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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산행기 * 함 께 한 사 람: 가자산 회원님들과 【영혼이 고독하거든 산으로】 내가 그냥 보낸 오늘 하루는 어제 죽은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라고 하였다. 빈틈없고 빡빡한 일정속에 열정으로 몸부림쳤던 어제의 일을 조금씩 기억을 더듬어 본다. 12시간의 긴 잠에서 깨어나 한 사람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펜을 들어 본다. 올 2월 13일 정병산 시산제 이후로 처음으로 발을 내딛는 가자산 님들과 함께하는 산행이다. 항상 그러하듯이 손 내밀면 닿을수 있는 곳에서 늘 들꽃같은 향기와 때론, 야생화같은 긴 생명력으로 다가가고 싶지만, 현실의 벽에 내 시간을 뺏기고 만다. 어쩌면 이것도 나의 운명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내가 이 산악회와 인연을 맺은지 3년째이다. 소중한 님들에게 왠지 모를 미안함과 긴 기다림 끝에 맞이하는 기대로 집을 나선다. 오늘은 제 367회차 가자산 산악회 산행으로 영남 알프스 태극종주 5구간 산행이다. 출발 코스도 여느때와는 달리 중리에서 출발하여 역순으로 오게 되었다. 06:45분 집을 나설때에 깜빡 챙기지 못하고 잊어버린 무릅보호대를 챙겨주는 아내의 섬세함을 배웅으로 트리비앙 아파트 맞은편 수영장 정류소로 향하여 달린다. 산행을 떠나는 처음 뵙는 분이 서 계시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분은 까페에서 보았던 낙엽님이시다. 몇분 후에 나타난 선봉님과 오랜만의 해후한다. 어디냐고 행선지를 물어 오는 고지비님의 전화는 그 동안의 사연도 인사도 없는 본론만으로 끝나는 특유의 그 모습 그대로 이시다. 07시가 다 되어서 서서히 다가오는 버스는 가고파 버스가 아닌 동서고속관광 버스이다. 버스를 타면서 소중한 님들과 악수로, 목례로, 미소로 인사를 나눈다. 제일 앞좌석의 하얀구름님과 저녁놀님, 칠부능선님과 아침동산님 중간으로 가면서 찐한 선글라스의 경청의 대명사 아리아님(용용마루님) 봄한철 격정을 이겨내는 인내가 필요한 오월의 어느날 황매산 능선에서 만나 막걸리 한사발을 하면서 순간의 추억을 나눈 가스등님과 여복이 많으신 상국님 초악산 산행에서 젖은 등산화를 보고는 슬리퍼를 한켤레 사주신 내 기억속에 데자부 달산님! 닉을 모르는 처음뵙는 여인분을 짝지로 데리고 온 소주한잔 하고픈 씩씩한 해군 코알라 종민님을 소개해 주는 고라니와 언제나 뒷좌석을 선호하는 희야시스님과 지은님 집행부를 이끄는 일송정 푸른솔의 독립군님과 로즈가 어울리는 칠성님! 모두들 반가움에 출발 아침의 인사를 나눈다. 창원시청에서 몇몇의 일행을 태우고, 중앙상가에서 스마일님을 태우고 잰걸음님, 산행대장 개구쟁이님을 태운 버스는 불모산 터널을 지나 장유휴게소인지 어딘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어느 시골의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간다. 불참자로 인하여 좌석은 중간 중간에 몇개가 비어 있다. 함께 하지 못한 그 동안의 적지 않은 변화를 한 우리 산악회이다. 가고파 버스에서 동서고속관광 버스로 무거운 침묵에 한 까치 담배를 물고 두손 바지에 넣고 엉거주춤한 스타일의 기사님도 안계시고 나오에님과 세상에님등 처음 뵙는 분이랑, 아직도 닉을 모르는 많은 분들 그리고 매주 산행의 동지에서 잠시 나처럼 이별아닌 이별을 하고 있는 님들 이 모두가 시산제 이후의 내가 보는 변화된 모습이었다. 개구쟁이 대장님과 밝은미소님의 인사로 시작된 출발길 버스는 변함없이 또 하나의 운명이 된 한 권의 책으로 시작된다. 오늘의 책은 문재인의 『운명』이 나오기 전까지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던 김난도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한치 앞도 내다볼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힘들어하는 지금 이시대 청춘에게 던지는 메세지 그대 눈동자 속이 아니면 답은 어디에도 없다고 한다. 처음 읽는 중이라 그 내용을 전할 수 없고 또한, 밀려오는 졸음에 정신과 육신을 던지고 말았다.
【도전이 아름다웠던 님들】 오늘 산행은 도상거리 18.8km 실제거리 20km넘는 A코스와 안전산 아래 어디에서 시작되는 A+ 코스와 배티고개에서 시작하는 B코스 세갈래로 나뉜다. 제일 먼저 A+ 코스에는 지은님의 두려움없는 용기와 밝은 미소님의 지혜가 나서게 된다. 그 뒤를 간줄도 몰랐지만, 고지비님의 우직함이 뒷받침하게 되었다. 정확한 들머리를 알려 주는 영남 알프스의 살아있는 전설 산머슴님 이시다. 그리고 아찔하고 구불한 길을 돌아 처음보는 리조트를 뒤로하고 운무가 자욱한 귀신이 나올것만 같은 장소 전설의 고향에서 보는 그런 장소가 A코스 들머리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리게 된다. 함께 했으면 하고 바라는 아리아님과 앤드님의 간절한 바램도 연기처럼 뿌리치고 가버리는 남자들이다. 삼겹살을 남겨 두라는 희야시스님은 내 제안은 끝내 사양하고 언제나 처럼 의기양양 A코스로 향한다. 그래! 잘들 다녀 오세요!~~~ 어쩔수 없이 우리는 내려 함께 기념촬영을 하면서 장거리의 동지들과 건투의 인사를 나눈다. 난 처음부터 B코스를 마음 먹었고 또, B코스를 선택한 것은 오늘 산행이 처음이기도 하다. 우리의 일행은 산행대장 아침동산님을 비롯하여, 하얀구름님, 저녁놀님, 내게 자두를 앤드로 하여금 사정없이 맡겨버린 아리아님, 앤드님, 행복님, 세상에님, 촬영기자 나오에님, 더욱 침묵속으로 가버린 침묵님, 가녀린 들꽃님과 가끔씩이지만, 동지가 되는 원두막님이시다. B코스의 우리는 베네고개에 내려 잠시의 생리를 해결한 후에 소리없이 일렬로 아침동산님을 따른다. 제일 후미의 아리아님과 앤드님 침묵님이 다소 늦어져 잠시 서서 기다리는 여유를 갖는다. 사방은 온통 운무에 휩쌓이고, 햇볕을 가려준 구름이 너무 고맙게 느껴지는 오늘 산행이다. 헬기장처럼 만들어진 산능선 넉넉한 터에서 잠시의 휴식을 취하고 원두막님이 주시는 빨알간 자주들 한개씩 요기로 먹게 된다. 용용님이 못오신 이유를 용용마루님에게 물어보니, 운명때문이라니! 순간의 넉살이 많이 늘었다고 생각되는 용용마루님은 호반의 호수가가 아름다웠던 금성산 악견산에서 함께 한 초가을의 산행의 서정이 남아 있는 분이시다. 산행길은 그리 힘들지도 않는 양탄자같은 구불한 길을 걷는다. 앞서가는 행복님과 오르막에서는 참으로 힘겨워서 발걸음이 무거운 오늘 처음뵙는 세상에님이시다. 살을 빼려면 약보다는 운동을 하라는 행복언니의 말을 공감하면서도 소녀의 순수성과 감수성이 묻어나오는 세상에님이시다. 마음을 빼앗겨 버려 쉽게 상처를 입는다고~~~ 난 이별할때 버려야 할 10가지를 알려 주는데 다섯가지를 이야기 해 주었더니 세상에님은 다섯가지 모두 잘 안된다고~~~ 다섯가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1. 사랑했던 기억 2. 다시 올거라는 기대 3. 내가 아니면 안될거라는 자만 4. 친구라도 함께 하고픈 욕심 5. 날 오래도록 기억해 주길 바라는 이기심 6. 다른 사람 만나지 않길 바라는 소망 7. 함께 해주지 못한 것들에 대한 후회 8. 우연을 바라는 집착 9. 널 사랑할수 밖에 없었던 우리 인연! 10. 그리고 내마음... 5번 부터 9번까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글을 쓰는 이순간 묻어 둔 수첩을 뒤적여 본다. 아무튼 활기와 희망과 긍정의 힘으로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면서~~~ 행복이님을 보면서 유치환님의 행복을 오랜많에 읇조리면서 올라가는데 숨이 차서 시의 강약조절이 잘 안된다. 언제 그 모습을 나오에님이 포착을 하였던 것 같다. 한참을 올라가다 능선의 평편한 길에서 나오에님은 왜? 닉을 산은 내운명이라고 했는지 물어온다. 난 『너는 내운명』이란 영화에서 인용을 하였던 것을 말한다. 그렇다. 난 닉을 지을때 보통명사나,물질명사보다는 느낌이나 생활의 좌우명 등을 잘 나타내주는 추상명사를 선호하기도 한다. 책,독서,좋은시나 글 외우기,여행,와인등은 산행의 매개체이기도 하다. 매봉에서 잠시의 휴식을 취한 우리는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역시 아침동산님을 필두로 모두를 GO~~~ 얼마를 갔을까! 앞서가던 아침동산님이 다시 되돌아 가야 한다고 발걸음을 되돌린다. 열심히 나침판과 지도를 놓고 비교해 보다가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조금 전에 지나온 삼거리까지 가지고 한다. 우리는 모두 뒤따르기만 한다. 삼거리에서 보니 두 갈래 길에서 산행용 이정표가 걸려 있는데 우리가 갔던 길이 좀 더 많이 걸려 있었다. 다시 그 길로 가자고 한다. 알바를 짧게 하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분명히 나침판이 가르키는 코스는 맞는데,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산새가 도무지 지도와 다르다고 그래서 헷갈렸다고 한다. 한참을 능선을 따라 가고 있는데 전화 벨이 울린다. 회사에 전 공정의 이사으로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희소식이었다. 순간 혼자만의 마음을 짖누르던 무게가 없어지는 느낌은 말로 다 표현할수가 없었다. 그렇다. 오늘은 비교적 근거리에 짧은 코스로 생각하고 왔던 것이다. 매봉을 지나 어느 능선쯤에서 우리는 12시쯤에 점심 식사를 한다. 모두들 도란도란 둘러앉아 식사에 좋은 자리이다. 난 가지고 온 삽겹살과 비행기의 기체소재에 호일로 4겹을 씌운 첨단 두랄루민 불판을 꺼내고 가스에 점화를 하니 불이 붙지 않았다. 라이트를 찾았더니 아무도 갖고 있지 않았다. ㅠㅠ~~~ 침묵님이 시도해보고 습기가 있어면 잘 안된다니 좀 닦고 하라는 아침동산님의 말씀에 침묵님이 기어이 불을 붙이는데 성공을 한다. 불판의 화력은 역시 좋았다. 열 전도성이 뛰어나 금새 먹기 좋은 삽겹살이 익고, 누군가 가지고 온 오리고기도 익혀 먹었다. A+로 간 고지비님에게 구름님이 무전으로 연락을 하면서 삽겹살이 익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군침을 삼키는 고지비님이시다. 저 멀리 있는 A코스의 독립군님은 "그리 하끼가~~~`" 못내 유감의 아쉬움은 나타낸다. 우리일행의 점심 시간이 끝날즈음에 도착한 A+로 간 고지비님, 밝은미소님, 지은님이 도착하였다. 남겨 둔 삽겹살을 같이 먹고 나와 침묵님은 남아 함께 하고 나머지 B팀은 먼저 가게 된다. 발이 느리다고 먼저 가야 한다고들 하니 함께 할래도 어쩔 도리가 없다. 나와 침묵님,고지비님,미소님,지은님 우리 5명은 金烏山까지 함께 하게 되었다. 금오산 근처의 길은 참 낳익은 느낌의 길이다. 그리고 삼랑진의 금오산이라고 그 옛날 와 보았던 기억을 이야기 하는데 못 미더운 눈치이다. 그래서 그 옛날의 산행기를 살짝 공개해 본다.
【내 삶의 추억】 ▣金烏山(금오산)산행기
07:00시 정각
12:30분
금오산을 오르기전에 어느 절에서 보살님과 처사님을 만나 이 금오산의 위치와 길을 묻기도 한다. 금오산을 오르면서 우리 5명은 다시 먼저 간 B코스의 일행을 만나고 서로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정상석을 불과 20~30M 남겨 두고 오르는 팀과 내려오는팀이 교차하면서 지난다. 금오산은 변함없이 정상석이 한자로 선명히 씌어져 있었고, 760.5M라 되어 있었다. 하산길이 다가오는 임도를 지나기 전에 모두들 함께 큰 정자나무에서 휴식을 취하였다. 느낌상으로 마지막 오르막임을 직감적으로 느낄때, 앞서가던 세상에님이 너무 힘겨워 잠시 옆으로 비껴 선다. 힘든 동료의 모습을 그냥 지나치자니 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베낭을 받아 들고 오르막을 힘차게 내딛는다.
【여정의 마무리】 만어산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를 타고 감물리 마을로 내려왔다. 그기서 시골의 교회와 버스종점의 낡고 폐쇠되어 있는 상점에서 일부는 민가안에서 간단한 샤워를 하였다. 버스 정류소의 수돗가에서 샤워를 하고 팬티 차림으로 있을때, 이미 샤워를 끝낸 앤드님이 우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어서 아찔한 순간이기도 했다. 『잠깐 오지 마세요!』나도 놀라고 님도 놀라워 했을 것이다.ㅎㅎ 그리고는 아침동산님과 침묵님 지은님이랑 간단히 소주 한잔을 하고 있을때,A팀의 사람들이 한무리씩 도차하였다. 나중에 도착한 A팀은 18시가 지나서 만날수 있었다. 시원한 콩국수와 막걸리, 돼지머리 눌림 안주을 놓고 우리는 삼삼오오 둘러 앉았다. 자주 함께 하지 못하는 나는 아무런 말이 없어야 했지만, 너무나도 행복했다. 술에 대해 절제하지 않아도 되었고, 희야시스님과 칠부능선님의 이야기도 편안히 들을수 있어서 좋았다. A코스로 못간 사연을 속시원히 말할수 있어 한없이 편안했다.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자주 안온다는 희야시스님의 푸념에 멀리 가려면 함께 가자고 말할수 있어 좋았다. 초봄에 향기를 뽐내는 매화나 백일홍도 좋치만, 늦가을 고운 빛을 선사하는 국화의 향기처럼 우리는 오래도록 함께 가야할 산행의 지기이다. 머지 않은 시간에 이 소중한 분들과 다시 함께 할 것을 기다려 본다.
2011. 7 .24 영남알프스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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