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우표 한 장 붙여서 편지를 띄우며
(겹벚꽃, 행복한 함박웃음 위에 내려앉는 향기)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닫아걸고
들리는 소리마저 한 귀로 흘리고
눈뜬장님처럼 보고도 못 본 듯
속세를 떠난 한 여인의 마음은
그 누가 알 것인가?
겉으로 흘리지 못한 뜨거운 눈물
안으로 삭히더니
심장의 피를 반쯤 덜어낸 것이더냐
봇물 터지듯 부푼 가슴을
마침내
풀어내는 게지
참선의 길은 멀고도 험한 길이었으나
어느새 모든 것 비워낸 마음은
염화미소를 띠고도 남으니
연분홍 치마가 바람에 날려도
하늘 향해
수줍음 없는 환한 얼굴이구나
《겹벚꽃》_ 자작시 중에서 _
아주 오래전, 산에 갔다가 우연히 어느 사찰에서 만난
꽃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문득 들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새 옆에 스님 한 분이 서
계셨습니다. 비구니였는데 차 한 잔 마시고 가라시던
그분의 환한 모습과 겹쳐서 겹벚꽃의 아름다운 모습에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흔한 벚꽃과는
달리 분홍빛의 겹꽃이 너무나 아름다운 겹벚꽃을 보고
와서 그때 바로 썼던 글이었는데 지금도 그 꽃을 보면
10년도 더 지난 그때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살아가면서 느끼는 기쁨과 슬픔, 외로움, 고통, 어려움,
수없이 겪게 되는 많은 일들과 맞닥뜨리며 끊임없이
해결할 문제와 풀어내야 할 숙제를 하면서 살지만,
마음도 끊임없이 비우고 다스리며 산다는 게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어느 종교를 믿든 이 생에서의 삶은
한 번뿐이기에 주어진 삶은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지요.
봄꽃이 피기 시작하며 앞다투어 피어나기 바쁘게
향연이 펼쳐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화려한 꽃들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게 됩니다. 따뜻한 봄날에 태어난
저는 이렇게 아름다운 꽃은 못 될지라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수 있는 향기로운 꽃이 되자는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의미를 두게 되어 나름 보람도 느끼며
일한 지 8년이 넘었습니다.
함께하면 좋은 인연이 되고, 함께하고 싶어도 좋은
인연인 것입니다. 한 줄의 글에도 향기가 있듯
오가는 짧은 글에서도 감사의 마음을 느낄 수 있고
우리는 이렇게 추억을 남기며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을 것입니다.
어둠 속에서도 함박웃음으로 내려앉는 향기가 가득해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릅니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요즘은 행복특별시에 살아서인지 가까운 곳에서
가로수가 겹벚꽃이라 낮에는 화사하게, 밤에는 마치
천상의 세계에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듭니다.
한없이 기쁘기도, 슬프게도 하는 꽃과 나무들 속에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은 정말 작은 존재에
지나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내어야
하는 우리기에 더욱 힘을 내기로 해요! 삶의 아름다운
시간이 넘치는 행복한 날들 되셨으면 합니다.
사진,글 ©️비꽃(이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