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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 상호 : <청림정금자할매집> 2) 전화 : 063-564-1406 3) 주소 : 전북 고창군 아산면 인천강서길 12(반암리 430-3) 4) 주요 음식 : 장어구이 |
2. 맛본 음식 : 장어소금구이(27,000원), 구수한장어탕수제비(6,000원)
3. 맛보기
1) 전체 : 장어 1인분과 수제비를 주문했더니 수제비가 먼저 나왔다. 달랑 깍두기 하나와 나와서 여기도 서울처럼 반찬은 단촐한가 보다, 했더니 구워 나오는 장어에 각종 나물 장아찌 귀한 찬으로 한상이 차려져 나왔다. 놀라지 마세요. 여기는 전라도예요. 장어와 곁반찬이 말했다.
2) 주요음식 장어: 장어소금구이는 장어를 그 자체로 맛보겠다는 거다. 얼마나 재료가 신선하고 육질이 좋은지, 그것대로 즐기겠다는 것이다. 장어가 제맛이 나야 반찬도 사는 거다. 통통하고도 탄탄한 그 맛이 장어 저도 살고, 반찬도 살려 상차림을 제 값나게 하고 있다.
보조음식 수제비 : 장어 국물 수제비? 갸우뚱할 조합이다. 그런데 말이 된다. 수제비, 뭔가 허허로운 재료를 알뜰하고 실하게 만들어주는 국물이다. 국물에서 비린내가 나면 도로묵인데 비린내 없이 풍성한 느낌이 수제비를 실속있게 만들어준다. 들깨를 많이 넣었지만 진한 장어맛을 놓치지 않았다. 새로운 음식의 성공이다.
3) 반찬 특기사항 : 각종 나물류 장아찌가 나와서 장아찌 수만큼 장어를 다양한 맛으로 즐기게 해준다. 취나물, 방풍나물, 민들레나물, 오가피나물 등의 나물장아찌가 나오는데 이중 취나물만 빼고 나머지는 익숙하지 않은 나물. 특히 민들레나물과 오가피나물은 보기 귀한 것이다. 둘 다 한약재 맛이 강하게 난다. 특히 오가피나물은 쓴맛이 나면서 장어의 진한 맛을 새로운 차원으로 인도한다.
산이 많은 우리 땅에는 이런 나물이 지천이다. 풀인지 채소인지는 음식 만드는 손이 구분한다. 그냥 풀도 찬으로 상에 올리면 귀한 음식이 된다. 더구나 몇 년 씩 공을 들이는 장아찌류로 고이는 맛은 말해 무엇 하겠는가.
복분자양파장아찌 : 양파장아찌에 복분자를 넣어 보랏빛이다. 복분자 맛도 강하게 나서 장어를 싸먹으면 복분자와 장어가 만나는 거 같다. 운전 때문에 복분자술을 마시지 못한다면, 그 분이 반은 풀릴 것이다.
4) 김치 등 특징. 전체 맛 비결 :
김치는 야생돌갓김치가 익은지로 나온다. 7년 된 묵은지 무침도 나온다. 백김치도 살짝 익어 깔끔한 모양과 맛이 보기에도 먹기에도 좋다. 모두 진화된 김치이다. 배추김치 그 평범한 찬으로만 귀한 장어를 벗하게 할 수 없다. 모두 정성과 세월을 더해 시간과 인정이 깊게 배여 있다.
쌈된장 : 장어 소스가 별도로 없는 대신 쌈된장에 온갖 성의가 다 들어가 있다. 상추가 나오니 된장이 필요하다. 그러나 된장은 장아찌나물과도 잘 어울린다. 된장은 감자, 고구마, 단호박 등을 쪄서 으깨어 넣어 함께 발효시킨 것. 짜지 않고 부드러운 맛을 내어 고급한 쌈장이 되었다. 부추참나물샐러드 또한 장어의 풍미를 더해준다.
4. 맛본 때 : 2017.11.
5. 음식 값 : 소금구이ㆍ된장구이ㆍ고추장구이 등 27,000원, 복분자구이 28,000원, 수제비 6,000원
6. 맛본 후
“새로운 요리의 발견은 새로운 천체의 발견보다 인류의 행복에 더 큰 기여를 한다.” 프랑스 격언이기도 한 이 말은 브리야 샤바랭의 <미식예찬>(홍서연 역, 르네상스, 2004) 잠언편에도 나온다.
장어수제비는 분명 새로운 음식의 발명이다. 그러나 장어 소스를 생략하고 명인의 쌈된장에 갖가지 산나물장아찌과 곁들여 먹도록 하여 장어를 다른 차원의 음식으로 만드는 것 또한 요리의 발명에 다름 아니다. 밖에서 하나의 찬으로 만들면 접시에 새로운 음식으로 담기고, 먹는 방법의 개발은 입속에서 새로운 음식이 만들어지게 하는 것이다.
접시에서 만들고 입속에서 만들어서 장어를 먹는 새로운 법, 새로운 음식을 개발하여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고 품격 있게 해준 성의에 감사를 표한다. 역시 원조는 못 당하는 법, 풍천장어의 원조 고창에서는 원래 음식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꾸 새로 장어 요리를 개발하여 진화하는 고장으로 장어 요리의 현재형이 된다.
풍천장어는 작설차, 복분자주와 함께 고창의 3대 특산물로 알려져 있다. 장어에 복분자주를 곁들이고 작설차로 속을 풀면 신선놀음이 된다. 고창 초입 방장(方丈)산은 허투루 붙은 이름이 아닐 것이다. 신선들이 산다는 방장산, 판소리를 중흥시킨 신재효가 우연의 소산이 아닌 거 같다.
풍천은 지명, 즉 고유명사라는 설과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지역인 기수역을 가리키는 명칭인 보통명사라는 설이 공존한다. “풍천장어는 선운사 앞에서 줄포만[곰소만]으로 흘러드는 주진천[인천강] 일대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잡히는 뱀장어를 일컫는”(디지털고창문화대전 -향토문화전자대전)다고 한다. “‘풍천장어’를 ‘풍천지방에서 나는 장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풍천은 지명이 아니라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이나 남해안과 접해진 강 중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을 이르는 말‘(다음백과- 우리의 맛 이야기)이라고도 한다. 위키백과에서는 ”지역 주민들은 주진천을 풍천강“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따라서 풍천은 기수역을 지칭하는 보통명사일 수도 있으나, 주민들이 주진천을 풍천강이라고 부름으로서 고유명사가 되었다. 또한 풍천장어는 고창 풍천 장어만한 것이 없기도 하므로, 풍천장어는 고창 주진천 장어를 일컫는 말이라고 보는 게 맞을 거 같다. 다른 지역의 풍천장어집들도 대부분 고창의 풍천장어를 공급받는다는 곳이 많다. 풍천장어의 역사와 지명, 유명도 등등 모든 것을 고창이 선점했고 독점하고 있으므로, 고창의 지역명인 풍천의 장어는 고창장어라고 보는 게 맞다고 본다.
고창군에서는 순수한 해수를 이용하여 풍천장어 양식에 성공, ‘고창갯벌풍천장어’라는 이름으로 보급까지 하고 있다. ‘풍천장어’ 명칭을 공식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줄포만의 넓은 기수역은 뭔가 특별한 해산물을 낼 만한 지역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데, 그런 예측에 맞는 음식으로 풍천장어 이상이 없다. ‘풍천장어’는 명실공히 고창의 장어인 것이다.
풍천장어는 지역음식으로서 공간적으로는 전국으로 확대 발전하고 있으면서, 음식의 끊임없는 개발을 통한 질적 진화도 거듭하고 있다. 선운사 앞에 모여 있는 풍천장어집 군락지는 여기가 풍천장어의 원산지임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유난히 흥성스러운 것이 부담스럽다면 선운사 코앞을 약간 비껴 있으면서 구도로의 옛맛을 간직하고 있는 이 집을 권한다. 고창의 유산인 ‘풍천장어’의 발전에 한몫 하는 음식점이 분명하니, 속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격조높게 즐기는 음식으로 장어를 먹고 싶다면 더욱 만족할 것이다. 도토리묵까지도 자연식으로 꽉 채운 상차림은 마음마저 편안하게 해 줄 것이다.
깊은 맛 나는 음식은 아직도 현역인 정금자 할머니 솜씨란다. 역사이기만 한 게 아니고 현역으로 음식의 한류를 지원한다. 덕분에 한식이 아시아 최고를 넘어 세계를 겨냥한다.
<한국신명나라 http://cafe.daum.net/koreawonderland>
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