이 여성과 뇌성마비 남성이 맺어졌다.

이 뇌성마비 남성은 한 달에 수입이 100만원이라고 하고 현재 직업은 없다고 한다. 옆에 있는 이 남성과 관계가 없는 작은 사장은 귀속 말로 베트남 여성들 불쌍하다고 혀를 찬다. 이 남성을 데리고 온 팀장이라는 여성은 여성들에게 고맙다고 하면서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아서 속상해서 울고 있는 한 베트남 여성을 안고 운다. 마지막 선이 이루어진 중간에 선에 참석했던 모든 여성들이 커튼이 달린 봉고차에 가득 타고 호텔 밖으로 나간다. (김민정 이주여성인권연대 정책국장의 참관기)

이주여성들의 삶

이렇게 입국한 이주여성들 중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정착하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여성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이주여성의 집에 접수된 상담사례는 충격적이다.

1) 언어․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

2) 허위정보로 인한 신뢰감 상실

…(중략)중개인이 나에게 남편 ○○○와 그의 가족에 대해서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와 세 명의 형, 두 명의 누나 있고 그는 막내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는 어머니와 살지 않고 서울에 살고 있으며 한 달에 2500불을 받는 직장인이고 나이가 47살이라고 했다. 나는 그가 나이는 좀 많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 괜찮다고 생각해 그와의 결혼에 동의했다. 그러나 한국에 와보니 남편은 서울이 아니라 농촌에 살고 있었고 그의 어머니가 살고 있었다. 시어머니는 나이가 많으셔서 두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이거나 혼자 다닐 수 없었고 음식을 먹거나 화장실을 갈 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상태였다. 3개월이 지난 뒤나는 내가 속았다는 것을 알았다. 남편은 일정한 직업이 없이 어머니 방에서 하루 종일 잠만 자고 아무 일도 하기를 원하지 않는 게으름뱅이였다.…(중략)…

3) 성적학대와 인격모독

…(중략)중개인이 소개한 남편은 42세의 농부였다. 중개인에게 남편이 나이가 많아서 걱정된다고 하니까 중개인은 나이가 많은 사람이 부인을 더 많이 사랑해 주고 생각도 깊다고 했다. 그러나 결혼하고 한국에 들어와 5일이 지났을 때 나는 중개인이 말한 것과 많이 다름을 알았다. 남편의 실제나이는 46살 이었고 느끼는 것도 많이 달랐다. 이야기를 할 때도 그는 큰소리로 말하곤 했다…(중략)…남편은 자주 저녁에 운동을 하러 간다고 나가 밤 12시가 넘고 새벽이 되어서야 술 냄새를 풍기며 들어와 나에게 욕을 하고 때리며 성관계를 요구했다. 그는 언제나 이렇게 나를 대한다, 평소에는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다가 밤이 되면 성관계를 요구한다. 그는 내가 원하고 안원하고는 상관이 없다. 내가 잘 응하지 않으면 그는 내 뺨을 때리거나 발로 엉덩이를 차고 목을 조르거나 한다. 만약 남편이 더 힘을 주어 그렇게 한다면 내가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중략)…

4) 신체 및 정서적 폭력

…(중략) 남편이 술을 먹고 들어오는 날 나는 거의 잠을 잘 수가 없다. 온갖 트집을 잡아 주정하고 괴롭히기 때문이다. 딸이 태어나고 두 달이 지난 어느 날은 술을 마시고 들어와서는 도끼로 집 창문을 부셨다. 집안에 깨진 유리가 쫙 깔렸다. 전기선도 빼놓고 가스총의 스위치도 내려놓고 다 죽자고 하였다. 나는 너무 무서워서 벌벌 떨 수밖에 없었다…(중략)

5) 빈곤

…(중략)…한 달에 250만원을 번다는 남편은 겨우 벼농사시기에 형 집의 농사를 지어주는 정도의 일을 하고 있었다. 생활은 남편의 큰 형이 시어머니에게 1년에 4백만원 주는 돈으로 하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도 남편의 형 이름으로 되어 있어 남편은 아무 권리도 없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그는 살집도 없게 될 것이다. 우리가 먹는 식사는 밥과 김치와 라면 같은 영양 없는 식사를 하였다. 1년이 지난 지금 나의몸무게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보다 10kg이나 줄었다. 나는 나의 결혼생활에 희망이 없음을 느끼고 너무 슬펐다. 암울한 결혼생활을 계속할 자신도 없고 부끄러워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나는 죽고 싶은 생각에 두 번이나 약을 먹었다. 감기 걸리고 머리 아플 때 먹으려고 사두었던 게보린을 한꺼번에 20알씩 먹었다. 내가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고 잘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번 다 남편에게 발견되고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가서 살아났다.…(중략)…

이 외에도 말이 통하지 않으니 남편과 가족들이 대화 자체를 하지 않거나 한국문화를 모른다고 구박하기 일쑤다. 답답해서 친구라도 만날라치면 외출을 금지시키고 심지어는 바깥에서 한국어를 배울 기회마저도 박탈하곤 한다. 또한 첫 임신을 말과 환경이 전혀 다른 곳에서 치르다 보니 산모는 물론 아이의 건강마저 해치기도 한다. 게다가 일상적으로 느껴지는 편견에 찬 시선과 냉대는 심리적 좌절감과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들을 압박하는 요인은 신분상의 불안정성이다.

한국인과 결혼한 이주여성의 경우, 한국인 남편과 살고 있으나 거주비자로 체류자격을 취득해야하는 외국인 신분이기 때문에 복지수급대상에서 제외되어 있고, 어떤 이유로라도 결혼 사유가 해소되면 법적으로 불법체류자의 신세로 전락하는 등 법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다. 일 년마다 비자를 갱신하도록 되어 있는데, 비자 연장 시 신원보증은 남편이 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남편이 비자연장을 무기로 삼아 이주여성들을 억압하는 경우도 있다. 2년 후 취득할 수 있는 국적도 남편이 동행해야 가능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국적법 역시 남편에게는 무기가 된다. 어떤 경우는 아이를 낳아도 국적 신청을 안 해주는 경우도 있으며 이혼을 할 경우 양육권을 받아내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이다. 대부분의 국제결혼 이주여성문제는 국적을 취득하기 전에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이주여성들의 입장을 고려해 국적을 취득하기 전에 남편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을 경우, 미성년자를 부양할 경우, 남편의 귀책사유에 의해 이혼이나 별거를 할 경우, 귀화할 자격을 주도록 자격요건을 완화했으나 문제는 극심한 폭력이외에는 귀책사유가 남자에게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결혼이민여성의 긴급지원과 현실보호, 여경순 이주여성의 집 소장)

또한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아동의 문제 역시 심각할 수밖에 없다. 이들 아동의 국적, 양육권문제, 교육문제 등에 있어 한국의 법과 제도는 허술하기 짝이 없으며 봉건적인 요소가 강해 수많은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국적 잃은 경계인으로 떠돌고 있다.

4. 인간존중의 연대의식을 위하여.

최근 들어 다문화가정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이라는 말은 국제결혼이라는 용어가 담고 있는 국적에 따른 차별성 대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가 진정으로 다문화가정을 이해하며 받아들이고 있는지는 되돌아 볼 일이다. 일단 현상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사회적 따돌림(또는 편견), 법․제도적 한계를 놓고 볼 때 한국사회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수용성은 대단히 낮다고 할 수 있다. 아주 일반적인 사회의식은 이들에 대하여 배타적 의식을 띠고 있다.

변혁운동적 입장에서 보자면 이런 사회적 인식은 변화 시켜야 할 대상이지 결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변혁운동의 가장 근본 목표는 모든 인간의 소외에 반대하여 인간의 온전한 해방을 이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떠한 경우든 인간이 인간을 억압하는 다양한 억압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반대하여 투쟁해야 한다.

이주노동자문제나 다문화 가정을 포괄하는 이주자들의 문제에 대하여 때로는 민족 전통을 내세워 경시하는 태도도 일부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가 중시하고자 하는 민족의 개념은 결코 생물학적 혈연을 내세워 인간에 대한 차별과 억압을 정당화 하는 개념은 아니다. 억압받는 민중이라면 어떤 경우이든 인간 존중의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 그럴때만이 국수주의적 민족관이나 패쇄적인 민족관을 넘어서 인간존중의 이념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열린 민족주의 진보적 민족주의를 구현 할 수 있는 것이다.

토론해 봅시다.

1. 이주 노동자들로 인하여 노동자들의 일자리 감소와 저임금이 강요된다는 논리의 문제점에 대하여 토론해 봅시다.

2. 일자리가 부족하여 실업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3D업종을 기피하기에 외국인 노동자를 쓸 수밖에 없어 실업문제가 심각해진다는 논리의 문제점에 대해서 토론해 봅시다.

3. 우리 사회는 이주민을 상대로 한 사대주의적 태도와 천시배타적 태도가 동시에 존재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주민을 상대로 한 양면적 태도의 사례에 대하여 토론 해봅시다.

참고자료> 영상

<세리와 하르(Seri and Harr) / 장수영/한국/91분/칼라/극영화/2007년>

베트남에서 시집온 엄마 때문에 아이들에게 항상 놀림을 당하는 세리와 필리핀 미등록 이주자의 딸로 언제 단속에 잡혀 추방당할지 모르는 하르.

둘을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다시 우정을 회복해 간다.

<여정(2003) / 한국 / 총 72분>

이야기 하나 / 이주(주현숙)

주현숙 감독은 이주노동자들이 왜 떠나오는가를 취재하러 한국에 오는 이주노동자들 가장 많은 방글라데시로 직접 떠납니다. 주 감독은 거기서 직접 목격합니다. 이주를 반복할 수 밖에 없는 이주노동자들의 상황을 만납니다. 영원히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할 것 같은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말합니다. 이주를 끝내고 다시 본국으로 돌아왔다고 해서 이주노동자들의 고난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결국 또다시 '이주'를 계획합니다. 수원에서 7년동안 살았다는 한 노동자는 다시 한국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줄타기를 하듯 고향을 떠나 낯선 땅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야기 둘 / 동행(김이찬)

한국 최초의 이주 노동자 파업?! 2002년 1월 22일. 경기도 포천의 아모르 가구공장의 파업투쟁에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 활동가 이란주와 감독 김이찬이 동행을 합니다.

2년째 일하며 상습적인 임금체불을 당해 온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이주노동자 후루컷과 동료들은 분노가 터집니다. 집단으로 작업을 거부하며 사실상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일단 일손을 놓았으나, 어떻게 진행해야 할 지 모르는 노동자들은 각 나라별로 대표단을 뽑아 멀리 부천 외국인노동자의 집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돈 줘! 돈 줘! 아모르 아저씨, 돈 줘!"

부천 외국인노동자의 집 활동가들이 도착해 처음 듣는 구호입니다. 불법체류 이주노동자가 90여명이나 근무하는 공장 노동자들과 지원활동가들은 긴급회의를 소집하여 협상안부터 마련합니다. 회사측과 3차례에 걸친 밤샘 협상을 벌이나 실패로 끝났지만 결국 3일째 되는 24일 낮, 회사측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노동자들은 파업의 승리를 기뻐합니다. 하지만, 2달 후 회사는 또다시 두 달의 임금을 체불한채 부도를 내고 달아납니다.

이야기 셋 / 스탑 크랙다운(문성준)

지난 2002년 4월 이주노동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들은 '이주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조직되어 있습니다. 노예사냥처럼 진행되는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추방에 항의가 시작됩니다. 명동 한복판에 모인 이주노동자들이 절규합니다.

“우리들의 피는 같다. 다만 혈액형만 다를 뿐이다. 한국 사람의 피도 빨갛고 우리의 피도 빨갛다.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이 세상의 모든 피는 같다”

그리고 가을 어느 날 새벽 6시, 경기도 마석의 가구공단에 출입국 관리소 직원과 경찰이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모여 사는 한 집을 둘러쌓았습니다. 그 집 사람들을 모두 잡아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두 사람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풀어줍니다. 꼬빌과 비두라는 이름을 가진 두 젊은이는 그렇게 잡혔습니다.

문성준 감독의 첫 다큐멘터리는 초기 이주노동자 운동의 중요한 지도자였던 꼬빌과 비두를 중심으로 2002년의 이주노동자 투쟁을 정리하였습니다.

이야기 넷 / 돌아가기 전에(믹스 라이스, 조 니 아웅)

미얀마 출신 노동자들이 당국의 추방 소식을 앞둔 2002년 추석, 한 동료의 공장에 모여 조촐한 파티를 엽니다. 고국으로 송환되기 전에, 언제 잡혀 쫓겨날지 모르는 두려움. 미얀마 이주노동자인 아웅과 뚜야 그리고 그의 친구들은 2003년 3월에 불법 체류자들을 모두 추방한다는 한국정부의 방침 때문에 늘 불안한 마음이지만, 오랜만에 모두 휴가를 내고 한자리에 모인 것입니다.

미얀마 음식도 만들어 먹고 술도 마시며 공장생활의 어려움, 한국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말합니다. 그리고 아웅은 약간의 술기운에 고향에 있는 어머니에게 평소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며 노래를 부릅니다.

“고향에 돌아가고 싶냐?”

“가끔 꿈에서 고향에 돌아간다.”

참고자료>

이주노동자의　‘가족’

[내 이웃과 가족을 소개합니다]

쯔지모토 도시코 / 새사연 연구원

추석이 다가왔다. 추석이나 명절이 되면 꼭 한국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가족과 친척과의 관계가 중요시 되는 것 같다. 이런 추석을 바로 앞에 두고, 다른 시각에서 가족을 바라보기 위해 특히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의 가족과의 관계에 대해서 써보고자 한다.

나는 대학원 시절 이주라는 주제를 가지고 연구를 해왔다. 주말마다 서울의 혜화동성당에 모이는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에게 인터뷰를 계속했었다. 그 인터뷰 와중에 자주 화제에 올랐던 것이 가족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들에게 있어 가족은 스스로의 이주 동기의 큰 부분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어려운 외국생활 속에 계속 힘을 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에게 가족은 전통적인 의무나 울타리를 의미하고, 이주는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계기일 수도 있었다. 어쨌든 이들에게 가족은 애틋하기도 하나 아주 복잡한 의미를 지니는 존재인 것이다. 나는 어쩔 때는 이들의 가족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슴 아파하기도 했다. 내가 품고 온 가족에 대한 생각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가족의 새로운 형태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가 되었다．

현대 이주노동자의 많은 수가 국경을 넘나드는 가족관계를 구축해 나간다. 어떤 사람들의 가족은 한국과 필리핀의 ２개국에만 그치지 않고, 중동이나 이탈리아 등 몇 개국에 걸쳐 초국가적인 형태의 가족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스스로는 한국에서 일하면서 어머니는 이탈리아에서 일하고 있고, 아버지는 중동에서 일하고 있는 경우가 그것이다．

그 중에는 몇 십년동안 자기 아이들과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들은 자기 가족을 꼭 붕괴된 가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거기에는 이주로 인해 가족이 흩어져서 결국 가족이 붕괴되는 비극적인 사례도 많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이주가 아주 일상적인 필리핀에서 초국가적 가족은 아주 흔한 형태가 되고 있다. 물론 필리핀 국내에서 그것을 문제시하는 경향도 보인다. 그러나 오히려 가족을 여러 국가에 이주시켜 리스크도 분산되어 경제력을 갖추지 않는 개인이나 가족이 생존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초국가적 가족 형태를 이해할 수도 있다．

이주노동으로 해외로 나간 부모의 부재는 남겨진 아이들의 정서적인 측면에 적지 않는 해를　끼친다는 지적이 자주 제기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부모가 아니어도 삼촌이나 이모, 할머니, 할아버지 등 확대가족의 힘을 빌리면서 아이들을 잘 기르고 있는 경우도 많다. 곁에 있을　수 없어도 멀리 있는 가족과 국제전화나 편지, 이메일, 그리고 화상채팅 등을 통해 유대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부모만이 아이들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아이는 여러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자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주노동자처럼 국경을 넘나드는 가족의 형태가 꼭 붕괴된 가족관계이거나 비극적인 것이 아님을 가족과의 다양한 소통방식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가족과 만나지도 못하고, 따뜻한 생활도 못하는 외롭고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데 머물러있다. 명절이 되면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의 지원으로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축제도 많이 열린다. 외국인에게 한국의 문화나 전통을 접하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의도는 이해되어도,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에게 한국의 가족문화를 맛보게 해주자는 의도에는 나는 회의적이다．

물론 현재처럼 가족을 동반하고 이주하는 것이 어떤 특별한 기술을 가진 외국인에게만 허용되고, 단순 기능직 이주노동자에게는 같이 살고 싶은 사람들과의 생활을 포기하게 만드는 법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치 한국 사회의 가치나 가족의 형태를 보편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규정하고, 이주노동자의 가족을 바라볼 때도 하나의 고정된 규범을 적용할 때 많은 의문을 갖게 된다.

물론 가족과의 이별은 이주노동자 당사자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일 수 있다. 태어난 지 한 달 밖에 안 되는 갓난아이를 같은 고향 이주노동자 친구에게 맡기고 공항에서 아이를 내보내야 하는 어머니의 심정은 어머니가 된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도 상당한 고통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항상 같이 있다고 해서 행복한 가족인가? 항상 곁에 있어도 서로를 괴롭히는 것　역시 현재의 가족이 아닐까? 가족이라는 이름 하에 불편함이나 괴로움을 감추게 만들고 ‘행복한 가족’의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가족형태에 전면으로 맞서거나 비판하려는 게 이 글의 의도는 아니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듯 말하고, 부정적인 측면은 감춰둔 채 한국의 가족상을　외부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모습이 어떤 때는 불편하다. 다양한 국가에서 온 이주노동자도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갈 시대가 된 지금, 더욱 다양한 가족의 모습에 관대해지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의 명절은 이미 한국 가족의 것만이 아니다. 이주노동자도 그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창조하고 모국의 진짜 가족이 아니어도 가족을 대신할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공간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손님, 하지만 당당한 산업역군

차별 아닌 ‘공존’의 대상이고 싶다

(베트남 수산 이주 노동자의 고백)

갑판 위에서 시쿠미(준비한 어구)한 것 던져 했는데 못 알아들어 발로 채였어요.

다음에 또 못 알아들으면 그물과 함께 확 바다로 보낸다 했을 땐 이러다 죽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한국말도 서툰데 어업 용어가 일본말이 많아 너무 어려워요. 말도 잘 안 통하고 바다 위 생활도 힘든지만, 이미 베트남에서 소개비 1천만 원 이상 주고 와서 그 빚 갚기까지 참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 이주 노동자 때문에 일자리를 뺏긴다고도 말하지만, 우리는 더럽고 위험한 일만 할 수 있어요. 한국 정부는 우리가 직업을 선택할 수 없도록 해 놓았죠. 알선업체나 기관이 보내주는 곳에서 일할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많이 합니다. 귀가 멍해질 소음과 12시간 이상의 중노동, 불볕더위 속 조선소, 일주일에 70시간 이상의 선원 생활, 심지어 15일 이상 바다에 떠 있기도 합니다.

웬만한 한국 사람들은 몇일을 못 버티고 나갑니다.

우리는 코리안 드림을 안고 이곳에 옵니다. 한국선원의 1/4 정도의 월급을 받고도 만족해 하죠. 본국에서 자기 집을 마련하기 위해, 자식을 교육시키기 위해 가족과 고향을 떠납니다.

아주 소박한 꿈이죠. 마치 과거에 한국인들이 광부와 간호사로 독일에 가고, 중동에 건설 노동자로 파견된 것과 비슷합니다.

때때로 브로커가 3∼4백만 원 주면 편한 직종으로 옮기게 해 준다고 하면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몇 년 두 눈 질끔 감고 버티면, 고향에서 가족과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매일 매일 기도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한국에서 결코 환영받지 못하는 손님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한 3∼4년 일하면 들어올 때 입국 비용으로 쓴 빚을 거의 갚습니다. 하지만 체류가 끝나는 시점이죠. 그 다음은 불법체류자라는 위태로운 신분으로 전락합니다. 누군가 신고할까 봐 하루도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돈을 벌려면 몇 년은 더 있어야 하는데, 한국정부에서는 이주 노동자들을 단기간 고용하고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불법체류자가 되는 순간 산재, 사기, 폭행을 당해도 신고할 수 없습니다. 아플 때는 더욱 서럽지요. 한 순간에 불구가 돼 돌아가는 친구도 봤고, 아이를 낳으면 돌봐줄 사람이 없어 핏덩이를 낯선 사람에게 부탁, 비행기를 태워 고향집으로 보냅니다. 부모님 얼굴을 못 뵌 지도 한참 됐습니다. 전화만 하면 "이제 돈 필요없다. 그만 돌아오라"고 울먹이기까지 합니다.

그런데도 저는 이런 한국이 좋습니다.

심하게 싸우고도 소주 한잔 권하면서 친구처럼 지내는 한국인들이 언제부턴가 좋아졌습니다. 한국 노래방도 좋고, 바다 생선으로 만드는 매운탕도 맛있습니다. 간혹 월급을 주지 않고 내쫓는 나쁜 어장주도 봤지만 거의 다 좋은 분이었습니다. 불법체류자인 우리를 숨겨준 분도 있고, 어머니가 편찮으시다고 본국에 병원비를 보내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이제 한국 친구들이 저보고 '베트남에서 온 한국인'이라고 부릅니다. 그 말처럼 저도 이제 당당한 한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고 싶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