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2기 고문상씨와 함께살고있는 이진선입니다. ^^ 다들 잘 지내고 계시죠?
다음카페에 이 글을 올렸다가 그 카페가 우수카페가 되는 등 관심들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이쪽에도 퍼올립니다.
저는 2008년 11월에 경기도수원에서 강원도 화천으로 귀농했습니다.
저희부부는 30대 나이로 귀농자들 사이에 젊은측에 듭니다.
귀농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혹시 30대의 젊은이들이 이렇게 살고있다..
이렇게 살수도 있다.. 정도만 소개해도 도움받는이들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쑥스럽지만 글 올려봅니다.
몇군데서 인터뷰를 해가면서 우리 이야기가 소개되면
다양한 귀농방향으로 또다른 사람들이 귀농에 대한 용기를 얻을 수 있을꺼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것은.
저희부부는 주수입을 농업으로 하고있지 않습니다. 현재는요.
귀농하면 농사만 지어야 하나? 농사지어서 먹고살아야 하나? 하는 걱정을 가진분들에게
저희 이야기를 들려주면 조금 용기를 가지시더라구요.
요즘 귀농, 귀촌, 전원생활 등등 여러 용어들이 난무하고 있는데.. 그런건 잘 모르겠고요.
저희는 단순하게 '도시에서 살다가 화천이라는 작은도시로 이사왔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농사지으면 귀농이고 거처만 옮기면 귀촌이고.. 그런 구분보다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젊은사람들이 되도록 많이 소도시로, 시골로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농사를 지어보려고 그렇게 살고싶어서 왔습니다만, 당장 농사로 성공하겠다는 욕심은 미뤄두었습니다.
한 5~7년정도 후에 농업에 의해서 주수입을 점차적으로 높여가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일하던 기본 자산(업무능력)을 가지고 화천군에서 각종 계약직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비를 조달하고 있습니다. 물론 군에서 일을하면 넓은 인맥을 갖을수 있어서 더욱 좋습니다.
일단, 남편이 농업 부분을 맡고 제가 사회생활을 통해 생활비를 조달하기로 업무분담을 했습니다.
농업부분에 대해서 소개를 드리면,
화천에 먼저귀농한 학교선배만 알고들어와 선배가 빌려준 산밑에 밭 600평을 얻어서 농사짓고 있습니다.
농사는 생전 지어본적이 없고, 양쪽집안 어른들도 도시에서만 살아서 농사는 정말 생소한 영역입니다.
그래서 가장 쉽고 손이 많이 안간다는 감자농를 지었고 그 옆에는 고추농사를 먹을정도만 지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배와 함께 효소작목반 활동을 하면서 효소에 대해서 배우고 작년에 3-4가지 정도 만들어서
저희도 먹고 숙성이 끝나면 지인들에게도 판매를 할 예정입니다.
효소작목반에서는 식품허가를 준비중이며 영업허가가 나면 다양한 판로를 넓혀갈 계획입니다.
우리는 대규모로 농사짓기를 바라지 않고요. 그만큼 해낼 자신도 없습니다.
할수있는 만큼만 농사짓자는 것이 우리 바람이에요.
그리고 1차 생산물보다는 2-3차 농산물을 주작목으로 하려고 합니다.
남편은 현재 농수산식품부에서 주관하는 '농업마이스터대학' 1기생으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친환경채소반에 1학년을 마치고 2학년을 준비중입니다.
교육내용이 진부하지만 저희같은 초보자 입장에서는 배울점이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화천농업기술센터에서 하는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빼놓지 않고 수강합니다.
강원도 미래농업교육원에서는 2주교육으로 농업에 쓰이는 기계들을 습득할 수 있는 '기계화영농사'반을 수료하였습니다.
저희의 주된 생활비 수입방법을 소개해 드립니다.
우리는 학력과 이력에 상관없이 어떤일도 할 수 있다는 각오를 먼저했습니다.
화천으로 이사오면서 한달도 안되서 농진청에서 인턴을 모집했습니다.
저는 화천농업기술센터로 채용되었고 약3개월간 그곳에서 일을 도우면서
농업기술교육을 듣고, 관련 업무의 과장, 계장님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각종 농업관련 제도와 지원제도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먼저 접하고 밝게 되었습니다.
청년일자리창출로 생긴 인턴제도는 계약기간이 짧아서 3개월로 끝나고..
두번째 일자리는 화천지역자활센터에서 기초생활수급자를 가정방문하여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모니터요원입니다.
한달 90여만원의 급여지만 내 시간쓰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게 좋았고 내가사는 지역의 지리를 익히는 기회였습니다.
2009년 12월로 계약이 만료되어 현재는 쉬고 있습니다.
현재는 남편이 공공근로로 읍사무소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일단 말씀드리고 싶은것은, 젊은사람들이 할 일이 많이 있다는 겁니다.
농촌에 농사짓는 사람만 필요한게 아니거든요. 행정일과 사무직을 봐줄 사람도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런데 현지인들은 자기 자식들 다 도시로 보내서 젊은사람들이 없습니다.
물론, 도시처럼 큰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일은 찾기 어렵지요.
하지만 80-100만원 정도되는 일자리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시골에서는 그돈으로 얼마든지 살 수 있습니다.
컴퓨터를 어느정도 다룰줄 안다면(문서작성, 인터넷 등) 취업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올 봄에되면 또 취업자리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이런기회는 젊다는 것이 큰 기회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화천에서 자리잡고 농사일을 계속 배우는 동안에는..
다르게 말하면 더 나이들기 전에.. 일자리가 있을때..
지역을 배우고 지역사람들과 친해지면서 먹고살수 있는 생활비를 벌고 있는거에요.
이미 귀농한 선배 형님들은 저희가 부럽다고도 말합니다.
하지만 그 선배들은 그들의 집과 땅을 갖고 있고, 그들 마음껏 농사를 짓고 있지요.
세상엔 다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
젊은 사람들이 속한 모임에서 자주 인터뷰를 옵니다.
그러면서 아~ 우리가 사는 모습도 어떤 예가 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내세울것 없지만 이렇게 사는 귀농인들도 있다.. 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부부는 현재도 실험중입니다. 현재도 적응중입니다.
아직까지는 잘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첫댓글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작년 인드라망 소식지에도 소개가 되었던 주인공이시네요. 다시 얼굴 뵈니, 참 좋습니다. 더 고와들 지셨어요. ^^*
언론에서 보았는데 너무 반갑습니다..열심히 사시는 모습 부럽네요.. 앞으로도 좋은 소식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