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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FA컵 4강 진출을 견인한 하성민(左)-하대성(右) 형제 ⓒ스포탈코리아 |
전북 현대 입단 후 제주전서 첫 동반 선발 출장한 하대성(24)-하성민(22) 형제가 나란히 맹활약을 펼치며 전북의 FA컵 4강 진출을 이끌었다.
15일 저녁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의 2009 하나은행 FA컵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선발 출격한 하대성-하성민 형제는 전후반 90분 동안 중원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5-2 대승의 숨은 주역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K-리그에서 형제가 나란히 뛴 적은 몇 차례 있었다. 김정남 전 울산 감독의 쌍둥이 동생 김성남-김강남 형제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지난 2004에는 여승원-여동원 쌍둥이 형제가 함께 인천에 입단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지만 1군 무대에서 같이 뛴 적은 없다.
지난해 4월 22일 울산 현대의 이상돈-이상호(현 수원) 형제가 그라운드에 나란히 섰다. 당시 이상호가 선발 출장했고, 이상돈의 경우는 교체 투입됐다. 그러나 하대성-하성민 형제처럼 동시에 선발 출장한 사례는 좀처럼 보기드문 장면이다.
두 살 터울의 형제는 만수북초, 부평동중, 부평고로 이어지는 축구 엘리트 코스를 그대로 밟아왔다.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에 직행한 이들 형제는 그동안 엇갈린 행보를 거듭하다 올해 하대성이 자유계약 신분으로 전북에 입단하면서 마침내 한솥밥을 먹게 됐다. 그리고 2009년 7월 15일. 이들 형제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오던 프로 동반 출전의 꿈을 이뤘다.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하대성은 자신의 그늘에 가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동생 하성민의 활약상에 대해 흡족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실제 이들 형제가 뛰고 있는 필드의 영역은 같다. 중앙 미드필더로서의 역할은 완전히 동일하지 않지만, 하대성의 존재가 하성민의 출장여부에 어느정도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대성은 "오늘 경기에서 내가 공격적인 플레이를 마음껏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내 뒤에서 굳은 일을 도맡아준 (하)성민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자랑스러운 형, 프로 선배로서 좋은 본보기가 되도록 더욱 열심히 하겠다"라고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동생 하성민을 독려했다.
이에 하성민은 전국구 스타 반열에 오른 하대성에 대한 부러움을 드러내면서도 그래도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형만한 아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성민은 "형의 실력을 따라 가려면 아직 멀었다. 그래도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지지 않는다. 앞으로 죽기살기로 한 번 해보겠다"라고 하대성을 롤모델로 삼고 더욱 발전할 것을 다짐했다.
경기장 한 켠에서 이들 형제를 대견스럽게 지켜보던 최강희 감독은 "실력은 형 (하)대성이가 낫지만, 동생 (하)성민이도 좋은 선수다. 동반 출전은 주축 선수들의 체력적인 안배를 고려한 선택이었지만 의외로 잘해주었다. 성민이가 형처럼 잘 성장해주길 바란다"라고 많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외모는 조금 다르지만 축구와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은 너무나 닮아있는 하대성-하성민 형제.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이들 형제에게 ‘형제는 용감했다’는 말이 그렇게 어울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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