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관의 성질
정관은 길신 중에 최고 길신이라 하였다. 그러나 요즘세상에 정관이 그렇게 길한지는 잘 모르겠다. 옛날처럼 계급사회 속에서 자기 자신을 낮추면서 살아야 하는 시대에서는 확실히 정관의 능력이 중요했겠으나 요즘처럼 자기 PR이 중요하고 재성을 목표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재성을 생하는 식신상관의 중요성이 커진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관은 사회 시스템을 의미하므로 정관을 가지고 길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주는 매우 안정된 삶을 산다. 정관은 겁재를 극하므로 쓸데없는 모험심과 위험감수, 자기 과시욕을 누른 것이다. 그러므로 기존의 도덕관념과 규칙을 중시하고 이미 존재하는 시스템을 이용하여 정공법으로 목표를 이루려고 한다. 어지러운 상황을 가장 싫어하며 바르고 정돈되고 예측가능한 환경을 추구한다. 그야말로 보수와 진보 중에서 "보수"그 자체가 정관이다.
정관은 이렇듯 긍정적인 면모가 있는 반면 부정적인 면모도 있다. 정관으로 겁재를 눌렀기 때문에 모험을 절대 안하려고 하고 그릇이 작고 쫌생이 같다.
2. 정관의 물상
정관이라 하면 공무원, 직장생활, 교사, 교수, 비서(재생관), 관리자, 남편, 명예, 권리 등을 뜻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빈틈없이 짜여져 있는 시스템을 뜻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공직 사회인데 매뉴얼이 다 정해져 있고 얼마만큼 호봉이 오르면 월급은 얼만큼 오른다는 것이 이미 다 결정이 나서 예측 불가능성을 최소로 만들었으므로 이러한 환경이야말로 정관이 추구하는 환경이다.
정관이 길하게 작동하는 사주는 보통 재성이 정관을 생해서 재생관 되거나, 정관이 인성을 생해서 관생인 되는 경우이다.
재생관이 되는 사주는 실무적 역량이 매우 우수하다. 재성이라는 것은 유지/경영/관리 능력이므로 실질적인 업무 및 직장 내 인간관계를 완벽하게 이해한 상태에서(재성적 역량) 직장상사가 추구하는 목표를 이해하고 이에 호응하여(관성적 역량) 발맞추고자 하는 것이므로 재생관이 잘 되어있는 사주는 직장인으로서 가장 유리한 것이다. 또한 권력자 옆에서 능력있는 비서가 되기에도 최적화된 것이 재생관이다.
관생인이 되는 사주는 관리자적 역량이 매우 우수하다. 인성은 얻은 실적을 자기 자신에게로 오게끔 하는 능력이므로 어느 부서의 책임자가 되는 것(관성적 역량)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명함을 계속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인성적 역량)이 가능한 것이다. 관성만 있고 인성이 없는 사주는 운에서 인성이 들어올 때 직업적 성과를 인정받아서 승진을 하게 된다.
3. 정관의 해석
정관은 길신이므로 충극을 꺼릴 뿐더러 합도 꺼린다. 만약에 인목을 정관으로 사용하는 사주가 운에서 오화 편인이 들어와서 인오(술)화국을 짜버리면 길한 정관을 편인이라는 흉신에 빼앗긴 꼴이므로 사회생활에서 이익을 잘 챙기지 못하고 천덕꾸러기가 된다.
그러므로 정관은 반드시 보좌하는 재성이나 상관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인성(과한 인성은 정관을 설기시켜서 오히려 좋지 못함)을 옆에 필요로 한다.
정관은 아주 예민한 길신인 만큼 제대로 사용할 수만 있다면 그만큼 좋은 게 없다. 관성이란 사회를 뜻하는 것이므로 나의 모든 노력이 곧바로 사회적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지위가 계속 올라가며 신임이 두텁고 경쟁력 있는 삶을 살 수가 있다. 그러나 반대로 정관이 상처입은 사주 혹은 운에서 정관을 상처주는 경우에는 사회적인 실패와 좌절을 맛보게 되니 사주 내에 정관을 갖고 있다면 가장 먼저 유심히 보아야 한다.